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우리가 생각하는 우유의 이미지는 대부분 깨끗하고 하얗고 맑다. 남녀노소, 계층을 불문하고 우유는 그런 이미지다.
오래 전부터 “우유를 먹으면 뼈가 튼튼해지고, 어린이의 키가 커지고 건강해 진다”는 주장과 마케팅이 지속적으로 전개됨에 따라 우유의 이미지는 그렇게 머릿속에 박혀왔다. 마치 우유가 건강식품(?)인 것처럼.
이러한 각인효과 때문인지 우유를 음료처럼 쉽게 마시는 일은 드물다. 식사대용 내지는 빵과 고구마 등을 먹을 때나 찾게 된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또래 사람들에게 물어도 거의 비슷한 대답이다.
우유는 평소에 아무 때나 먹는 것이 아니라 학교, 빵집, 엄마가 주는 간식 등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정해져있는 것처럼 모두들 그곳에서 먹는 게 당연하게 됐다. 누가 정해 준 것도 아닌데 누구나 그렇게.
물론 장소 불문하고 먹는 우유도 있다. ‘가공유’.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바나나 우유가 잘 팔리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목욕탕. 바나나우유는 목욕탕에서 인기 메뉴다. “목욕탕에 왔으니 계란과 바나나우유 하나는 먹어야지”란 말은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커피우유도 인기다. 다만 이들은 낙농업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원유가 일부 함유 되어있기는 하나 백색시유에 비하면 그 양은 극소량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가공유의 선전이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가공유는 되는데 흰 우유는 왜 안 될까?
갈증을 건강식품으로 해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어렵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껏 우유를 섭취한 이유는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함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 어쩌면 벽을 친 셈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차츰차츰 스며든 틀에 박혀 오히려 폭넓은 사고와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을 수도 있다.
백색시유=건강함=영양소공급원 틀에 스스로를 가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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