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에 대한 조합원 신뢰, 성장가도 결실로’
“조합사업 믿어 달라” 읍소
무분별한 사업장 정리 하고
공격적 경영…분위기를 쇄신
대규모 누적 적자 털고 우뚝

‘조합 존재가치는 소득 안정’
영세 조합원 자립 적극 지원
‘한우 입식도우미사업’ 전개
번식농가 독려 개량 활성화

 

2015년 나주축협은 51억6000만원이라는 엄청난 적자 결산을 냈다. 그해 3월 취임한 김규동 나주축협 조합장은 연도말에 “적자 결산을 하지 않고 누적 적자금 70여억원을 연차적으로 정리해 보려고 했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서 “조합원 앞으로 적립돼 있던 사업준비금 약 20억원을 조합 자산 손실금으로 충당하게 됐다”고 조합원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놨다.
조합장이 되기 이전의 사고였음에도 김규동 조합장은 취임 당해연도 내내 조합원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질타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항상 “나를 믿고 조합사업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읍소했다.
나주축협은 그 다음해인 2016년 약 2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그리고 조합사업 이용권 배부·사료 이용 장려금·종자 구입 자부담금 지원 등 약 8억원을 환원하고 16억원의 흑자 결산을 냈다. 그리고 마침내 바닥을 치고 성장으로 가는 길 위에 올라섰다.
2017년 결산에선 당기순이익 11억3100만원을 기록, 출자배당금 5억2900만원, 이용고배당금 98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김규동 조합장을 만났다.

김규동 조합장이 개점 6주년을 맞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조합이 왜 부실해졌는가? 그 원인이 무엇이고 그렇다면 그 부실을 털고 성장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김규동 조합장이 2015년 3월 조합장에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가졌던 의문이자 향후의 지향점이었다. 그 결과 집행부의 무분별한 사업이었고, 해답은 사업장 폐쇄를 통한 건실한 조합 재무구조를 갖추는 것이었다.
그 방식이 김 조합장은 ‘공격적’인 경영이었다. 힘들다고 주저하고, 그동안의 적자로 주눅 들고, 패배의식에 사로 잡혀 있으면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면 그 결과는 애꿎은 조합원들의 피해로 나타나기 때문이었다.
김규동 조합장은 당시 10%가 넘는 부실채권이 조합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정리하기 위해 ‘경매’까지 참여했다. 헐값으로 낙찰되면 그에 따른 조합의 손실도 크기 때문이다.
그 결과 ‘헐값 낙찰’을 막아 조합 손실을 최소화하거나 오히려 이익을 가져왔다. 그렇게 시도한 부실채권 털어내기로 10% 이상의 부실채권은 5%대로 크게 낮아졌다. 그는 그렇게 경영이 건실해지자 조합원들의 소득 향상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고 한다.
축사도 있고, 일할 능력도 되지만 자본이 없어 생업을 이어가기 힘든 영세 조합원들을 위해 조합은 송아지 구입자금을 지원해주고, 출하할 때까지 자금 걱정이 없도록 사료값도 할인해 주는 한편 보험가입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
김규동 조합장은 “소를 살 때 조합원 농가는 20%만 부담하면 된다. 나머지는 조합에서 담보 대출을 해주고, 사료값도 도내에서 가장 싸게 지원해 주며 농가는 소를 출하한 뒤 정산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나주축협은 한우 우량암송아지 생산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우수한 송아지를 분양하기 위해 1만5000여평 규모의 번식우 분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조합장은 당시 어려웠던 점을 설명했는데, 그의 설명에는 조합장 취임 이후 임직원과 조합원들에게 어떤 신임을 받아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고정투자가 어려웠던 나주축협은 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초원한우법인’을 출범시켰다. 이 법인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출자를 받은 것으로 조합 사업이 아니었다. 법인의 구성원이 임직원들이었고, 지금은 나주축협이 법인을 인수해 사업을 하고 있다.
김규동 조합장의 설득이 임직원에게 그대로 전달되면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조합장과 임직원들의 신뢰가 깊다는 점을 입증한다. 이 구성원들은 이제 태양광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나주축협 하나로 마트 내부.
나주축협은 방역활동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이표 부착 등에 종사하는 현장 직원들의 대우가 매우 낮다는 사실을 안 김규동 조합장은 한 달에 30만원을 더 지급했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이 사업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급여를 줄여서 그 일을 했던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신뢰’라는 열매를 맺게 됐던 것이다.
김규동 조합장은 “향후 축산농가의 고령화와 사육비 증가로 영세한 소농가의 이탈이 예상되며, 사육기반은 대농가 위주로의 변화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여기에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 예상되므로, 우수한 축산물 생산을 위한 친환경 축산 등 프리미엄화로 축산농가의 수입 증대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세한 농가의 어려움을 분담하기 위해 나주축협은 ‘한우 입식도우미사업’을 전개했다. 입식자금이 부족한 농가를 지원해 유휴 축사를 활용함으로써 나주시 관내 한우 사육증대와 번식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는 축협사료의 전이용으로 소속감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합 경제사업의 활성화는 물론 입식자금 부족 완화와 축산농가 고급육 생산 등 이미 많은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나주축협은 하반기에 ‘번식우 농가 인공수정용 질소통’을 공급한다. 한우개량사업의 기반을 확보하고, 한우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독려해 자가 수정을 통한 적기 수정으로 수태율 증가와 한우개량사업을 조기 정착키 위한 것이다.
또 한우 사육농가의 가축 관리 편의성을 위해 ‘자동목걸이(스타치온) 설치’사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질소통 공급사업’에는 조합에서 30%를, 자동목걸이 설치에는 60%를 지원한다.
김규동 조합장은 “조합장의 위치는 조합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지도‧교육을 지원함으로써 축산업 발전을 통한 농가 소득증대를 꾀하는 것”이라면서 “조합원에게는 삶의 질을 향상케 하고, 소비자에게는 양질의 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배움’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길러야 조합의 발전과 조합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조합원들의 아낌없는 성원에 감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 마음으로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원하는 애로사항들을 풀어가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