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등 경영비 상승
유업계, 소비자가격 연동 주장
“낙농가 폭리 취한다” 인식 팽배
소비자, 우유값 인상 거부 반응
향후 제도개선 더 큰 과제 남아

이달 1일부터 원유기본가격이 4원 인상됐다. 이달부터 농가에 지급되는 원유기본가격은 리터당 926원, 4원을 인상하기 까지 생산자와 수요자는 첨예한 입장차를 두고 힘겨운 줄다리기를 계속한 가운데 극적으로 합의점에 도달했다.
이번 원유가격 협상이 진행되면서 가장 첨예한 입장차를 보인 것은 연동제 개선. 수요자들은 연동제 개선을 전제로 가격 조정을 주장했으며 생산자들은 합의의 산물인 연동제에 손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결국 가격 조정과 제도개선을 별개 과제로 삼고 진행하라는 정부의 뜻에 따라 우선적으로 가격 조정에 합의를 이룬 가운데 이제 제도개선이라는 더 큰 과제가 남게 됐다.

 

#수요자들 왜 연동제 개선 요구하나=수요자들이 연동제 개선을 요구하는 이유는 소비자가격까지 연동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크다. 생산비 증감에 따라 원유가격은 조정되지만 이에 따른 소비자가격 조정은 어렵다는 것. 특히 2013년 연동제에 의해 원유기본가격이 106원 인상됐을 당시 소비자가격 조정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대거 반발하면서 수개월간 가격 조정이 불가했다. 그 이후에도 가격은 조정됐으나 할인판매 등으로 인상에 대한 효과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에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긴 것. 따라서 생산비 연동제가 소비자 가격까지 연동할 수 있는 제도로 개선해야 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소비자가 인상 왜 어렵나=그러나 생산자들은 이 같은 수요자측의 주장에 다소 억울한 다는 입장이다. 생산비 증가에 따른 원유기본가격 인상은 4원. 그러나 알려진 바에 따르면 수요자들이 계획하고 있는 소비자가격 인상폭은 최소 50원이다. 원료 가격이 4원 올랐지만 소비자가는 이에 10배 이상이 오르는 것이나 마찬가지. 이미 주요 언론과 방송에서는 원유가격 인상으로 인해 백색시유의 소비자가격 인상, 거기에 우유를 원재료로 한 기타 식품들의 도미노 인상이 예고 됐다며 여론 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낙농 지도자는 “물론 생산원가 인상에 따른 일부 가격 조정은 이뤄지는 것이 당연하나, 원재료가격을 제외한 다른 비용에 의한 가격 조정이 원유가격 인상과 맞물린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생산자에 덤터기를 씌우고 있다”고 말했다.

 

#관행처럼 이어진 인상 공식=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유의 소비자가격 인상은 원유기본 가격 인상과 함께 이뤄져 왔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이보다 좋은 핑계가 있겠냐”고 말했다. 특히 이번 가격인상은 원유기본 가격 조정도 영향이 있지만 근로시간 축소, 비정규직의 정규화 등으로 경영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유업체들의 경영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 또한 매년 증가할 수밖에 없는 물류비 등 인상요인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꼭 소비자 가격 조정은 원유기본 가격 조정과 함께 이뤄진다는 것이 문제다. 때문의 소비자들의 인식에는 원유가격이 올라 소비자가격이 오르고, 마치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가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크다.

 

#2013년부터 예견된 일=유업체들은 2013년 연동제가 첫 시행시기부터 소비자가격 연동이 불가능 하다면 연동제는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시에는 첫 시행년도이기도 하고 결국엔 가격을 조정했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또한 2013년 가격 인상이후 2018년이 되기까지 가격 인상이 없었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 또한 그 시점부터 현재까지 동일하게 유지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원유기본 가격이 조정된 것을 시발점으로 수요자 측은 연동제 개선카드를 다시 꺼내들었고 이를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제도개선 TF가 구성된 가운데 생산자측은 합의의 산물인 연동제를 손보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입장을 재차 내세우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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