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부정적 인식 바꾸는 최첨병 역할

소규모 농가·취약지역 전담
요원 1명·차량 1대가 1개반
자율 조직서 축협 전담으로
540개반 전국에서 ‘구슬땀’

전담농가 구제역 발생률은
19%…중·대농가는 81%나
조직·효율적인 운영이 효과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 주효

구제역·고병원성 AI 등 악성가축전염병의 유입과 상재화는 농업의 변방에서 떠돌던 축산업이, 국민 경제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하나의 온전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생산에서부터 가공·유통과 소비까지 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을 총망라함으로써 어느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되면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축산농가나 전국민이 모두 알게 됐다.

축산업은 생명을 다루는 산업이고, 모든 국민들이 사랑하는 육류는 그 생명으로부터 비롯된다는 ‘불편한’ 진실도 이제는 축산농가만의 것이 아니게 됐다. 이러한 깨달음은 국민들로 하여금 ‘이율배반적’인 사고를 갖게 했는데, 그것이 ‘축산물은 좋지만 축산업은 싫다’는 생각이다. 국민들의 이러한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악성 가축질병으로 인한 안전과 위생이 부각되면서 시작됐다. 농협의 ‘공동방제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농협의 공동방제단(이하 공방단)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는 목적이 ‘방역이 취약한 소규모 축산농가 및 취약지역 소독 지원으로 가축전염병 예방과 국민 보건 기여’에 있기 때문이다.

소·사슴·염소 10마리 미만, 돼지 500마리 미만, 닭 500수 이상 3000수 미만, 오리 2000수 미만의 영세농가와 밀집사육지역, 전통시장, 해외여행 축산관계자 농장 등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하기에 악성가축질병이 빈발하고 있는 이때 그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공방단이란 방역요원 1명과 방역차량 1대 기준으로 1개반을 편성해 소규모 농가, 가금 거래전통시장, 밀집사육지역 등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소독을 실시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조직을 말한다.

2011년 정부와 지자체가 주관해 마을단위 자율조직으로 ‘전국 일제 소독의 날’ 형태로 운영되던 사업을, 축산전문 조직인 축협을 중심으로 운영해 방역업무의 효율성을 강화하고자 2012년부터 400개반, 전국 16개 시·도 205개 시·군 소규모 농가 13만1000호 농가의 소독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2018년 8월 현재 방역요원 540명, 소독차량 540대, 540개반으로 확대됐으며, 115개 축협이 1개반에서 16개반의 공방단이 편성되어 있다. 올 사업비는 262억원으로 축발기금과 지방비에서 절반 씩 부담한다. 사업비는 방역요원 인건비와 소독 차량 운영비 등의 소요비용이다.

농협중앙회가 총괄수행하는 공방단의 사업은, 중앙회가 방역장비 조달과 요원 교육, 운영을 지도하고, 편성과 운영은 115개의 지역축협이 하며, 대상농가 선정과 예산 지원은 전국의 시·군·구가 전담한다.

공방단의 주요 업무는 평상시에는 연중 소규모 농가와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무료 소독 지원을 함으로써 가축질병 발생과 확산을 방지한다. 대상농가당 연간 24회 순환방문으로 상시 소독을 실시한다.

취약지역은 전국 214개소의 가금거래 전통시장과 전국 71개소의 밀집사육지역 그리고 해외여행 중점관리 축산관계자 농장(입국 시 1주일 이내)을 소독한다.

구제역과 고병원성 AI 등이 발생할 시엔 전국에 편성된 공방단이 적기, 적소 방역현장에 투입돼, 시·군 가축질병 발생지와 우려지 예찰활동과 방역활동에 참여한다.

이같은 공방단의 소규모 농가 소독 대행 등의 활동은 가축질병 발생과 확산 억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농가당 연간 12~15회 반복 방문소독과 2012년부터 2016년까지 3년 간 300여톤의 소독약 공급은 2014~2015년사이 구제역 발생비율이 중·대규모에서는 81%였지만, 소규모 농가에선 19%에 불과했다고 농협 관계자는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각 지자체가 운영할 때보다 조직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된 점과 농번기와 가축질병 발생 시에도 빈틈없는 소독활동이 전개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게다가 가축질병 예찰활동으로 방역기관의 신속한 방역조치를 유도하고, 시·군 지자체와 축협 자체 방역차량과의 연계로 시너지 효과가 높았던 점도 큰 몫을 담당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면 기존의 149대의 축협 방역차량은 송풍형 소독장치로 개활지와 도로, 대규모 소독에 용이하지만, 공방단의 소독차량은 호스길이가 50m로 좁은 골목길의 소규모 농가, 목장에도 투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공방단은 지난해 말 방역의 중요성을 감안, 90개 반을 추가해 540개반으로 확대했고, 소독차량도 효율 좋고 활용 범위가 넓은 차량으로 교체했다.

또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7월 26일 대강당에서 개최한 ‘공동방제단 방역요원 워크숍’에서 현장 방역의 어려움과 처우가 열악해 방역업무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방역요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업무 강도를 고려한 임금 인상, 고용 안정을 통해 업무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 인건비 보조를 확대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방역교육 확대와 소독 업무 외의 질병 예찰, 홍보 활동 등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농협이 상시방역체계를 구축함에 따라 박인희 축산방역부장은 “상시 방역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농협소속 수의축산분야 전문가로 편성된 방역 전문인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수의사, 축산컨설턴트, 농협사료 지역팀장 등 1000여명의 방역 전문 인력과 계통조직 임직원 등 5259명의 방역 지원인력으로 방역 인력풀을 구축·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모든 것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범농협의 협력과 축산농가의 방역 책임의식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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