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시장 불안한 흐름지속
기상여건·수급변화 살펴야

7월 12일자 미국 농무부의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 시카고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곡물 가격은 저점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월 17일을 기준으로 주간 곡물 가격의 변화를 살펴보면 옥수수 0.4%, 대두 1.9% 하락한 반면 소맥은 1.2% 상승했다. 미국을 비롯한 남미, 유럽 등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수급 변화가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8/19 시즌 미국에서의 옥수수 및 대두 수급 전망은 작년 대비 좋지 못해 생산량이 줄고 소비량은 늘어나 기말 재고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7월 초반까지 미국 내 주요 산지 날씨는 상당히 양호해 곡물 생장이 빨라지고 생육 상태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어 곡물 가격의 하락을 견인해 왔다. 소맥의 경우 작년 대비 소비량과 수출량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증가 폭이 더 커 기말 재고량은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 역시 곡물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소가 됐으나 곡물 시장은 차츰 안정을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남미 시장의 곡물 수급 불균형이 오히려 더 큰 문제로 부각되어 있다. 2017/18 시즌 극심한 가뭄으로 브라질에서의 옥수수 생산량이 15% 가량 줄어든 반면 소비량과 수출량은 늘어나 기말 재고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주요 곡물 산지인 팜파스 지역이 지난 4개월 동안 극심한 가뭄에 시달려 옥수수 생산량이 20% 가량 줄었다. 2017/18 시즌 브라질의 대두 생산량은 큰 폭으로 늘어났으나 소비량과 수출량 증가 폭이 더 커 기말 재고량은 오히려 줄었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브라질산 대두 구매에 집중함에 따라 브라질의 대두 수출량이 18% 늘었으며 브라질산 대두 수출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전쟁을 계기로 중국의 대두 소비 시장이 위축됐으며 수입량 또한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에 초점을 두고 대두 대체 원료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 및 동남아시아산 원료들이 주요 대상이 될 전망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흑해 연안 국가들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 주요 소맥 생산국들의 사정도 여의치 않다. 상당히 건조한 날씨로 소맥 생산량이 급감하고 수출량도 감소하는 등 수급 불균형의 문제로 인해 소맥 가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시장에서는 7월 후반부터 8월까지의 혹서기 미국의 날씨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옥수수를 비롯한 대두, 봄밀 등 주요 곡물의 생장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시기인 만큼 날씨 변화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외부 시장과의 관계도 고려해 가격 방향성을 살펴야 한다. 국제 유가는 원유 공급량 확대로 하락세를 보임에 반해 달러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곡물 시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당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주요 국가의 기상 여건과 수급 변화가 곡물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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