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에 강하고 분뇨처리 문제없어
장점만 가득한 가축

사료 하루 2kg…비용 절감
냄새소음없어 민원서 해방
사육 제한에서도 완전 자유
관리 용이 여유 시간 많아

70% 이상이 불포화 지방
비만, 사회적 문제도 해결
고기에서 비누화장품까지
건강맛 우수 재방문 늘어

남시원 대표.

 

타조도 엄연한 대한민국 가축이다.
하지만 타조는 맛과 효능을 아는 소수의 마니아층에서만 소비되고 있으며, 몇몇의 전문식당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 타조농가의 권익을 대변하고 타조고기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는 이가 있다.
한국타조협회장이자 경기도 파주 우농타조농장의 대표 남시원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남시원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도시화에 밀려 농장 접기로 결심
남시원 대표는 1970년대 중반부터 경기도 파주시에서 20여 년간 젖소를 사육한 낙농가였다.
젖소 100여 마리를 사육했으며, 직원 4명의 월급을 제하고도 매달 600만원을 손에 쥘 정도로 농장도 제법 큰 편에 속했다.
하지만 남 대표의 농장도 도시화의 물결을 피해갈 수 없었다.
농장 주변에 공장과 아파트가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도시화에 밀리기 시작했다.
얼마 뒤 주변 소음과 민원으로 더 이상 농장을 운영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결국 농장을 접기로 결심한다.
소들을 모두 정리한 터에 자금은 충분했지만 그는 선뜻 다른 사업에 손 댈 수 없었다.
‘머리나 식히고 오자’고 오른 해외 여행길에서도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어떤 일을 해야 할까’하는 생각뿐이었다.
“일에 묻혀 살던 사람인지라 노는 것도 쉽지 않더군요.”

# 민원 없는 타조로 향방 정해
때문에 어느 곳, 어느 장소를 가더라도 그의 시선은 사업 물색으로 향했다.
파인애플 농장에 가면 ‘파인애플을 키워볼까’ 생각하다가, 악어 농장에 가면 ‘악어를 한번 키워볼까’하고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간 일본 타조농장에서 그는 앞으로의 향방을 정했다.
그의 눈에 타조는 오직 장점만 가진 동물이었다.
오전과 오후에 각각 30분만 투자하면 충분할 정도로 손이 많이 가지 않을 뿐 아니라 질병에도 강했다.
또한 성타조 기준으로 일일 2kg을 먹어 사료값이 적게 드는데다, 밤에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 타조의 특성상 가축절도사건으로부터도 안전했다.
특히 배설물을 100% 먹어 치워 분뇨처리 및 냄새 걱정이 없는데다 소음도 거의 없어 민원이 발생할 우려도 없었다.
“앞으론 환경 문제로 인해 가축사육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지요. 그런 면에 있어 타조는 안성맞춤인 축종이었습니다.”

# 타조고기서 성장 가능성 엿봐
게다가 1990년대는 우리나라 경제가 급격히 성장할 때였다.
매년 일인당 육류소비량이 급증하는 등 의식주 수준이 선진국을 따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피자·햄버거 등의 패스트푸드 사업이 급성장하는 듯 입맛도 서구화되기 시작했다.
그는 여기서 가능성을 찾았다.
“선진국에서는 비만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며 지방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곧 지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것으로 확신했지요”
타조고기는 지방함량이 0.75%로 무지방에 가깝다는 것.
또한 그나마도 70% 이상이 불포화성 지방이라 건강에도 좋아 유럽 등지에선 타조고기의 인기가 급부상하던 시기였다.
‘분명 우리나라도 건강을 의식해 타조고기를 찾는 날이 올 것이다’
이렇게 그는 타조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승자박이었습니다. 허허허”
남 대표가 크게 웃는다.

# 보물단지서 애물단지로 전락
그는 암컷 30마리와 수컷 30마리를 구입해 타조업계에 입성했다.
1998년 당시 타조는 한 마리당 10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쌌지만 ‘황금알을 낳는다’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 타조붐이 일었다. 이에 따라 타조사육농가는 단기간 내에 1500호까지 급증했다.
때문에 ‘자승자박’이었다는 그의 말처럼 블루오션인줄 알았던 타조는 레드오션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타조에 대한 관련 근거가 전무하다는 것이었다.
당시 가축으로 지정되지 않은 까닭에 도축장에서 도살할 수 없는데다, 식품공전에도 등재되지 않아 식용으로 판매할 수도 없었다.
“보물단지인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애물단지였습니다”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타조농가들이 한데 뭉치는 것이 시급했지만, 지역별로 타조협회가 난립했던 까닭에 한 목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는 타조업계의 미래를 위해선 협회의 단일화가 먼저라고 판단해 통합작업에 나섰고, 결국 한국타조협회 회장직을 맡아 △타조 기타가축으로 규정 △식품공전에 타조 등재 △소비 목적의 자가도축 허용 등 굵직굵직한 일들을 해냈다.
“풀어야 할 난제가 산더미었지요.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만 10년이 걸렸습니다”

# 사육방법 정립에도 시행착오
게다가 타조의 사육방법을 정립하는 일도 가시밭길이었다.
타조에 대해 아무런 상식조차 없던데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한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경험을 쌓는 방법밖에 없었던 것.
타조의 적정 사육면적을 몰랐던 탓에 좁은 공간에서 키우다보니 싸우는 일이 허다했다. 또한 암수 적정 사육비율을 몰라 한 공간에 수컷을 여러 마리 넣다보니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우는 일도 있었다. 무정란만 쏟아져 나왔음은 물론이다.
사료 역시 마찬가지. 타조사료가 없었던 까닭에 지역 농축협에서 닭사료를 사다 먹였는데, 육성기·성장기를 막론하고 산란계 사료만 먹이다보니 영양상태가 나빠 털이 다 빠지기도 했다.
타조알 부화도 문제였다.
타조는 알을 품지 않고 자연상태에서 그대로 부화하기 때문.
따라서 아프리카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우리 기후와는 맞지 않을뿐더러 습도가 맞지 않아 부화기 역시 무용지물이었다.
“아프리카는 온도가 높은 반면 습도는 낮습니다. 반면 국내의 기존 부화기는 온도도 높고 습도도 높지요.”
때문에 타조알을 부화하기 위해선 가습이 아닌 제습 기능이 있는 부화기가 필요했고, 그는 부화기를 주문 제작해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 타조업계 선두주자로 ‘우뚝’
그렇게 20년이 흐른 현재 남시원 대표는 타조업계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우농타조농장은 타조사육과 분양 등의 1차 산업뿐 아니라 타조엑기스·타조오일·타조비누·타조화장품 가공 등의 2차 산업, 3차 산업인 타조 전문음식점까지, 타조를 컨셉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먼저 테마파크인 ‘타조마을’은 타조관람과 함께 타조알껍질 목걸이 만들기, 타조오일 천연비누 만들기, 타조석고 색칠하기 등의 다양한 체험코너로 아이들 체험학습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울러 타조 전문음식점인 ‘우농가든’에서는 타조육회·타조불고기·타조탕수육·타조샤브샤브·타조알 후라이 등을 취급하는데, 건강에 좋은데다 맛도 소고기와 비슷해 손님들의 재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타조뼈는 호랑이뼈에 버금간다’고 중국 고서에 기록될 만큼 효능이 우수해 ‘우농타조액기스’의 인기가 높다는게 남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환 제품 ‘한국타유정’을 개발했으며 지난 2016년에는 중국 관광객 대상으로 면세점 허가를 취득키도 했다.
때문에 타조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게 남 대표의 주장이다.
이어 남 대표는 “타조는 냄새나고 질길 것이란 편견이 강하다”면서 “이같은 편견을 깨고 타조고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올인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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