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가격 급락하며 저점 갱신
미·중 무역전쟁, 달러강세 작용

이번 주에도 미국 시카고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곡물 가격 하락세는 두드러져 6월 19일을 기준으로 주간 옥수수 가격은 7.8%, 소맥 가격은 6.3%, 대두 가격은 11.2% 하락했다. 옥수수 가격은 연중 최저점 경신은 물론 계약 기간 동안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대두 가격은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소맥의 경우 겨울밀 가격은 지난 4월 후반의 저점 수준까지 도달했으며 봄밀 가격은 연중 최저점 경신은 물론 1년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미중 무역 전쟁과 달러 강세, 미국에서의 곡물 생육에 유리한 날씨 등이 계속해서 곡물 시장에 영향을 줘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곡물 가격은 최근 3주 동안 수직 낙하해 새로운 저점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비롯한 유럽연합, 캐나다, 멕시코 등 주요 무역 상대국들과의 무역 격차를 줄이기 위해 꺼내든 고율의 관세 부과 조치가 상대국들의 맞대응으로 인해 미국의 농산물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이 보복 관세 조치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제한해 미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
멕시코 역시 자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미국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산 제품들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산 철강, 돼지고기, 치즈 등이 1차 적용 대상 품목이나 옥수수나 대두 등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멕시코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옥수수를 수입하는 국가이며 미국산 옥수수의 최대 수입국이므로 미국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연준이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양일간에 걸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올 하반기에 두 차례 더 기준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지난 1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를 축소하되 내년 여름까지 기준 금리를 올리지 않기로 결의함에 따라 달러 강세 기조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은 신보호무역주의 정책뿐만 아니라 달러 강세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함에 따라 일부 신흥국들의 금융 불안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어 곡물을 포함한 원자재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외부 시장뿐만 아니라 내부 시장의 약세 요인 역시 곡물 가격을 하락세로 이끌고 있다. 미국 주요 곡물 산지 양호한 날씨로 예년보다 작황 상태가 좋아 옥수수 및 대두의 단위당 수확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옥수수 및 대두의 발아 속도 및 생육 상태는 상당히 양호한 편이며 봄밀은 발아를 끝내고 출수 단계로 넘어갔다. 겨울밀도 예년보다 수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단기간의 날씨 전망도 좋아 생육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도 올해 북반구 날씨는 엘니뇨나 라니냐 같은 극심한 기후 변화의 발생 가능성은 극히 적은 중립적인 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유럽연합과 러시아를 비롯한 흑해 연안 국가들의 날씨가 상당히 건조해져 곡물의 작황 상태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것은 문제로 남아 있다. 특히 생산 비중이 높은 소맥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캐나다 앨버타 주에서는 유전자 변형 밀이 발견되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주요 국가에서는 수입을 잠정 중단하는 긴급 조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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