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하여 여럿이 서로 의논함’. 협상의 사전적 의미다.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면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해야 한다.
지난 7일부터 원유가격 협상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달 안에 네 차례 위원회가 열린다.
이미 지난 19일 열린 회의까지 합쳐 이제 단한번의 자리만 남았다. 과연 마지막 날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까? 협상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원유가격 조정범위인 리터당 926원, 927원 두 금액 중 하나로 올해 원유가격이 결정돼야 한다.
이들의 협상이 지닌 목적은 원유기본가격 조정범위 내에서의 금액 결정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을 보면 이름만 ‘협상’위원회일 뿐이지 실제 협상을 위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협상테이블에 앉은 생산자와 수요자 둘 다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울 뿐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협상이 어려운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결과에 따른 책임 때문이다.
양 측을 대표해 협상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거나 협상에 반영할 수가 없다.
때문에 실제 회의는 정회와 속개가 반복된다. 실제 협상을 위한 회의시간보다 각자 의견을 취합하는 시간이 더 길 정도다. 위원장은 결과를 낼 수 없는 회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에 회의감마저 느낀다고 말한바 있다.
그렇다고해서 이 과정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협상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점을 도출해 내려고 노력을 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도 산업에서는 필요한 요소다.
협상테이블에 앉은 이들도 유업계의 일원이고 낙농생산 현장의 일원이다. 남의 일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을 하는 자리에 앉았다. 이들이 느끼는 중압감이 협상을 더디게 하고 있다.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합리적인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대표단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협상 결과에 따른 책임을 이들에게 지워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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