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더위가 연일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면서, 화탕지옥이 따로 없다는 소리가 나온다.
화탕지옥이란 펄펄 끓는 무쇠솥에서 끓여지는 벌을 주는 지옥이다. 서해고속도로에서는 콘크리트가 솟아오르기도 했다. 뜨거운 날씨에 팽창력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 폭염 속에 사람도 가축도 모두 지쳤다.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초비상 상태다. 창문을 개방하고 선풍기, 팬, 물 뿌리기, 각종 냉방장치 등 온도를 낮추기 위한 방법을 총 동원해 가축에 정성을 쏟지만 역부족이다. 사람이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8일 현재 닭·오리·돼지 등 가축 79만 마리가 폐사해 42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닭이 75만 3000여 마리로 가장 많고, 오리 2만 6000여 마리, 메추리 1만여 마리, 돼지 3500여 마리 순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늘어난 수치다.
가축 사육 적정온도는 △한우·육우 10~20℃ △젖소 5~20℃ △돼지 15~25℃ △닭 16~24℃다. 가축들은 온도가 조금만 올라도 고온피해가 시작된 상태로 생각하면 된다.
30~35℃의 고온이 12일간 지속되면 비육우는 하루 체중 증가율이 75% 감소하고 비육돈은 60% 감소한다. 착유우는 산유량이 32% 줄고, 산란계 계란 생산량은 16%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일종의 정책보험인 가축재해보험 가입을 권장한다. 폭염재해보장 특약에 가입해 폭염피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보험 가입률은 △닭 91.8% △돼지 72.3% △오리 72.3% △메추리 44.9% △소 8.9%다.
미처 재해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농가도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가축입식비 △생계비 △경영안정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다. 가축입식비는 △한우(육성우) 156만원 △돼지(육성돈) 14만원 △토종닭(중추) 1036원 △오리(중추) 2564원 △메추리 137원이다. 피해 정도에 따라 생계비 및 고등학생 학자금(피해율 50% 이상) △영농자금 상환연기 △이자감면(피해율 30% 이상) 등을 지원한다.
피해농가가 희망할 경우 재해복구와 영농추진을 위해 ‘재해대책경영자금’도 지원한다. 고정금리 1.8%, 변동금리 1.28%로 대출 기간은 1년이다. 1년 연장이 가능하다. △한우(비육) 660만원/두 △비육돈 30만원/두 △육계 1만 7000원/수이다.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폭염도 일종의 재난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농어촌 거주 고령층 부모님에 대한 안부를 수시로 확인할 것”을 당부한다. 외딴 농업인 대상 의료지원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농업인 행복버스’와 농촌 거주 65세 이상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가사 활동을 지원하는 ‘행복나눔이’ 제도도 활용하면 좋겠다.
기상청은 폭염이 8월 상순까지 계속 될 것이라 예보했다. 햇빛이 강한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조심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어지럽거나 두통이 나타날 경우 곧장 그늘로 피할 것을 권고한다.
내년에도 여름은 온다. 올해 아쉬웠던 사항들을 꼼꼼하게 기록해 잊지 말고 개선하자. 세심한 관리와 주의로 비록 화탕지옥과 같은 폭염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한민국 축산농가들은 피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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