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곡물시장 위축
소맥가격은 생산량 줄며 상승

미중 양국 간 무역 협상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첨예한 대립으로 맞섬에 따라 미국은 7월 6일부터 연간 340억 달러 규모로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2주 안에 16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제품에도 추가적으로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중국 역시 그에 상응해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 등 주요 수입 품목들에 대한 보복 관세를 즉시 부과키로 했다. 세계 경제사에서 가장 큰 무역 전쟁의 발발과 장기전으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가 국제 시장을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곡물 시장은 차분한 분위기에 오히려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를 보였다. 무역 전쟁에 따른 가격 하락 요인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인식하에 저가 매수세가 선물 시장에 유입되면서 곡물 가격의 하락세를 제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지적재산권 침해와 불공정 무역 행위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더 큰 규모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중국 역시 미국의 신보호주의에 반발하면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표명하고 있어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중 양국 간의 무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국제 곡물 시장도 계속해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미중 무역 전쟁의 긴장감이 곡물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으나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반구 주요 생산국들의 날씨 변화가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옥수수와 대두는 예년보다 빠른 생장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생육 상태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겨울밀은 적기에 수확에 들어갔으며 봄밀 역시 빠른 생장과 양호한 생육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7월 중반까지 미국 내 주요 곡물 산지 날씨는 상당히 좋을 것으로 예보되어 있어 곡물 가격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과는 대조적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등 흑해 연안 국가들과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의 곡물 산지 날씨는 좋지 못해 곡물 특히 소맥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소맥 생산국인 러시아는 생산 면적 감소와 건조한 날씨로 인해 소맥 생산량이 작년 대비 19% 이상 줄어들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럽연합 역시 고온 건조한 날씨로 인해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며 수출 여력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럽 선물 시장(Euronext)에서 거래되는 소맥 선물 가격은 큰 폭으로 올라 2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남미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브라질에서는 2기작 옥수수가 수확 중에 있으나 파종 지연과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브라질 대두 생산은 늘어났으나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브라질산 대두 구매에 집중함에 따라 브라질산 대두 수출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브라질 내수 시장에서는 오히려 대두 부족 사태를 겪고 있어 일부분을 수입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미 아르헨티나는 생산량 급감에 따른 내수 시장 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해 일부 물량을 수입한 바 있다. 시장의 관심은 7월 12일자 미국 농무부의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에 집중되어 있다. 선물 시장 역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곡물 수급 전망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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