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여름의 늦은 저녁 시간,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연수원의 교육실은 아직도 환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밤이 늦도록 꺼지지 않는 불빛에 의구심이 들어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늦은 시간까지 교육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의 열의가 상당히 높다는 부연도 이어졌다.
기자가 취재차 찾은 이곳은 강원도 평창군에 소재한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내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이다.
2015년 8월 문을 연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은 산업동물 전문수의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임상 실습 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하는 교육 기관<관련기사 10면>이다.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내에 소재하고 있어 개별 대학교의 교육 시설로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곳 연수원은 특정 학교의 전유물이 아닌 정부 차원의 교육 기관(사업비를 정부, 서울대, 대한수의사회에서 분담)이다. 때문에 전국의 수의과대학생, 산업동물 임상수의사, 축산관계자, 공중방역수의사 등 교육대상의 폭이 넓다.
현재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기존 수의사들에 대한 교육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전국의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연중 교육을 받고 있다.
수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뉜다. 1주의 기본 과정은 대동물(소, 돼지)의 기본적인 부검, 채혈, 주사 등과 임신진단(직장검사), 질병 확인 등 현장 진단기술 교육으로 구성된다. 기본과정은 올해 7개 수의과대학에서 402명이 참여한다.
심화과정은 산업동물 임상에 진출하고자 하는 의욕이 높은 3~4학년 수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더욱 심층적인 교육이 2주 동안 진행된다. 연수원 측에 따르면 올해 심화과정은 지난해에 비해 신청자가 많아 정원을 초과했다. 때문에 신진수의사로 먼저 진출하게 될 4학년생 30명을 우선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교육 신청자가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산업동물 임상 분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다.
연수원에서 교육연수부장을 맡고 있는 이인형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학생들의 성향이 변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산업동물 임상 분야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이런 이유로 연수원 측에서도 한명이라도 더 많은 학생들에게 산업동물 임상 실습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지만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정원을 늘릴 수가 없는 실정이다. 현재의 예산으로는 오히려 매월 수백만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잘 할 수 있을 때까지’라는 교육이념으로 철두철미한 교육을 진행하다보니 실습 기자재 등을 초과 사용해 계획된 비용을 넘어서는 일이 다반사기 때문이다.  
미국(UC Davis 등)과 일본(북해도 농업공제연합회연수원 등)은 일찍부터 산업동물 임상전문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교육기관은 산업동물전문수의사 양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FTA 및 수의사처방제 실시 등에 따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산업동물 수의사의 양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특히 구제역과 AI 등 재난형 가축전염병에 대응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산업동물 전문수의사의 임상 능력 향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교육 예산 확대를 위한 정부와 산업계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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