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본격 추진…업계는 걱정부터 앞서

10월까지 시범 조사한 후
국가 차원 우유 위생관리
항생·살충성분·호르몬제 등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구축

“낙농업 이미 선진국 수준
정확하지 않은 정보 전달
오히려 부정적 인식 확대”
업계, 계란파동 답습 우려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전국이 들썩이며 축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축산물에 대한 잔류 물질 검사 부분이 부각되면서 계란뿐만 아니라 우유에 대해서도 검사나 기준 마련에 대한 요구가 들끓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가차원의 우유에 대한 위생·안전관리를 위해 원유(소·양의 젖) 중에 잔류할 수 있는 항생물질, 살충성분, 호르몬제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국가잔류물질관리체계:NRP)를 구축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을 통해 제도 도입을 예고했다.

원유에 대한 정부차원의 위생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잔류물질을 체계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향후 잔류물질검사에 관한 세부사항은 고시를 제정해 운영 한다는 것. 식약처는 올해 10월까지 200농가에 대해 67개 항목의 시범조사를 한 후 본격적인 시행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 잔류물질검사 낙농가 우려 커

낙농업계는 잔류물질 검사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깊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항목과 조사방법 등이 드러난 것이 아니라 막연하게 걱정이 앞서고 있는 상황. 지난해 사회적 이슈로 떠들썩했던 계란 파동이 답습 될까 하는 우려가 가장 크다.

낙농업계는 우리나라 우유의 품질과 위생수준은 세계에서도 인정할 만큼 선진국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데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로 인해 오히려 부정적 인식이 확산 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불거진 살충제 계란 역시도 검출 량이나 기준보다는 검출 여부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소비자들의 시각에 다소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최근 발표된 축산물 트렌드 소비 조사에 따르면 살충제 검출 논란 이후 68.8%는 논란 이전에 비해 계란 구입을 줄였다. 특히 이 가운데 18.1%는 계란을 전혀 구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살충제 검출 논란이 심각한 소비감소를 유발했음을 알 수 있다. 낙농가들은 이점을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다.

 

# 67개 항목 집중 관리

낙농진흥회, 낙농육우협회 등은 현재 식약처가 공표한 67개 항목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관리 할 것을 농가들에 당부하고 있다. 각 기관들은 대 농가 안내문을 배포하고 지속적인 홍보와 계도를 하는 한편 식약처와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 중이다. 제도의 시행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제도 시행과 안착을 위해 사전 협의와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 식약처도 올해 10월까지 시범 조사를 한 후 이에 대한 결과를 검토해 세부적인 시행안을 마련하고 시행 시기도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낙농업계는 제도 시행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신중하게 접근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섣부른 시행에 산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낙농가들도 현재까지 안전하고 위생적인 원유 생산에 전념해왔으며 앞으로도 온 국민이 걱정 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원유를 생산해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직 기준이나 제도가 구체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 외에는 대비할 방법이 없어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강원도의 한 농가는 “위생적으로 원유를 생산해 내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지만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때마다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생산자 단체, 집유주체, 수의사 등이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기준이나 관리방법을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화제> 성동목장

 

이용우 대표.

 

계피 추출물 직접 만들어

천연 기피제로 해충 박멸

 

충남 부여의 성동목장은 병해충 박멸을 위해 계피 추출물을 직접 농장에서 만들어 사용해 낙농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낙농가들이 천연 제품을 활용한 기피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것.

이용우 성동목장 대표는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면서부터 자연친화적이고 안전한 물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고 그중 하나가 계피를 활용한 천연기피제다. 이 천연 기피제는 특별한 도구나 장치 없이도 손쉽게 만들 수 있고 적은 비용으로 농가에서 부담 없이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계피(시나몬)는 모기·파리 등 가축에게 질병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병해충을 손쉽게 쫓을 수 있다. 기피제는 알코올과 계피, 보관용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이용우 대표의 방법은 알코올에 계피를 7일간 담가둔 뒤 원액을 물에 20배 희석시켜 안개 분무기로 목장 곳곳에 분사한다. 이 기피제는 모기뿐만 아니라 먼지 진드기 같은 일상적인 병해충에도 효과가 탁월하다.

이 대표는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을 사용해도 되지만 넓은 면적에 자주 뿌리기에는 직접 만든 용액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해 직접 제조하기 시작했다. 또 안개 분무기로 분사하면서 목장의 전체적인 온습도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을 택했다.

이용우 대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계피를 이용한 기피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데 경제적이면서도 효과는 무엇보다 탁월하다”면서 “시간과 만드는 사람의 노력만 기울인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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