인천공항 전 인력·장비 동원
검사율 14%까지 끌어올려도
불법축산물 100% 적발 불가

유입 위험 2~4월 가장 높아
“발생시 양돈장 폐쇄” 피해
농장 가치 크게 하락 할 듯

국경 방역 한계…‘내 농장은 내가’ 의식을

 

김현일 박사(좌).  정현규 박사(우).

 

“아프라카돼지열병(ASF)이 언제든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국경검역과 농장별 차단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 유입 위험시기는 내년 2~4월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법 축산물 국내 반입 감소를 목적으로 경각심 고취를 위해 과태료를 대폭 인상시켜야 한다. 일반 국민과 입국 외국인, 한돈농가, 출하차량과 도축장 관계자 등 광범위한 대상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대한수의사회관 4층 아이해듀 스튜디오에서 열린 ASF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제기 됐다. ASF 전문가로 정현규 박사(한수양돈연구소 대표)와 김현일 박사(옵티팜 대표), 농축산 전문지 등이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국내 ASF 발생 가능성과 발생시 피해 정도를 묻는 질문에 정현규 박사는 “오늘 양돈수의사회장 자격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ASF 국내 유입은 내년 2월부터 4월까지가 가장 위험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절기에 겨울을 지낸 돼지들의 면역력이 낮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 발생시 최소 100만두에서 350만두가 매몰 될 수 있다”며 “구제역은 백신이 있기 때문에 발생의 고리를 끊을 수 있었지만, ASF는 아차 하는 순간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고 청정화도 더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ASF가 발생하면 해당농장은 청정화에 1년 이상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차라리 폐쇄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청정화에 성공 한다고 해도 바이러스 잔존 우려 때문에 농장 가치가 하락해서 돼지 사육용 매매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박사는 지속적인 ASF 관련 홍보·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한돈농가를 대상으로 ASF 교육을 실시하면서, ASF 중국 발생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농가들이 의외로 많아 놀랐다”며 “농가들은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돼지들에 대한 관심·관찰을 더욱 세밀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LPC급 규모의 도축장이 ASF에 감염되면 확산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도축장의 행동 매뉴얼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한돈협회 회원이 아닌 소규모 농장들이 사각지대가 될 수 있어 이들에 대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현일 박사는 “ASF의 국내 유입 경로는 중국 등 ASF 발생국 여행객들의 불법 축산물 휴대품”이라며 “경각심 고취를 위해 불법 지정검역물 반입 과태료를 한층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비행기가 하루 평균 494편이고, 여기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 8만 5000명이나 된다. 발견되는 불법 농축산물 휴대 위반이 하루에 무려 500건 정도 된다”며 “이중 ASF, 구제역, 고병원성AI가 발생하는 국가에서 들어오는 비행기가 평균 391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의 짐에 대한 전수 검사는 현재의 인력과 장비로는 불가능하다. 현재 검사율은 입국자의 12~14%에 달한다. 검사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호주로 30% 가량이다. 검역 과정에서 적발하지 못한 육류, 햄, 소시지 등 축산식품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ASF가 국내 유입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국경검역에서 100%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농가별 차단방역과 세심한 관찰이 강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제역이 10번 발생 했지만 발생 경로는 추정일 뿐이다. 매번 구제역이 해외에서 들어오지만 유입경로는 정확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 해야 한다”며   “한돈농가들은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의심축 발생시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농가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모임, 본국으로부터 온 택배, 편지, 음식물 등을 통해서 ASF가 유입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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