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돈 700두 규모 신규GGP 준공
미생물 활용 가축분뇨 완전 분해
심의·건축 과정서 민원 발생 없어
태동 24년 만에 종돈기반을 확대

종돈부터 고기 가공·유통·판매 등
수직계열화시스템 더욱 견고하게
최적의 사육 환경 조성‘구슬땀’사료량 맞춤형 ICT기술까지 접목

태흥양돈그룹(회장 이석주)이 모돈 700두 규모의 GGP 농장을 6월 준공했다. 전남 해남군 황산면에 위치한 기존 GGP 농장 바로 옆자리에 지어졌다. 2층 돈사 구조로 건물면적 2600평, 부속 건물 포함 3200평 가량으로 공사 기간은 10개월이 소요됐다. 기존 GGP 농장(모돈 700두, 건평 3000평 규모)은 GP 농장으로 전환한다.

 

태흥양돈그룹은 태흥축산, 태흥종축,  태흥한돈을 가족회사로 두고 있다. 이석주 회장이 1994년 전북 고창에서 태흥축산을 창립한 이후 2002년 전남 영광군 종돈장 등록(GGP 200두, GP 1400두), 2012년 전북 익산 육가공공장 ‘태흥한돈’ 설립으로 종돈·돼지 생산부터 육가공·유통·판매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1차로 완성했다. 태흥한돈은 일일 돼지 500두 처리가 가능하며 1, 2차 가공과 유통·판매장 시설을 갖췄다.
태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2013년 모돈 700두 규모의 해남 GGP 농장을 준공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에 그 옆에 동일한 규모인 모돈 700두의 새로운 GGP 농장을 설립하며 개량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태흥은 태동 24년 만에 한 개의 GGP 농장(해남), 2개의 GP 농장(해남·영광)으로 우수 종돈 공급 기반을 확대시켰다.
또 2개의 비육농장(고창·김제)을 포함해 돼지 상시사육두수 8만 5000여두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개인(한돈농가)이 조성한 수직 계열화 모델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흥은 평소 마을주민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농장 악취 미발생 관리로 이번 GGP 농장 신축 심의와 건축 과정에서 주민들과 아무 마찰 없이 무사히 준공을 마칠 수 있었다.
신규 GGP 농장에는 악취저감 기술로 원시스템을 적용했다. 미생물을 활용해 가축분뇨를 분해시키고 돈사 내부를 순환시키는 시스템이다. 기존 농장에 적용한 결과 악취저감 및 고품질 액비 생산에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또 다산성 모돈이 자돈을 많이 낳아도 이유에 문제가 없도록 분만틀을 넉넉하게 마련했다. 32개만 설치해도 돼는 분만틀은 양자관리가 용이하도록 4개 더 추가했다.
최적의 돼지 사육 환경 조성을 위해 분만사에는 바닥난방을, 자돈사에는 히팅패드를 설치했으며, 에어컨, 쿨링패드 시설도 갖췄다. 3중 단열로 외부 온도의 영향을 덜 받고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도록 했다.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돈사 안의 콘센트를 없앤 것도 특징이다. 돼지 개체별 일령별 성장수준이나 출산을 고려해 사료량을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포유모돈 자동 급이기 등 ICT 기기도 설치했다.

 

# 개량속도 2배 향상 기대
태흥은 이번 해남 GGP 농장 준공으로 개량 속도가 기존보다 빨리질 것으로 기대한다. 강건성 및 고급 육질의 북미 품종인 세다릿지(미국에서 2013년 도입)와 다산성인 덴브리드(덴마크에서 2015년 도입) 개량을 통해 ‘많이 낳고 잘 키우는 한국형 종돈’ 개량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한국형 종돈이란 국내 사육환경에 적합하도록 개량한 품종을 말한다. 국내 대부분 종돈장에서 한국형 종돈 생산을 희망하지만, 태흥과 같이 과감한 투자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태흥의 종돈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전성주 태흥종축 대표는 “모돈 700두 규모의 GGP와 2만 1000두 규모의 GP로는 개량 속도가 늦다는 생각을 했다”며 “개량 속도를 높여 더 좋은 종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막대한 예산을 들여 GGP 농장을 신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 국가의 품종은 개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존에 공급하던 세다릿지에 2015년 들여온 덴브리드를 교배시킨 결과 서로의 장점을 받은 종돈이 탄생했다”며 “미국과 유럽 종돈의 대륙간 교배를 통해 돼지를 많이 낳고 잘 크는 종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덴브리드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돼지로 인식된다. 그러나 같은 품종끼리는 잘 크지만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유전능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를 확인했다”며 “세다릿지와 교배하면 좋은 후대가 나왔다. 신규 GGP에서는 후보돈을 선발해 자돈을 2산까지만 생산하고 GP 농장으로 옮겨서 F1을 생산하도록 하면, 육종개량 속도가 지금의 2배로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태흥의 설립자인 이석주 회장님은 평소에 우수 종돈 생산·공급으로 한돈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 신념을 말씀하신다”며 “종돈을 팔아서 돈을 벌 생각을 하지 말고 태흥이라는 이름에 먹칠하는 일 없도록 할 것을 늘 당부 하신다”고 전했다.
태흥은 좋은 유전자 개발을 통해 한돈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한층 향상시킨다는 목표로 충남대 도창희 교수팀으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있다. 유전 평가 및 선발, 계획 교배 및 계통 조성을 통한 태흥종돈 개발에 도움이 되고 있다. 업무기획 및 피드백을 위한 분기회의, 교배 선발체계 구축 및 운영 점검, 매주 종돈 능력 평가 및 개량 성과 점검 등을 실시한다.

 

# 위기를 기회로…
태흥은 2002년 영광 종돈장(GGP 200두, GP 1400두)에서 종돈 개량을 시작했다. 2013년 해남 GGP 농장을 준공한 후 우리나라 사육환경에서 최고 성적을 낼 수 있는 종돈을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앞만 보고 달려가던 태흥에게 2016년 6월 해남 GGP 농장의 화재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분만사와 자돈사가 불타면서 4000두의 돼지를 잃었다. 전 대표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아픔의 순간이다”라며 “화재 연락을 받고 미친 듯이 운전한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 화재가 새로운 GGP 농장 건립의 계기가 됐다. 화재 돈사 정비와 함께 인근에 땅을 매입해 허가 신청을 내고 다음해에 공사에 들어갔다. 화재로 인해 종돈생산 능력이 위축되기보다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확대됐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냈다. 새로운 GGP 돈사 내부에는 콘세트를 없앴고, 전기공사 등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 쓰며 혹시 모를 화재 예방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 포유개시 목표 15두
태흥은 지난 6월 1일 한국종축개량협회가 실시한 ‘2017 종돈능력검정보고회’에서 종돈검정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총 36개 종돈장에서 6만 8318두가 검정을 실시했다. 이는 1992년 검정 시작 이래 가장 많은 검정두수다. 여기서 태흥이 1등을 했다.
전 대표는 “이석주 회장님은 늘 어떤 일을 하던 남들보다 더 해야 한다고 말씀 하신다”며 “대륙간 교배로 완성한 한국형 종돈 공급을 통해 고객농장 성공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태흥에게 이번 GGP 농장 준공은 또 다른 시작이다. 포유개시 목표는 요크셔와 랜드레이스 모두 15두로 설정했다. 2020년 달성을 목표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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