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량 세계 3위…그 뒤엔 젖소개량사업소가

검정농가 마리당 1만395kg
30여년 새 2배 가까이 증가
평균소득 2억4600만원 기록
비검정농가와는 엄청난 차이

한국형 씨수소 사업 큰 효과
딸소들, 고품질 우유를 생산
최상의 동결정액 생산 보급
농가 생산성 향상 기반 구축

우간다에 정액수출 4년 연속
말레이시아, 젖소 수입 희망
한국 낙농기술의 접목 기회
향후 개량 경제수명에 초점

 

유제품을 포함한 외국산 축산물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국내 축산업이 살아남는 길은 생산성 향상이 최우선이다. 생산성 향상이란 투입되는 비용을 낮추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인데, 축산업에서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가축의 개량이다.

국내 타 축종의 개량 성과도 높지만 젖소의 개량 속도는 눈부시다. 마리당 산유량을 놓고 보면 국제기구 ICAR(국제가축기록위원회) 회원 46개국 중 4년 째 3위다. 대한민국 위에는 이스라엘과 미국뿐이다.

특히 검정농가 2017년 젖소 마리당 305일 산유량은 1만395kg로 1984년 5355kg보다 무려 2배 가까운 성적을 올렸다. 이 가운데 생애 유량이 10만kg 이상인 젖소는 479마리로 2016년 대비 60마리가 증가했다.

개량의 속도에 탄력이 붙은 것은 젖소 개량의 선두에서 검정농가 참여를 이끌고 있는 농협 젖소개량사업소의 노력의 결실이다.

 

2017년 검정농가수는 3099호로 전체농가 5238호의 6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호당 평균 소득은 2억4600만원으로, 비검정농가 평균 산유량 4806kg에 비하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젖소개량사업소의 개량 산물인 한국형 씨수소의 경우, 35개국이 회원으로 참여한 국제씨수소평가기구에서 우수성을 입증했다.

한국형 씨수소는 젖소개량사업소가 전국의 젖소를 ‘한국형’으로 개량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2010년부터 약 5년 간 후대검정사업을 진행해 선발한 것이다. 2007년 캐나다에서 상위 0.3% 이내 높은 개량 능력을 가진 암소로부터 채란해 도입된 고능력 수정란을 활용했다.

이들 한국형 씨수소들의 딸소는 우수한 생산능력과 고품질 우유를 생산하고 있어 현장에서 한국형 씨수소 개량사업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젖소개량사업소는 종축보호 청정지역에서 HACCP 인증을 통해 능력이 뛰어난 최상의 고품질 동결정액을 생산, 낙농가에게 공급함으로써 개량을 주도하는 한편 수입정액 가격 견제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또 고품질 정액을 공급하기 위해 공급단계별 정액성상, 활력검사 등 품질검사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 제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젖소개량사업소의 이같은 노력은 2014년부터 우간다에 젖소정액이 4년 연속 수출됨으로써 우수성이 이미 입증됐다.

또 2017년에는 말레이시아까지 수출을 개시해 수출국 다변화 등 본격적인 정액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수출은 정액을 토대로 한국 낙농산업의 이식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산 젖소 수출도 적극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목장 시찰과 사육환경 조사를 실시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한국의 젖소 개량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현재 낙농단지 조성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한국 낙농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문명호 젖소개량사업소장은 말레이시아가 한국 낙농을 접목하게 되면 정액 뿐만 아니라 사료나 동물약품 그리고 각종 낙농 기자재 등 연관산업의 동반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신규 시장개척을 위해 시장 조사와 현지 홍보를 추진한 결과, 젖소 정액 수출과 관련 파키스탄과 수출위생조건을 늦어도 10월 중에, 카자흐스탄과는 9월 중 현지 에이전트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명호 소장.
문명호 소장.

다음은 문명호 소장과의 향후 개량 방향 등 계획에 대한 일문일답식 질의 응답이다.

 

- 향후 젖소 개량 기준은?

“국내외 낙농산업의 동향을 고려, 단백질 개량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낙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우유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되, 우유 내 지방 비율은 감소시키고 단백질 비율은 점진적으로 향상하는 방식이다.

젖소의 건강과 연관된 체형에 대한 개량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젖소가 건강한 상태에서 고능력을 유지하도록 경제수명과 연관된 형질, 즉 체형 최종점수, 유방, 지제에 대한 개량이다. 낙농선진국 대비 열악한 국내 환경에서 적응력과 유전적 우수성을 평가받은 보증씨수소를 활용해 낙농가의 경영합리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개량사업을 통해 세계 수준의 생산성 개량에는 성공했지만 생산비가 높아 낙농가의 순수익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젖소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 단백질 개량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뭔가?

“유량을 중심으로 개량하다 보니 젖소가 비정상적으로 사육되고, 젖소의 건강에도 무리가 간다. 젖소가 본연의 습성대로 사육돼야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 젖소가 건강해야 고품질의 우유가 생산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 개량을 활발하게 진행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국내 환경에 맞는 ‘한국형 젖소암소 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씨수소 선정단’을 구성해, 한국형 암소모델에 의거 공란우를 선정하고, 수정란을 청정육종농가에 이식함으로써 씨수송아지 생산을 활발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국내산 수정란 생산으로 한국형 씨수소 정체성 확립과 유전자원의 자립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육성우목장 개념’을 도입해 청정육종농가 선정을 확대하고, 지자체와 협의해 도 종축장을 활용한 육성우 목장도 조성할 것이다. 청정육종농가 확대를 위한 도태장려금 현실화 등 제도개선도 검토 중이다.”

 

- 최근 빅 데이터 통계분석을 마치고, 유우군 검정성적표 등 각종 데이터를 젖소 개량사업소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떤 내용인가?

“1987년 이후 40년 간 유우군 검정사업으로 축적된 암소번식기록 등 180만 건을 비롯 1억2000여 건 이상의 자료를 빅 데이터화 했다.

예를 들어 이를 통해 개발된 지표인 ‘딸소 수태율’은 암소의 공태일수와 젖소의 발정주기가 고려된 수식으로 계산되며, 암소가 분만 후 첫 발정 때 단 한 번의 인공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축적된 데이터는 낙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경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형 씨수소를 선발하기 위해 공급하는 후대검정정액은 세계 최상위의 수정란으로부터 태어난 후보씨수소에서 생산된 것이다.

검정농가는 후대검정정액을 장기 공태우나 저능력우가 아닌 우수한 암소에 수정하는 것이 젖소 개량을 촉진하고, 그에 따른 수익도 높이는 지름길이다. 농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향후 정액뿐만 아니라 우리 축산업 전체가 수출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 앞으로도 개량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 생산 효율성을 강화하는 한편 경제수명, 비유 지속성 등 낙농 경영의 효율성 개선에 활용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낙농가의 수익 증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