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유기질 비료 지원사업 예산이 올해보다 삭감됐다. 당초 농림축산식품부사업시행지침서에 명시된 1490억 원에도 못 미치는 1341억 원 수준으로 감액돼 국회에 제출됐다.
2017년 1600억 원에서 올해 110억 원이 줄어든 데다 다시 149억 원이 삭감된 것이다. 이에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17일 성명을 발표하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로 인해 토양 환경 보전, 농림축산 부산물의 자원화 촉진, 농가 경영비 경감 등 유기질 비료 지원사업의 정책 취지가 흐려짐은 물론 자칫 유기질비료 시장이 잘못된 방향으로 왜곡되지 않을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농업 경영비를 절감

농식품부의 ‘2018년 농림축산식품사업시행지침서’에 따르면 20kg 포대를 기준으로 가축분 퇴비‧퇴비 등 부숙 유기질비료는 등급에 따라 특등급 1100원, 1등급 1000원, 2등급은 800원을, 혼합 유박, 혼합유기질, 유기복합비료 등 유기질 비료는 1300원을 정부가 지원하고, 지자체 차등 보조로 600원 이상을 지원한다.
때문에 농가는 대략적으로 포대 당 정가의 약 50% 선에서 저렴하게 유기질 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내년도 정부 예산안대로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예산이 확정된다면, 중앙정부의 지원비와 매칭이 되는 지방비 역시 불가피하게 감액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유기질 비료가 도대체 뭔가? 지구상에 있는 생물은 모두가 유기체로 되어 있어 이들이 죽으면 썩어서 거름이 되는 데 이 모든 것을 유기질 비료라고 한다.
유기물은 생물에서 나온 물질이고, 무기물은 생명체가 아닌 것에서 나온 물질이다. 유기질 비료는 식물이나 동물의 사체나 이의 부식 물질이고 주 재료는 질소를 포함한 여러 함유물들이다.
이와 반대로 무기질 비료는 한마디로 화학비료를 지칭한다. 화학 비료를 쓰면 땅이 산성화되는데, 당장은 좋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농작물을 재배하기 힘들게 된다. 때문에 화학비료 대신 퇴비 등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게 됐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유기질 비료 지원사업이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토양을 보전하면서 농업인들은 믿을 수 있는 양질의 유기질 비료를 합리적 가격으로 구매함으로써 농업 경영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내년도 정부 예산은 올해보다 9.7% 늘어난 470조5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사상 초유의 슈퍼예산 편성이다. 그중 149억원은 껌값(?)이나 마찬가지다.
농축산인들이 화가 나는 것은 삭감 액수도 액수지만, 그 껌값도 안되는 예산을 삭감하는 의미다.
정부는 미래 농축산업을 내세우면서 유기농축산, 친환경 농축산 등 환경친화적이거나 자연순환방식의 농축산업을 유도하겠다고 입만 열면 강조했다. 
비료나 농약의 사용을 점차 줄이고 대신 퇴비 등 유기질 비료를 이용하거나, 벌레를 이용해 해충을 없애는 방법, 세균을 이용해 병을 예방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농가를 지원함으로써 토양을 살리고 농촌을 살리겠다고도 했다. 그것이 미래의 농사방법이라고 말이다.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생태계를 바꿔, 논에서 사라졌던 메뚜기가 나타나고, 강물은 깨끗해져 물고기가 많아지는, 옛날의 청정화된 농촌으로 가꿔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실은 완전히 반대

이러한 청정화된 환경 속에서 생산한 농축산물을 찾는 사람들은 값이 비싸더라도 늘어나게 되고, 농축산인들은 생산량이 줄었지만 비싼 값에 판매하므로 소득이 오히려 늘어나는 도농 상생의 윈윈을 실현하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현실은 반대다. 깎을 예산이 없어서 껌값에 손을 대니, 도대체 그게 미래의 농축산업을 생각하는 공직자들의 머리에서 나올만한 것인지 한 번 묻고 싶다.  
초등학교 5학년 실과에 나오는‘농‧축산물과 저탄소 녹색성장’을 한 번 들여다보자. 
“저탄소 녹색 성장이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와 탄소를 줄이고 녹색 기술을 통해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성장을 이르는 말입니다. 농사를 지을 때는 화학 비료, 농약, 가축 폐기물 등으로 환경 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탄소 녹색 성장을 위해서는 농‧축산물을 생산할 때 친환경 농업, 친환경 축산과 같이 환경 오염을 줄이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친환경 농업이란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동물이나 미생물, 유기물, 자연 광물 등을 이용해 농산물을 재배하는 방법입니다.“
또 친환경 축산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친환경 축산에는 유기 축산과 무항생제 축산이 있습니다. 유기 축산은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곡물로 만든 사료를 가축에게 먹이고, 무항생제 축산은 가축의 질병 예방을 위한 항생제를 쓰지 않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자라며, 분뇨를 자원으로 활용해 환경을 유지‧보전하는 축산 방식입니다.”  
어린 학생들에게조차 미래 농축산업을 ‘유기’에 기초를 둔 방식이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그 반대라면 정부가 말하는 ‘친환경’은 도대체 그 실체가 무엇인가?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아마도 농업이나 축산업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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