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 앞다퉈 프로모션…거부감 사라져

상반기 수입량 21만 7319톤
수출 확대 위한 홍보 적극적
미국산 수입시장 점유율 1위
호주산보다 품질더 낫다 평

한국 식생활 겨냥 수출 전략
접근성 뛰어나 호주산 넘어
주력상품, 살치갈비등심류
국내 소비자 선호 품목 공급

유통업체들, 저가 홍보 앞장
항공 직송 신선 소고기 공수
특정부위 사전 예약도 진행
유명 쉐프 앞세워 요리 전파

 

외국산 소고기의 한국 시장 공략이 예사롭지 않다.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수입이 중단됐던 미국산 소고기 수입물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입소고기 시장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호주산 소고기가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유통사들은 앞 다투어 외국산 소고기의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판매고를 올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대형유통점을 통해 손쉽게 수입 소고기를 접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시장이 외식업계에서 가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1~6월 소고기 누적수입량은 국내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한우 가격 상승과 수입 냉장육 선호도 상승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소고기 수입량은 21만7319톤, 수입액은13억 6627만 7000달러로 전년에 비해 각각 9.2%·17.2%나 늘었다. 평년(2013~2017) 수입량·수입액과 비교할 경우 각각 41.6%·50.7%나 늘어난 수치다.

2018년 국가별 수입량을 살펴보면 미국산이 호주산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소고기 수입량이 지난 6월 폭발적인 증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FTA 영향으로 더 많은 소고기가 수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호주산 → 미국산
지난해 수입 소고기 시장의 판도가 뒤바뀌었다.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소고기 점유율에서 호주산을 앞선 것.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소고기 수요가 증가해 호주산을 제치고 국내 수입소고기 시장점유율(45.9%)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소고기 수출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 미국 내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른 수출 물량 확보, 경쟁국인 호주의 소고기 수출여건 악화 등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올 1월~6월까지 수입된 미국산 소고기는 10만 6000톤. 9만 6000톤이 수입된 호주산과 1만 톤이 수입된 뉴질랜드산을 제치고 역시 가장 많은 수입량을 기록했다.

# 냉장 수입육 선호도 증가
전문가들은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량이 급증하는 이유를 냉장 소고기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꼽았다,
지난해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소고기의 수입량은 각각 4.5%와 14.5%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소고기 수입량은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량이 12.6% 늘었기 때문. 따라서 주요 수출국의 물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입량은 늘어난 결과를 이끌었다.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단가가 호주산에 비해 높음에도 불구하고 품질 면에서 더 낫다는 평을 받고 있다.
 
# 한우 위협하는 미국산
소비자들이 호주산보다 미국산을 선호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소고기 소비문화에 미국산이 더욱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신선한 냉장육의 구이 문화가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 소고기 소비 시장에 맞춘 수출전략을 미국이 취하고 있는 것. 스테이크용 고기가 주를 이루는 호주산에 비해 우리나라 식생활이 반영된 미국산은 접근성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산 소고기의 주력 상품은 냉장 살치살, 갈비살, 척아이롤(등심류), 냉장갈비 등이다.
구이와 찜 갈비, LA갈비 등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품목을 값싸게 공급한다. 소비자들은 미국산 소고기가 한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으며 한우의 대체품으로 미국산을 선호하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보다 미국산 소고기의 선전은 우리 소고기 시장에 위협적이다.

# 유통사들 적극 프로모션도 한몫
수입산 소고기의 가정 내 소비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유통사다. 유통사들은 한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격의 프로모션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호주산 달링다운 와규 전 품목을 행사 카드로 사면 40% 할인했다.
할인가를 적용하면 와규 윗등심살은 100g당 2880원에, 와규 불고기는 100g당 1500원. 한우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200톤가량의 물량을 판매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미국산을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다.
미국산 살치살은 1kg에 3만3766원. 홈플러스는 항공직송으로 신선한 소고기를 공수한다는 광고를 하며 갈비살 등 특정 부위에 대해 사전예약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GS리테일은 아예 특정요일을 수입육먹는날로 정하고 가격 할인 및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해 소비를 늘리고 있다.

# 외국산 이미지·선호도 증가
최근 몇 년 사이 ‘쿡방(전문 쉐프가 나와 요리하는 방송)’이 유행하면서 유명 쉐프들이 수입육을 가지고 전문적인 요리를 선보였다. 이 방송에서는 단순히 쉐프들이 요리법을 소개할 뿐 아니라 구체적인 레시피와 원료에 대한 설명까지도 공개한다.
유명 쉐프의 요리를 따라 하거나 즐기는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수입육을 접하게 된다. 가정 내 스테이크용 소고기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을 선호하게 되는 것.
실제로 방송에서 쉐프들의 요리에서도 수입산 소고기가 이용된다. 유명 쉐프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제품들을 홈쇼핑을 통해 유통 판매하기도 하면서 직접 고기에 대해 설명한다. 일례로 최현석·오세득 쉐프는 티본스테이크와 부채살 스테이크를 판매하면서 “‘호주산’이 스테이크에 가장 적합한 고기이며 호주산으로 스테이크를 만들면 실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에게서 점점 더 수입육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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