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 세계는 종자전쟁 중이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 협약에 따라 신품종에 대한 지적재산권이 보호되며, 사활을 걸고 신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선 종자의 재산권이 있는 국가에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 같은 이유로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품종이 해외로 반출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품종 보존 및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청양고추를 개발한 국내의 한 종묘회사가 IMF 직후 멕시코의 종자회사로 넘어갔다가 이를 다시 다국적 종자회사인 몬산토가 인수하며, 우리 농민들이 청양고추를 심을 때마다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은 불편한 진실이다.
때문에 ‘소리없는 전쟁’인 종자전쟁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 종자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 자명하다.
이러한 가운데 천연기념물인 연산오계가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은 참으로 안타깝다.
국제슬로푸드협회에 따르면 천연기념물이자, ‘맛의 방주’에 등재된 연산오계가 멸종위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에는 1000마리의 병아리가 흑두병으로 죽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병아리가 단 한 마리도 부화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야생성이 강한 오계의 특성상 넓은 방사장이 필요한데, 오랜 기간 같은 장소에서 사육되다보니 면역력이 떨어지고 토양오염에 의한 질병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사육장 이전이 시급한 실정인데, 문화재청이 오계의 혈통보전을 목적으로 2008년 매입한 인근의 폐교부지는 10년 넘게 본래 목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지에는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미 논산시가 매입 당시 보상을 해줬음에도 불구, 10년 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 ‘어린이집이 부지를 비워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계당국이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연산오계의 멸종을 막기 위해 관계당국은 한시라도 빨리 보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대로 연산오계를 방치하는 것은 종자 주권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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