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와 물로 유기물 제거

저압 세제 도포 고압 세척

최소 3회 이상 반복 필수

제거 후 반드시 자가진단

최근 산란계농가들이 농장에 잔류된 피프로닐 설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가 닭진드기가 많이 발생하는 하절기에 대비해 지난달 10일부터 계란 검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전남 나주 소재 산란계농가에 이어, 28일에는 경기 파주 소재 농가의 계란에서 피프로닐 설폰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피프로닐 설폰은 기온이 올라가면 노출량이 많아지는 까닭에 향후 부적합농가가 더 발생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렇다면 피프로닐 설폰의 제거법은 없는걸까.

 

# 피프로닐이란
피프로닐이란 페닐피라졸 계열의 살충제로 1993년부터 세계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벌레의 중추신경계를 파괴하는데, 개나 고양이 등에 기생하는 이나 진드기를 잡는데 사용된다.
가정용 바퀴벌레 살충제로도 많이 쓰이며, 농가에선 해충 박멸에 사용된다.
독성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사람이 식용으로 삼는 작물이나 축산물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을 중간 정도의 독성을 가진 2등급의 유해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피프로닐은 충분히 익혀도 파괴되지 않으며, 인체에 유입되면 주로 체내 지방에 축적된다. 분변으로 배출되기는 하지만 다른 농약 성분보다 배출 속도가 더딘 편이다. 급성중독 증상으로는 발한, 오심, 구토, 복통 등이 있으며 일정수준 이상을 섭취할 경우 간, 갑상샘, 신장 등의 기능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피프로닐이 문제시되는 이유는 지방친화성이 높다는데 있다.
지방친화성이 높기 때문에 가축에 노출될 경우 지방을 함유하는 계란, 우유 등의 산물로 배출된다는 것.
실제 닭의 경우 피프로닐에 경구 노출시 섭취량의 50%가 분변으로 배출되고, 최소 20%가 체지방에 축적되며, 10% 이상이 계란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농장에 침착시 제거 어려워
같은 이유로 피프로닐 오염시 즉시 제거하지 않을 경우, 제거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피프로닐은 친유성(親油性) 기질이 강해 물에 거의 녹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전문가들은 피프로닐이 오랜 기간 농장 내 시설물에 달라붙을 경우 제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 김성호 박사는 ‘닭진드기 및 산란계 질병 교육’에서 피프로닐을 ‘김치국물’로 비유했다.
김성호 박사는 “흰옷에 김치국물이 묻었을 때 바로 지우면 지워지지만, 오랜 시간이 경과한 뒤 지우면 자국이 남는 것과 같은 원리”라면서 “국내의 경우 피프로닐에 오염된 후 수년의 시간이 경과해 제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산란계농장의 경우 오랜 기간 피프로닐을 반복 사용한 까닭에 닭의 체내에서 분비된 물질과 계사 내 먼지 등이 혼합된 형태로 층층이 쌓여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농장에 신계군을 입식했음에도 불구, 피프로닐 설폰이 지속적으로 검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농장 시설물에 침착돼 피프로닐이나 대사산물인 피프로닐 설폰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계군들의 경구 및 피부와 접촉하며 피프로닐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 잔존 유기물 제거
그렇다면 제거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빈 계사의 경우 에어와 물을 이용해 계사 내부시설과 벽 등의 잔존유기물을 완전히 제거한다.
그 다음 사료급이기와 계분벨트를 작동한 상태에서 저압으로 골고루 세제를 도포하고 도포한 세제가 마르기 전 고압으로 세척한다.
이 작업은 유기물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최소 3회 이상 반복하고 시설물 부식방지를 위해 행굼제로 헹군 후 고압세척기로 씻어낸다.
이때 피프로닐 제거가 가능한 다목적세정제나 축사용세정제 등 알카리 성질의 세제를 택하고, 지하수인 경우 세정력을 높이기 위해 연수제를 첨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같은 작업을 최소 3회 이상 실시하는 것이다.
국내 대부분 농장의 경우 닭 비듬 등의 지방과 단백질, 분변과 분진, 철판의 녹 등이 혼합돼 오랜 기간 단단하게 층층이 쌓여있어 산화제와의 접촉이 불량한 경우가 많다는 것.
또한 산화시킨다 해도 피프로닐을 독성이 덜한 피프로닐 설폰으로 전환하는 것에 불과해, 피프로닐 설폰을 제거하지 않으면 계란으로의 전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 제거 작업 후 관리 필수

따라서 전문가들은 피프로닐 제거작업 후 자가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피프로닐 제거작업의 특성상 세척 후 농도가 급격히 상승할 우려가 있고, 시료채취나 분석방법, 분석기관 등에 따라 수치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작업 전과 작업 후의 수치를 비교해 시설물의 오염도를 분석하고, 신계군 입식 후에도 주기적으로 계란 내 피프로닐 설폰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성호 박사는 “살충제계란이 시작된 네덜란드의 경우 수개월에서 1년 이상 피프로닐 제거작업 중에 있다”면서 “피프로닐은 제거한다기보다는 고농도에서 저농도로 오염농도를 낮추는 것으로 보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 피프로닐에 대한 현재까지의 결론은 세척으로 제거해나가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노계 도태시 제거작업을 병행해 오염농도를 최소화하는게 옳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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