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유통경로 ‘콜드체인시스템’ 구축 시급

맛과 영양이 뛰어난 반면
쉽게 변질되는 특성 지녀
여러 유통단계 중 한곳서
규정온도 이탈해도 ‘탈’나

각 단계별 위반율 증가세
기준 온도 제각각도 문제
소비자 불만 갈수록 높아
‘냉장공급체계’ 확립 절실

 

닭고기의 안전한 공급체계 확립을 위해 전 유통경로에 콜드체인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닭고기는 저지방, 저칼로리, 고단백의 특성을 가진 백색육이자 맛과 영양이 뛰어난 반면, 쉽게 변질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때문에 유통조건이 불리할 경우 쉽게 변질돼 소비자불만 및 식품안전에 중차대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하절기에 가금육 변질에 따른 소비자불만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도계장 이후 전 유통과정에 콜드체인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닭고기 변질 쉬워 냉장유통 중요

닭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아 상대적으로 지방의 산화현상이 쉽게 진행된다.

또한 표면의 모공으로 미생물 부착과 증식에 적합한 표피구조를 지닌데다 도계공정상 자동 연속공정에 따라 교차오염의 기회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닭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달리 쉽게 변질되는 특성이 있어 냉장유통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유통온도 기준이 -2~10℃인 반면, 닭고기는 -2~5℃가 기준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여러 유통단계 중 어느 한 지점에서만 기준온도를 이탈해도 해당 닭고기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 유통 중 규정온도 이탈사례 빈번

문제는 닭고기 유통과정 중 규정온도를 이탈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는 것.

실제 소비자공익네트워크의 ‘제품유통단계별 닭 도체의 온도관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1231개소 중 25.4%에 해당하는 313개소에서 법적 온도관리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

각 단계별 위반율은 도축장 13.6%, 대리점 17.7%, 발골업소 23.8%, 유통점 28.2%, 재래시장 30.5%로 나타나 각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일부 대리점과 발골업소의 경우 냉장운반차량을 보유하지 않은 사례도 각각 48.2%와 28.2%로 조사됐다.

특히 재래시장의 경우 위반정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열시설이 폐쇄구조가 아닌 경우가 35.4%, 소비자가 직접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33.9%, 축산물의 표시기준에 의한 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도 46.1%로 나타났다.

특히 얼음 사용시 닭고기가 얼음에 직접 접촉하는 경우는 무려 74.3%에 달했다.

 

# 보관온도 기준 하향 개정해야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된 닭고기 온도관리 기준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0℃로 관리되고 있는 기준온도는 국내의 경우 -2~5℃가 기준이다.

냉장운송과 판매, 보관온도 기준을 -2∼2℃ 이하로 하향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국내의 경우 도계장 출고시 심부온도는 2℃로, 출고 이후에는 -2~5℃로 규정돼 있다.

이 경우 품온 변화에 의한 품질 열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전체 유통경로에 대한 기준온도 통일도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아울러 닭고기 진열시설도 기준온도를 맞추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진열시설은 세균·이물질 등의 오염을 막을 수 있도록 폐쇄가 가능한 구조이면서, 구매자가 진열된 식육을 접촉하기 어려운 방식이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닭고기 판매장의 냉장매대는 대부분 오픈형이다. 소비자들의 접촉이 쉬운데다 오픈된 상태라 기준온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와 관련 한 업계관계자는 “국내에 진출해있는 미국의 창고형 할인매장에서는 판매점의 냉장온도를 미국 기준인 0℃로 관리하기 위해 개방형 매대에 닭고기를 진열하고 있다”면서 “다소 불편하고 손이 덜 가는 매대를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 전 과정 콜드체인시스템 구축 필요

따라서 업계는 닭고기의 안전한 냉장 공급체계 확립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FTA 체결이 늘며 수입닭고기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됨에 따라 국내 닭고기산업의 위축이 우려된다는 것.

때문에 신선육인 국내산 닭고기의 특징을 살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유통단계 전체에 콜드체인시스템을 구축해 국내산 닭고기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도계장 출고 후 온도변화로 인한 품질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전체 유통경로에 대한 기준온도 통일이 필요한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기준온도에 미달한 유통단계에 대한 중앙정부와 각 지자체의 지속적인 지도·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 업계관계자는 “국내 닭고기 유통단계는 유통 초기단계의 품질을 유지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전 유통경로에서 기준온도 이하로 닭고기가 유통될 수 있도록 콜드체인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2020년에는 미국과 EU의 수입관세가 완전 철폐됨에 따라 주요 경쟁국과의 진검승부가 예고돼있다”면서 “수입개방에 대응해 품질 면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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