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계 1만여 마리, 넓은 운동장서 자유롭게
2500여 평에 5개동 계사·체험장
박진용 대표, 대이어 유통업 종사
고객 줄면서 유정란 생산에 투신
동물복지·친환경·체험농장 ‘우뚝’
택배로 가정배달 회원 1000여명

닭들, 12시간 습성대로 뛰놀면서
낳은 계란은 신선함 그대로 유지
여기에 각종 검사로 안전성 확보
계란줍기 등 체험 프로그램 진행
가격, 일반란 2배에도 매출 성장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맹리로 127번길 21-1)에 위치한 알찬유정란농장(대표 박진용, 40)은 평사 형식의 산란계농장이다.

올해 5월25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인증을 받은 알찬유정란농장은 대지 8264㎡(2500여평)에 평사 및 운동장을 갖춘 5개동의 계사 및 체험장, 숙소, 창고 등이 들어서 있다. 상시 사육마릿수는 1만여 마리다.

올해로 산란계농장 경영 10년차인 박진용 대표는 20대 중후반 부모님을 도와 계란유통업에 종사하며 경험을 쌓았다.

그러던 중 대형마트와 프렌차이즈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계란 거래 고객들이 줄어들었고 결국 매출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계란유통업을 평생 직업으로 삼아선 안 되겠단 생각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이후 30살이 되던 해, 박 대표는 평소 생각해 오던 산란계농장(유정란)을 운영하기로 마음을 먹고 농장을 설립했다.

2007년 봄기운이 만연한 5월, 처음 6000마리의 닭들이 농장으로 들어왔다.

박 대표는 “농장 안의 닭들을 보고 있으니 참으로 기분이 묘하고 신기했다”면서 “어떤 닭들은 잘 커서 힘이 세고 덩치도 크지만 일부는 힘도 없고 덩치고 작아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곤 했다. 이런 닭들을 보면서 부모의 마음을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곤 “내가 이 닭들을 잘 보살펴 줘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품었다고 했다. 단순히 이윤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나와 같이 더불어 사는 동물들에게도 최소한의 복지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그렇게 10여년이 흐른 지금 박진용 대표는 ‘10년차 유정란 전문가’로, 알찬유정란농장은 깨끗한 축산농장, 아름다운 농장(경기도와 용인시 2018년), 동물복지 인증 농장, 친환경 무항생제 유정란 농장, HACCP 인증 농장, 경기도 최초 산란계 체험농장, 유정란 택배 농장, 용인시 가정배달(기흥구·수지구) 농장, 살충제·농약 미검출 농장 등의 타이틀을 가진 선도농장으로 우뚝 섰다.

 

# 닭과 사람이 행복한 농장

박 대표는 처음부터 평사 사육으로 시작했다. 4년 전 지금의 위치에 새로 건립한 현재 농장의 경우 계사 5동의 총 면적은 1983㎡(600여평)로 모두 평사이며 각 계사마다 옆으로 문을 내어 닭들이 자유로이 노닐 수 있는 운동장을 갖췄다.

농장을 새로 지을 당시 박 대표는 농장 건축에 직접 참여했다. 기자재의 위치, 창의 방향 등 세심한 부분까지 기존 농장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개선했다. 준공 후 여러 인증을 위해 농장을 찾은 공무원들도 ‘표본농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호평을 쏟아 내기도 했다.

운동장으로 연결되는 문은 오전 8시에 열려 밤 8시에 닫힌다. 닭들은 12시간 동안 계사와 운동장을 오가며 습성대로 흙 목욕, 횟대 오르기, 수정, 알 낳기 등 생리적 활동을 한다. 또한 닭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음악을 틀어주며, 미생물과 미네랄이 풍부한 생리활성수를 급여한다. 알찬유정란농장은 이외에도 유정란에 대한 33가지 살충제 검사, 닭 혈청 검사, 항생제 검사, 사료·토양·농약 검사, 수질 검사 등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박 대표는 “동물복지 농장과 일반 농장과의 차이점은 농장동물(닭)이 본래의 습성대로 자유롭게 살 수 있는지의 유무다”면서 “쾌적한 사육환경을 제공하고 스트레스와 불필요한 고통을 최소화하는 등 농장동물의 복지 수준을 향상시키면 생산되는 축산물(계란)의 안전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농장 초기에는 대형마트와 유명 친환경브랜드 매장에 대량으로 계란(유정란)을 납품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유통 구조상 여러 단계를 거치다보니 아무리 신선한 유정란도 소비자에게 도착할 때는 계란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던 중 알찬유정란농장의 유정란을 먹어본 주변 지인들이 “비린내가 안난다”, “계란 잘 안먹는 우리 집 애가 잘 먹는다” 등 좋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이야기들을 듣게 된 박 대표는 유통 단계를 줄여 소비자와 직거래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러나 농장에서의 직접 판매는 방역 상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기 때문에 지양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택배’거래다. 우려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계란 택배는 큰 호응을 얻어 추진 9년째인 현재 고객이 약 3000명으로 늘었다. 농장에서 가까운 용인시 기흥구와 수지구의 경우는 가정배달도 하고 있는데 현재는 고객이 늘어 회원이 1000여명에 달한다.

또한 몇 년 전부터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체험은 가족 단위의 고객들이 닭과 계란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계란을 직접 줍고(계란 줍기 체험), 주운 계란을 요리(계란요리 만들기 체험)해서 먹는 프로그램이다. 체험 후에는 직접 채집한 일정량의 계란을 선물로 받게 된다.

현재 알찬유정란농장에서 생산되는 동물복지 유정란의 가격은 일반란의 2배 수준, 여기에 체험프로그램까지 더해져 6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 최고의 동물복지 유정란을 고객에게

‘알찬유정란농장의 계란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박진용 대표는 서슴없이 “네”라고 답했다.

박진용 대표는 “알찬유정란농장의 닭들은 음악을 들으며 암탉과 수탉이 마당 넓은 곳에서 함께 지내고 미생물과 미네랄이 풍부한 친환경 생리활성수(BM활성수)를 마시며 자란다”면서 “10년 동안 정직함으로 걸어왔고, 앞으로도 최고의 동물복지 유정란으로 소비자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한결 같은 마음으로 고품질의 안전한 유정란 생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박 대표는 농장의 체험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고객 신뢰를 높이는 한편 용인시 기흥구와 수지구에 한정돼 있는 가정배달을 수원과 화성시(동탄)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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