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파종면적 전망치 상회
미중 무역전쟁에 가격 하락

6월 한 달 동안 미국 시카고 선물 시장에서 거래됐던 옥수수, 소맥, 대두 등 주요 곡물 가격은 10% 넘게 하락했다. 7월 첫 거래일에도 하락세는 이어져 옥수수와 소맥은 4~5%, 대두는 2% 가까이 떨어졌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미국의 올해 곡물 파종면적 보고서가 6월 29일 발표됐다. 옥수수 8913만 에이커, 대두 8956만 에이커, 겨울밀 3273만 에이커, 봄밀 1320만 에이커에 파종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대비 옥수수와 대두의 파종 면적이 약간 줄었으나 지난 3월 예상했던 면적보다 늘었다. 겨울밀 파종 면적은 작년 대비 0.1% 증가했으나 봄밀의 파종 면적은 크게 늘어나 작년 대비 19.9% 증가했다. 지난 3월 예상했던 면적보다도 4.6% 늘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 보다 미국 내 주요 곡물의 파종 면적이 넓게 나타나 곡물 가격은 하락 압박을 받았다.
미국 농무부는 파종 면적과 함께 분기 재고 보고서를 발표했다. 6월 1일까지 옥수수 분기 재고량은 1억 3478만 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대두 분기 재고량은 3324만 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4% 늘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지 않음에 따라 대두 재고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옥수수 및 대두와 달리 소맥 분기 재고량은 2994만 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6.8% 줄었다.
곡물 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이었던 미중 양국 간의 무역 전쟁이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여 대두를 중심으로 한 곡물 가격의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예고한 바대로 6일부터 미국은 연간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순차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역시 그에 상응한 보복관세 조치를 동시에 발효한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해 미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과 세계 2위 대두 수출국인 미국은 이번 무역 전쟁으로 인해 서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이미 중국은 등을 돌려 브라질에서 비싼 가격에 대두를 구매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수출 부진으로 대두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미중 양국이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않고 장기전에 돌입하게 될 경우 피해의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주요 곡물 산지의 날씨는 양호해 생육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으며 생장 속도가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생육 상태 또한 상당히 좋아 곡물 가격을 하락세로 이끌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7월의 날씨 변화에 주목하면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7월이 생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어느 정도 수분(受粉)이 잘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한 해의 농사가 결정되는 만큼 이 시기의 날씨 변화가 곡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미중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고온 현상과 폭우로 인한 홍수 사태가 발생해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이와 같은 날씨가 지속될 경우 곡물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권 국가와 남미, 호주 등 주요 국가의 올해 곡물 생산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최근 국제곡물이사회(IGC)는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주요 곡물의 생산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의 수급 변화에도 관심을 갖고 곡물 가격의 방향성을 살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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