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갈등 투자심리 위축
옥수수·대두·소맥 가격 하락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던 곡물 가격이 지난 주 초반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6월 5일을 기점으로 주간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살펴보면 옥수수 4.1%,  대두 2.8%, 소맥 4.9% 하락했다. 대내외 시장의 가격 하락 압박 요인으로 인해 곡물 가격은 맥을 못 추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 전쟁 이후 멕시코, 캐나다, 유럽연합 등에 대해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에 따라 상대국들의 보복 조치로 미국산 농산물의 수출이 제한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산 옥수수 최대 수입국인 멕시코는 이번 무역 전쟁으로 인해 미국으로부터의 옥수수 수입에 제한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베이징에서의 미·중 제3차 무역 협상 또한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면서 양국 간의 무역 전쟁 긴장감 역시 고조되어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제한 우려가 계속해서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
미국발 글로벌 무역 전쟁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원자재를 비롯한 곡물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를 상당히 위축시켜 놓았다. 세계은행(WB)은 ‘2018년 6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았다. 국가 간 보호무역주의 강화, 금융시장 변동성의 확대, 국제 정치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세계 각국이 관세를 줄줄이 인상할 경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수준으로 무역량이 줄어들 것이란 경고도 덧붙였다.
국제유가와 관련해서는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 차질에 대비해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가 원유 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오는 2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그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미국은 계속해서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며 원유 산유국들의 증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외부시장 상황뿐만 아니라 내부시장 상황 역시 곡물 가격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남미를 비롯한 동유럽권 국가들의 기상 악화에 따른 곡물생산 부진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곡물생산 상황이 양호해 곡물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5월 중반까지는 기상 악화로 인해 미국에서의 곡물생산 상황도 좋지 못했으나 5월 후반부터 생육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곡물 가격도 상승 추세에서 하락 추세로 전환됐다.
옥수수 및 대두의 파종 및 발아 과정이 예년보다 빨라졌으며 생육 상태를 나타내는 ‘우수’ 등급 역시 20년 만에 가장 좋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맥의 경우도 봄밀 발아율과 겨울밀의 출수율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는 등 미국 내에서의 주요 곡물 작황상태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다만 옥수수, 대두, 봄밀은 생육 초기 단계이므로 향후의 기상 변화에 따라 곡물작황 상태도 달라질 전망이며 그에 따라 곡물 가격의 변동성도 지금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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