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8월 3일 요녕성 발생 이후 9월 5일 흑룡강성에서 9차까지 발생했다. 사육두수가 500두 전후의 소규모 농장에서 확산 중이다. ASF는 주로 남은 음식물의 돼지급여, 돼지와 고기 이동,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옮겨가고, 발생 후에는 인력·차량을 통해 퍼져 나간다.
중국의 ASF 발생 원인은 정확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인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돼지고기 수입처를 미국에서 러시아로 바꾼 이후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중국 여행객의 짐에서 나온 순대·만두·소시지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몇 차례나 발견됐다. 이 소식은 방역당국과 한돈농가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지난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중국에서 입국한 여행객이 휴대한 순대와 소시지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또 다시 확인됐다.
8월 20일 인천공항과 8월 26일 제주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의 여행객 짐에서 각각 발견됐다. 중국에서 최근 보고한 ASF 바이러스 유전형과 같은 형으로 밝혀졌다.
이보다 앞서 8월 24일 중국 여행객들이 입국 시 자진신고 한 순대와 만두에서 국내 최초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이후 일부에서는 “자진신고가 없었으면 순대와 만두를 찾아내지 못했을 것 아니냐”며 국경검역 관계자들에 대한 격려보다는 불신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실상은 국경검역이 기능을 다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행객들이 과태료 처분을 받지 않았을 뿐이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이를 찾아냈다.
내용을 살펴보면 순대와 만두는 각각 다른 여행객이 들여왔다. 이들이 입국신고서에 관련 사항을 체크 했는지는 확인을 할 수 없지만, 순대는 X-레이로, 만두는 검역탐지견이 찾아냈다. 
인천공항에서는 기탁수화물을 대상으로 X-레이 판독을 통해 △안보위해 △과세대상 △식물검역 △동물검역 물품 등을 적발한다.
X-레이는 서편판독실에 30대, 동편판독실에 28대가 있다. 86명이 24시간 격일제 교대 근무 중이다. 하루 비행기 400여대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화물 7만개를 검사한다.
이 과정에서 순대를 발견했다. 세관은 주황색 씰(동물검역 관련 표시)을 부착한 수화물을 동물검역관에게 인도했다. 여행객은 순대를 자진 반납해 폐기처분, 서류상으로도 적발이 아닌 자진신고로 분류됐다. 실상은 적발에 가깝다.
만두는 탐지견이 발견했다. 여행객이 비행기에서 휴대한 물품은 X-레이를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검사가 쉽지 않다. 이 짐에 있던 만두를 검역탐지견이 찾아냈다. 이 여행객도 자진신고로 분류됐다.
철통같은 국경검역에도 ASF 유입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열 포졸이 한 도둑 못 잡는다’고 했다. 농가는 이상 현상을 보이는 돼지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전체에 ASF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유입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법 축산물 반입에 관한 대국민 홍보도 지속해야 한다.
국경검역 인력과 장비를 보강하고 ASF 방역을 반드시 시스템화 시켜야 한다. ASF 관련 국검검역과 차단방역은 장기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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