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미·중 무역갈등 봉합…곡물가 상승
기상 전망 기대난…고공 행진 우려

미·중 무역 전쟁의 해결을 위한 제 2차 무역 협상이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에 걸쳐 워싱턴에서 진행되었으며 양국 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수준에서 협상이 마무리됐다.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중국이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적시되지 않았으나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보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미국산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길이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되어 대두를 비롯한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은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앞서 중국이 미국산 수수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중지하고 지난달에 내려진 예비 판정을 철회하는 등 유화적인 입장을 내비친 점 역시 곡물 가격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무역 분쟁 해소로 미국의 대중국 농산물 수출량이 35~40%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내 기상 여건에 따른 곡물 가격의 변화 움직임 역시 상당한 편이다. 5월 20일을 기점으로 옥수수의 파종이나 발아 속도는 상당히 빨라져 예년 수준을 회복했으며 대두의 파종 속도는 예년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날씨 전망은 좋지 않아 곡물의 파종 및 초기 생육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계속해서 곡물 가격을 위로 떠받치고 있다.

특히 소맥의 경우 겨울밀의 출수와 봄밀의 파종 및 발아 속도가 예년보다 뒤처져있어 소맥 가격은 지난 주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호주, 러시아 등 주요 소맥 생산국에서의 날씨 역시 좋지 못해 생육 상태가 악화된 점 또한 소맥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연밀의 단위당 수확량 전망치가 종전 에이커당 92.64부셸에서 92.04부셸로 하향 조정되는 등 유럽연합의 연밀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해서 남미 시장에서의 옥수수 및 대두 공급 불안 요소가 국제 곡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의 옥수수 및 대두 생산 급감과 브라질에서의 2기작 옥수수 생산 저조로 인해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브라질의 한 컨설팅 기업은 브라질 전체 옥수수 생산량이 7902만 톤에 이를 것으로 보아 브라질 곡물공급공사(Conab)가 지난 10일 전망한 8920만 톤보다 옥수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브라질 주요 옥수수 산지는 상당히 건조한 날씨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는 서리로 인한 피해까지 발생해 생산 여건은 상당히 좋지 못하다. 설상가상으로 브라질 트럭 운송업체들이 디젤 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으며 주요 곡물 수출항인 산토스 항과 파라나과 항을 통한 곡물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브라질 북부와 남부 수출항으로 곡물을 공급하는 주요 고속도로인 BR-163을 따라 4개 지점이 봉쇄되어 있다. 정부 측이 제안한 세제 감면 혜택이 아니라 디젤에 부과되는 세금 자체를 없애줄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시위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중 양국의 무역 관계 개선 여부와 주요 생산국들의 날씨 변화, 브라질에서의 시위 확산 여부 등이 향후 곡물 가격의 방향성 설정에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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