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메이지, 중국내 우유사업 자리매김

일본 메이지홀딩스가 2013년부터 시작했던 중국내 우유 사업이 궤도에 정착했다. 메이지의 브랜드가 자리를 잡으면서 빠르면 금년도에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이지는 2027년 3월까지 해외매출 비율을 20%(2018년도 7%)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 주축이 중국 사업이다. 일본 국내 사업에서 고전이 더욱 두드러졌던 2018년 4~6월 실적에 따라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내수기업에서 국제기업으로 탈피할 수 있다면 투자자의 견해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중국의 상하이에 있는 일본계 슈퍼마켓에는 메이지의 '메이지 순일우유(明治醇壹牛乳)'가 냉장코너에 진열되어 있다. 메이지가 일본에서 판매하는 '맛있는 우유'와 비슷한 흰색과 푸른색 우유팩 디자인이지만, 가격은 차이가 매우 크다. 950ml 1팩에 20위안(약 3276원)으로 일본의 맛있는 우유 소비자가격의 약 1.5배 수준이다.
일본보다 비싼 가격에는 중국 특유의 사정이 있다. 중국에서는 2008년에 분유에 유해물질인 멜라닌이 혼입된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업체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었고, 우유도 뉴질랜드 등 외국산 수입우유가 일반적으로 유통되게 되었다. 다만 이런 우유는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멸균우유여서, 냉장우유에 비해 풍미가 떨어진다.
2008년에 중국에서 냉장우유사업에 진출했던 아사히그룹이 2016년에 철수함에 따라 메이지는 외국계 유업체 중 사실상 유일한 냉장우유 생산업체가 되었다. 식품안전과 맛을 내세워 중국에서 일본보다 높은 가격을 실현하고 있다.
메이지에게 중국내 우유사업의 매력은 판매가격 만이 아니다. 원유가격을 유업체와 생산자단체가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일본과는 체제가 달라서 중국은 원유가격이 낮은 편이다. 일본의 노무라증권 추산으로 메이지의 우유 1팩당 한계이익(매출액에서 원재료비 등 변동비를 차감한 금액)은 일본이 15엔(약 152원)인데 비해 중국은 145엔(약 1473원)으로 약 10배에 달한다.
문제는 공급능력이다. 메이지의 해외사업담당 임원은 "매출이 호조인데 생산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중국은 생산능력 증설을 위해서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장쑤성(江蘇省) 쑤저우(蘇州)에 있는 메이지의 공장은 이미 풀가동하고 있으며,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허가를 신청 중이다. 또한 장쑤성에서 냉장우유를 중국 전역에 공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판매지역 확대와 생산능력 증설을 목적으로 2027년 3월까지 제2공장과 제3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메이지의 일본내 우유 사업은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 영업실적을 견인했던 기능성 발효유와 초콜릿이 고전하면서 금년도 4~6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2%가 감소했다. 성장 동력 부족은 국내 사업에 의존하는 일본 내수기업의 공통된 과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의 냉장우유 시장규모는 2017년에 41억 달러(약 4조 6105억 원)이다. 반면 메이지의 2017년도 중국 사업은 식품전체가 119억 엔(약 1209억 원)에 그친다. 중국 전역에 판매망을 가진 중국 업체가 높은 마켓쉐어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도시에 판매망이 국한된 메이지의 냉장우유 점유율은 미미하다. 하지만 중국의 시장규모는 조만간 일본(2017년도 5300억 엔, 약 5조 3847억  원)을 앞지를 전망이다. 거대시장인 중국에서 유업체로서의 지위를 확립할 수 있다면 탈 일본을 추구하는 일본 내수기업의 귀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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