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곡물가격 상승세서 급 반락
기상·국제정세 변화에 출렁

주간 곡물 가격은 강한 상승세를 타며 급격한 상승 흐름을 보이다가 새로운 기류를 타면서 급 하강하는 시소게임을 펼쳐보였다.
옥수수의 경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연중 최고치까지 갈아치웠으나 곧바로 주저앉아 지난주 대비 4% 이상 떨어졌다. 겨울밀 역시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으나 하락 압박을 받아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대두 역시 해외 수요 증가로 지난주 대비 4%까지 치솟았으나 시장 분위기가 바뀌면서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수급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외부 시장의 다양한 변수들이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줌에 따라 곡물 가격은 급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던 요인 가운데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기상 악화로 인한 작황 부진이 큰 몫을 차지했다. 옥수수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브라질 산지 기상 악화가 옥수수 가격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소맥의 경우 미국, 캐나다, 호주, 러시아 등 주요 생산국들이 건조한 날씨를 보여 생산 전망이 좋지 못한 점이 소맥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대두 또한 미·중 제 2차 무역 협상 이후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 재개 전망 등으로 인해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브라질 내 트럭 운송업체들의 파업 시위가 확산된 점 또한 대두를 비롯한 옥수수 가격의 상승 요인이 됐다. 디젤 가격 인하 문제로 촉발된 트럭 운송업체들의 파업은 브라질 경제에 상당한 피해를 줬으며 시위 종식 이후에도 원상회복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산지에서 수출항까지의 곡물 운송 역시 원활하지 않을 전망이며 열악한 물류 인프라로 인해 수확 이후의 곡물 처리에 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승 분위기에 휩싸였던 곡물 가격은 순식간에 급 반락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지난 17~18일 미·중 제2차 무역 협상 이후 상호 관세 부과를 보류키로 했으나 5월 29일자로 미국이 틀을 깨고 5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중국 역시 이에 대해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곡물 시장은 점입가경이 되어버렸다. 특히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수요 확대 기대감이 일시에 축소됨에 따라 치솟고 있던 곡물 가격은 주저앉아 버렸다. 미·중 무역 전쟁 재점화에 이어 이탈리아의 정국 불안과 유로존 탈퇴론까지 부각되자 국제 금융시장은 얼어붙었으며 곡물을 포함한 원자재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곡물 가격의 상승 요인이었던 미국 내 곡물 파종 지연 및 생육 상태 악화 문제 역시 기상 여건 개선으로 축소됨에 따라 곡물 가격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미국 농무부 주간 곡물 생육 현황에서 옥수수 및 대두의 파종이 빨라졌으며 밀 발아 과정 역시 좋아 예년보다 빠른 생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상당히 가물었던 봄밀 산지에도 비가 내리면서 생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겨울밀의 경우 출수율이 올라가고 있으며 생육 상태도 나아지고 있다.
곡물 시장은 대내외 시장의 다양한 변수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급격한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다. 계속해서 주요 생산국들의 기상 상황과 생육 상태, 거시경제 지표의 변화 등에 주목하면서 곡물 가격의 변동성에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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