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는 수리과에 속하며 몸길이는 약 60cm다. '소리개'라고도 한다. 날 때는 길고 각진 날개와 제비꽁지 모양의 꽁지깃이 특징적이다.
산지나 평지·습지·바닷가 등 먹이가 있을 만한 곳이면 어디에나 산다. 먹이는 작은 포유류나 조류·양서류·파충류·곤충 등 주로 동물성 먹이를 먹는다.
솔개는 조류 중에서 가장 장수하는 새로 알려져 있다. 솔개는 최고 약 70세의 수명을 누를 수 있는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고통스런 갱생 과정

솔개는 약 40세가 되면 발톱이 노화돼 사냥감을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깃털이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겁게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게 된다.
이 즈음이 되면 솔개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놓여 있을 뿐이다. 그대로 죽을 날만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런 갱생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먼저 산 정상 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그곳에서 둥지를 짓고 머물면서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한다.
먼저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 나는 것이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에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이렇게 약 반 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변화와 혁신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축산경제신문이 28주년을 맞았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막 사회로 진출한 새내기다. 배움의 시간을 겪고, 진정으로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되어 기쁨과 희망에 찬 시간을 보낼 시기다.
또한 ‘정론직필(正論直筆)’을 내세워 먹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첫 신문을 낸 이후 28년을 지냈다는 것은, 극심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남아 있는 것 자체가 자부심이다. 독자가 외면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기에 그렇다.
그러나 28주년은 그렇게 좋아할 것만은 아니다. 사회 초년생이 교정에서 배운 ‘사회 정의’가 정작 사회에서는 부조리와 부정에 휘말려 좌절해가는 첫 걸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 편으로 28년의 기간은 나태와 태만이 쌓이고 쌓일 충분한 시기이기에 그렇다.
그 기간을 돌이켜 보면 조금씩 발전해 나간다는 이유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누구든 변화와 혁신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비로소 깨닫는 인식이다.
어느 순간 신문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잊고, 직장으로 여기고, 기자라는 생각보다 직장인이라고 스스로 행동했는지도 모른다.
신문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밖으로 드러내 보다 밝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 또 산업의 전반에 걸쳐 부정과 부패를 밝혀 정의로운 사회로의 길로 인도해 나간다는 책임도 져야 한다.

죽느냐 사느냐 선택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산업의 홍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본래의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가를 반성한다. ‘비판’이란 고유의 업무보다 ‘생존’을 위한 부정의 달콤함에 취했는지도 모른다.
단지 자료로서 인식해야 할 정부나 업계, 단체들의 보도자료를 아무런 가감없이 그대로 받아 적는 복사기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환경이 열악해서’, 또는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를 대보지만 이는 세상에서 가장 못난 변명이다. 나태하자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풀어질 수 있는 게 사람이다.
기자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오늘은 이번 주는 이번 달은 무엇을 놓치지 않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각인시켜왔는지 자성의 시간을 갖는다.
뉴욕의 저명한 한 신경정신과 의사는 퇴임 연설에서 “나는 그동안 환자들을 만나면서 나의 생활방식을 바꾸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스승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많은 환자들이 입에 담는 ‘만약’이란 두 글자입니다”고 말했다.
환자들 대부분이 시간을 지난 일을 회고하고, 그때 반드시 해야 했는데 하지 못했던 일을 후회하면서 보낸다는 것이다.
‘만약 그때 그 사람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내가 하는 일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졌더라면…’ 이렇게 후회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엄청난 정신적인 소모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라고 한다. 습관처럼 쓰는 ‘만약’이란 말을 ‘다음에’라는 말로 바꾸어 써보라고 한다. “다음 번엔 그런 바보 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 거야”, “다음에 기회가 오면 지금처럼 하지 않을 거야”라고 말이다.
축산경제신문의 28년 세월은 앞으로도 지나온 세월 이상 지속 발전하는 데 밑거름이다. 솔개처럼 정체돼 그 자리에서 죽느냐 아니면 뼈를 깎는 고통을 치르느냐의 선택 앞에 서 있다. 우리는 나아갈 것이고 산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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