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처리 포함 매년 하향추세
구제역 발생이 원인이지만
한국산 인지도 부족도 한몫
검증 안돼 업체·소매점 꺼려

시장 개척 막대한 비용 발생
부득이 수출단가 높이게 돼
돈육산업 외연 확대 위해선
현지 ‘합동프로모션’ 필수적

 

돼지고기 제품 수출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구제역 발생이란 원인 외에도 지난 2016년 부로 중단된 돼지고기 수출지원사업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드러나, 축산물 수출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열처리제품, 부산물, 정육 등을 포함한 국내 돼지고기 제품 수출량은 매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돼지고기 제품 수출량은 1459톤으로 2016년 2074톤보다 약 30% 감소했으며, 수출액도 673만2000불에서 518만4000불로 154만8000불 감소했다.

게다가 올해 수출전선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올해 수출량은 1분기 기준 총 255톤으로 전년 동기 450톤 대비 약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수출 감소…인지도 부족도 영향

이처럼 매년 돼지고기 제품 수출량이 감소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구제역 발생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2010년 전국적인 구제역 발생 후 대부분의 수출업체들은 정육 대신 질병 유무와 관계없이 수출 가능한 열처리제품 등으로 노선을 변경했다는 것.

그러나 이후로도 구제역이 지속 발생하자 한국산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고, 이는 한국 제품에 대한 구매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원인으로 한국 제품의 인지도 부족을 지목했다.

한국 제품의 경우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탓에 홍콩이나 일본 등의 수출국에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것.

경쟁국들의 경우 10여 년간 수출한 까닭에 제품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지만, 한국 제품은 전혀 검증이 되지 않아 수입유통업체와 소매점 등에서 취급을 꺼린다는 것이다.

 

# 시장 개척비용 막대해 엄두 못내

때문에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업계의 가장 큰 현안이다.

그럼에도 불구 대부분의 수출업체들은 수출시장 개척에 미온적인 실정이다.

시장 개척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까닭에 수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관계자 역시 이같은 점을 토로했다.

그는 “파킨샵이나 웰컴 등의 대형할인매장 입점시 시식판촉행사 및 홍보광고 등을 요청한다”며 “적게는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소의 지점에서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때문에 시장개척 초기에는 판촉행사비, 출장비, 초청경비 등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업체는 적자보전을 위해 부득이 수출단가를 높이게 된다”면서 “이는 수출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관계자도 “수출 개척단계에서는 소량주문으로 마진이 거의 없이 원가에 수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컨테이너를 가득 채우지 못 하고 수출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는데 이에 따른 과다 물류비 발생으로 적자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이유로 업체들은 신규시장 개척 및 홍보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고, 이는 수출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 시장 안착 위해 수출지원 뒤따라야

따라서 업체관계자들은 정부와 관련단체 등에 돼지고기 제품 수출활성화를 위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수출업체가 현지시장에 안착해 자립기반을 세울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돼지고기 소비시장은 한정돼있다는 것. 때문에 저지방부위 가공 등을 통해 비선호부위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내 한돈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게 이들 주장의 근간이다.

특히 이들은 돼지고기 제품 수출 확대를 위해 자금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돈수급안정자금으로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4억원씩 지원돼온 돼지고기 수출활성화 사업과, 한돈자조금 지원으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1억원씩 지원됐던 돼지고기 수출물류비 지원이 중단된 후 돼지고기 제품 수출량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에 돼지고기 열처리제품을 수출 중에 있다는 한 업계관계자도 이에 동조했다.

“지난 2010년 구제역 발생 후 수출과 중단이 반복되며 정육 대신 햄, 소시지, 불고기 등 열처리제품으로 수출품목을 전환케 됐다”는 그는 “과거에는 홍보비와 물류비를 지원해줬는데 지원이 끊긴 이후 수출물량이 계속 줄고 있다”고 밝혔다.

 

# 장기적 로드맵으로 수출 지원 필요

이에 업계전문가들은 돼지고기 제품 수출 확대를 위해 장기적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때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은 막걸리 역시 10년 이상 꾸준히 지원한 결과라는 것. 때문에 당장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가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야만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한국 제품 인지도 향상을 위해 수출국 현지 합동프로모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반 수출업체의 개별홍보는 효과가 미미한 만큼 수출업체 공동의 대형 마케팅행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관계자는 “수출대상국의 수입 및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한국의 축산물 수출정책부터 수출업체의 제품설명 등 일괄홍보를 진행해 수출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면서 “방문객들이 많은 식품전시회에서 한국 제품 홍보를 수행해 현지 소비자 및 수입업자들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출국 현지 인기프로그램에 한국산 돼지고기 홍보영상 방영 및 식품전문지 광고 역시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자금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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