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산지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자 가격은 제때에 하락하지 않아 생산자와 소비자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축산물 가격 안정을 통한 축산농가의 소득안정과 소비자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복잡하게 유통되는 축산물 유통구조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식탁에 오르는 축산물 가격의 절반가량이 유통 비용이다. 유통 단계를 줄이면 축산물 가격(소비자 가격)을 떨어 떨어트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축산물은 유통 단계가 복잡하고 관련 종사자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단기간에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는 쉽지가 않다.
지난달 30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는 ‘축산물 유통실태조사 보고서’ 자료를 통해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계란 등 주요 축산물의 판매 가격 중 유통비용률(소비자 가격에서 농가수취 가격을 제외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올해 2분기 기준 평균 46.5%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소비자 가격이 100원이라면 46.5원이 유통비고, 나머지 53.5원이 산지 가격이란 뜻이다. 이는 전년 동기 43.6% 대비 2.9%p가 증가한 것. 
품목별로는 계란의 유통비용률이 58.9%(전년 동기 대비 29.5%p 상승)로 가장 높았다. 이어 닭고기가 57.1%(전년 동기 대비 0.5%p 하락), 소고기 47.1%(전년 동기 대비 0.2%p 상승), 돼지고기 41.3%(전년 동기 대비 1.5%p 상승), 오리고기 34.7%(2018년부터 조사에 포함)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올해 1분기 조사 결과에서는 축산물의 유통비용률이 48.6%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3분기 내내 43%대를 유지하던 것에서 무려 5%p 가량 급등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부터 돼지고기와 계란 등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유통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통업계가 자기 몫을 챙기면서 가격 하락 부담은 생산자에게 전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생산자 가격이 오른 경우 소비자 가격은 더 많이 올랐고, 생산자 가격이 내린 품목은 소비자 가격 하락폭이 더 적었다.
2분기 기준 소고기 생산자 가격은 전년보다 9.9% 올랐으나 소비자 가격은 10.3%로 더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와 계란의 생산자 가격은 각각 8.2%, 70.6% 내렸지만 소비자 가격은 각각 5.8%, 46.5% 내리는 데 그쳤다. 닭고기만 생산자 가격 하락폭(6.8%)보다 소비자 가격 하락폭(7.9%)이 더 컸다. 
도축장과 도매상, 유통업체 등 길게는 일곱 단계에 이르는 축산물의 유통과정은 산지 가격이 떨어져도 소비자는 비싼 값을 주고 축산물을 먹어야 하는 가격의 왜곡을 낳는다. 이처럼 축산 농가와 소비자가 모두 손해를 보는 유통 구조다.
유통 비용을 낮추려면 유통 단계를 축소해 소비자로 전달되는 과정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축산물은 그 특성상 도축장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구조로 일반 농산물보다 유통단계가 길고 복잡하며 유통접점 마다 관계하는 주체가 많다는 문제점이 있다.
각종 고정비용이 많은 유통업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생산자 가격과 소비자 가격의 큰 차이는 문제다. 생산자는 축산물을 제값에 판매하고 소비자는 제값에 구매하는 유통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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