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한우리더 K-Farm…「치우농장」
대한민국 한우리더 K-Farm…「치우농장」
  • 한정희 기자
  • 승인 2018.05.11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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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 세대 격차 슬기롭게 극복

153마리 묻고 약물 치료까지
농장 내놓고 다른 일 하기도
축산 꿈 접을 수 없어 재도전
‘청정화만이 살 길’ 관리 철저

우성사료 사업파트너 계기로
성적 우수 출하월령도 단축
암소 자질 높이는 개량 초점
투자 대비 수익 보면 대만족

 

“지금도 2011년 1월 15일 아침을 잊지 못해요.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구제역 때문에 153마리의 소를 내 손으로 묻어야 했어요. 그 때의 아픔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힘들었어요. 이 일(한우사육)을 접을까 하는 생각에 농장을 매물로 내놓고 다른 일을 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축산에 대한 꿈을 접을 수는 없었습니다.”

경기도 평택 치우농장 이상일 대표는 과거 구제역 살처분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이러한 아픔을 딛고 지금은 200두 규모의 일관 농장으로 다시 일으켜 한우와 함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기르던 한우를 모두 매몰하고 다시 입식 하는 데는 7개월여 시간이 소요됐다. 청정화를 인정받기 위해 수차례의 소독과 물청소 등을 실시했다. 농장 구석구석에 있는 가축분뇨와 사료 찌꺼기, 먼지 뭉치까지 깨끗하게 쓸고 닦아냈다. 청정화 인정 후에도 소를 구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8월에 신규 입식을 할 수 있었다.

 

# TMR 편리성 포기

어렵게 다시 시작한 만큼 이 대표는 성심을 다해 한우사육에 임했다. 그 결과 치우농장의 2017년 성적을 살펴보면 △한우거세 27.6개월 34두 출하 △1등급 이상 97% △도체중 438.5kg을 기록했다. 2015년 대비 출하 일령 78일을 단축시켰다.

남들이 부러워 할만한 성적 향상에는 사업 파트너인 우성사료가 있었다. 5년 전 우성사료와 인연을 맺어 꾸준하게 성적이 향상됐다. 번식우부터 송아지, 육성비육,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전 구간에 우성사료를 쓰는 신뢰가 구축됐다.

이 대표는 전 구간에 걸쳐 배합사료를 사용하면서 지역 축협에서 조합원에 주는 배당금 메리트와 TMR의 편리성을 과감하게 포기해야 했다.

이 대표는 “33개월간 TMR을 급여해도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아 몇 개 회사의 사료를 비교 시험해 급여한 결과 우성사료를 선택하게 됐다”며 “투자 대비 수익을 따져보는 셈도 꼼꼼히 계산해 내린 결론이다”라고 말했다.

 

# 26개월 800kg 목표

이 대표는 “한때 한우 800두 규모라는 양적인 성장을 목표로 했다.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양보다 질을 선택하고, 암소의 자질을 높이는 개량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까지 출하한 소는 아직 개량이 안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하 월령이 3~4개월 당겨졌다. 도체중과 등급도 우리 지역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

우성사료의 프로그램은 28개월령에 800kg 출하를 목표로 설계됐다. 우성사료 관계자는 “유전적으로 뛰어나고 모든 영양소를 완벽하게 이용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매우 이상적인 목표”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28개월 보다 2개월 앞당긴 26개월에 800kg 출하를 목표로 한다. 실제로 치우농장 한우들은 월령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덩치가 큰 소들이 즐비하다.

이 대표는 “축산을 늦게 시작한 핸디캡은 없다. 전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배우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10여권의 전문서적을 독파하고 지역의 단체나 기관에서 주최하는 세미나는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SNS 커뮤니티를 통해 나오는 정보도 잘 선별해서 필요하면 발품을 팔아서라도 궁금한 건 묻고 눈으로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우리 농장과 내 소에게 맞는 사양 기술을 찾아 적용하는 일이다. 그래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고급 기술은 지역 내 수의사 원장께 현장에서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 철저한 암소관리

매일매일 한우들의 상태를 살피고 스마트 휴대전화에는 엑셀 서식으로 기록 저장한 암소 목록을 보고 분만 예정일 등을 차질 없이 관리한다. 이 대표가 사육 중인 가임 암소는 90마리. 200두 규모의 일관 농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혹한기인 1~2월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 동안 한 달에 10마리씩 송아지가 태어난다. 농장의 암소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이유이다.

그는 90마리 암소의 개체 번호를 모두 머릿속에 외우고 있다. “항상 세심하게 소를 살피다 보니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각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질이 좋은 암소가 수태하고 10개월이 지나 분만할 때쯤이 제일 즐겁다. 어미의 좋은 형질을 이어받아 우리 농장의 밑 소를 생산해줄 암송아지가 나오기를 빌며 새 생명을 기다리는 순간이 제일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노력하는 사람보다 더 무서운 사람은 일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치우농장의 이상일 대표가 바로 한우 사육을 즐기는 사람이다. 한우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한우를 벗 삼아 인생을 즐기는 대한민국 K-far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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