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전)교수 농협 축산물위생교육원

구제역이라고 닭 키우는 사람은 나몰라라 하고 광우병이라고 돼지 잘 나가니까 나하고 상관없다고 해서는 업계전체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명심했으면 한다.

 

식육산업의 발전은 소고기업계 뿐만이 아니라 돼지고기 업계 그리고 닭고기와 오리고기 등 모든 식육업계가 어깨를 맞대고 하나로 힘을 합쳐 공동의 위기에 대처해 나갈 때 비로서 이루어 질 것이다. 연례행사처럼 매년 되풀이되는 광우병과 구제역 같은 질병창궐에 대비하고 식육의 안정적인 생산과 유통으로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이제는 하나의 단체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미국 광우병의 영향으로 국내산 한우까지도 소비가 격감하고 그것이 웰빙 바람과 맞물려 전반적인 소비부진으로 이어져 전체적으로 식육소비가 줄어들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 때 이제는 식육분야 공동의 문제로 인식되어져야 하는 당위성이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한우 자급률까지 40% 이하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그래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지도 모르겠다.
예전 같으면 식육소비촉진 홍보를 위해서 여러가지 유통관련 정책개발 시행 등 소비촉진 활동이 관련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나 최근 들어서는 그마저도 방역 위생문제에 막혀 뒤로 밀려난 느낌이다. 식육 유통관련 정부정책을 주관해 왔던 축산물 유통과가 농림부 직제에서 밀려 사라진 것이 그 예이다. 부처명은 농림부에서 농림축산식품부로 식품이 추가 확대되었지만 정작 축산물유통은 설자리를 잃은 것이다.
그렇다고 식육의 위생문제를 덜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섭취나 채식논쟁과 같은 식육소비와 관련된 유통문제에 있어서 업계공동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하루 빨리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게 된 것이다. 몇년전부터 일본의 식육소비 종합센타와 같은 단체의 설립을 강력히 촉구해온 글쓴이의 입장에서 보면 공동의 식육소비 촉진활동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는 사항이다.
1982년 3월 18일에 관련단체가 공동 출자하여 설립한 재단법인 일본 식육소비 종합센터는 식육에 관한 정확한 지식의 개발과 보급, 관련 정보의 제공, 그리고 식육에 관한 홍보, 선전, 조사 등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무국 아래 총무부, 조사연구부, 보급계발부, 소비자 상담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식육소비 촉진 홍보와 관련된 각종 카다로그, 책자 발간 등의 홍보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식육의 영양학적 특성과 이용법 등에 대해서 소비자에게 올바른 지식을 제공하여 식생활의 향상을 꾀할 뿐만 아니라 식육의 생산, 유통, 판매에 관련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여 식육의 소비촉진에도 기여하고 있다. 실제로 매년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식육관련 자료를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단체이다.
축종에 구애받지 않고 식육과 관련된 소비촉진 홍보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이 단체가 주목받는 이유이다. 우리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어렵겠지만 관련단체가 조금씩 출자금을 모아 일본과 같이 비영리단체로 설립을 추진했으면 한다. 이제는 관련단체가 힘을 모아 한 목소리로 식육소비촉진 홍보에 나설 때이다. 즉 항시적으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스컴의 위력에 대해서는 모두가 대단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을 것이다. 생산농가를 비롯해 업계 관계자가 전부 쓰러지고 나서 뒤늦게 대책회의다 뭐다 하면서 야단법석을 떨어봐야 이미 늦은 경우를 수없이 봐 왔을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관련부처 장관이 TV에 나와 위생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고기 시식회를 여기저기서 열어 봐야 이미 늦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식육소비를 부정하는 발언이 나올 때마다 거기에 신속하면서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바로 소비격감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우린 주변에서 여러 차례 볼 수가 있었다.
예전에  한국방송광고공사 공익광고 협의회가 각계의 전문가들을 TV에 출연시켜 식육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소비 촉진을 홍보하는 광고를 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단체이름이 좀 생소하고 시기적으로 다소 늦은 감이 들었지만 대 소비자 홍보를 위해서는 아주 다행스런 조치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보기 힘들게 되었다. 아무쪼록 그러한 일련의 노력과 조치들이 하나로 합쳐져 식육업계 공동의 목표를 위해 매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의 식육업계는 연달아 터지는 구제역, 조류 인플루엔자, 광우병파동과 같은 사건들에 아무런 대응조치도 없이 그저 언론에서 보도하는데로 당하는 듯한 무기력함을 나타내고 있는데 바로 그런 것이 지난번과 같은 채식논쟁을 불러왔지 않았나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다.
구제역이라고 닭 키우는 사람은 나몰라라 하고 광우병이라고 돼지 잘 나가니까 나하고 상관없다고 해서는 업계전체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명심했으면 한다.
이처럼 모두가 자기하고 직접적인 상관이 없으면 나몰라라 하는 것이 이번에도 그대로 표출된 것인데 결론적으로 그동안 국민들에게 식육의 우수성을 알리고 홍보하는데 너무나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일반인들이 몰라서 그렇지 실제로 1인당 야채소비 187kg(2000년 농촌경제 연구원)으로 전세계 1등 야채소비 국가에서 채식을 권장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좀 앞뒤가 안맞는 이야기이다.
잘못된 구제역 관련 보도로 손해를 본 영국의 축산농가들이 단체로 손해배상청구에 나섰다는 오래전 보도가 그래서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서둘러서 식육에 관한 대국민 홍보와 소비촉진을 위해 일본처럼 '식육소비 촉진 종합센터'와 같은 기관이 하루빨리 설립되었으면 좋겠지만 더도 말고 앞에 언급한 채식주의자들이 TV 대담프로에 나와 채식에 대해 열심히 그것도 마치 종교적인 신념하에 일사불란하게 채식의 우월성에 대해 설명하는 것처럼 우리 식육업계에서도 그런 단합과 열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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