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
주요 생산국 작황부진

4월 한 달 동안 곡물 가격은 상당한 변동성을 보여 중반까지는 하락하는 장이 연출됐으나 4월 넷째 주부터 강세로 전환되어 급격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월 1일을 기점으로 시카고 상품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요 곡물의 주간 가격 변동 폭을 살펴보면 옥수수와 대두는 각각 4%, 2% 상승세에 그쳤으나 소맥은 단기간에 급등해 9%까지 올랐다.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기상 여건이 좋지 못해 곡물의 파종과 생육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함에 따라 곡물 가격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미국에서의 파종 지연과 브라질에서의 생육 불안 소식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4월 29일 현재 미국 내 옥수수 파종율은 17%로 작년 동기 대비 5%p, 최근 5년 평균 대비 10%p 뒤처졌으며 발아율 또한 3%로 작년 동기 대비 5%p, 최근 5년 평균 대비 3%p 뒤처졌다. 브라질에서는 2기작 옥수수가 수분(pollination) 단계에 들어섰으며 계속된 건조한 날씨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대두의 경우 미국에서는 파종 시작 단계이므로 파종율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는 못하다. 4월 29일 현재 파종율은 5%를 기록해 최근 5년 평균과 같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대두 생산 상황은 좋지 못해 계속해서 대두 가격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생산 초기부터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량 전망치가 크게 줄었는데 수확기에 들어서서 상당량의 비가 내려 생산 급감 우려가 대두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기상 문제로 인한 소맥 시장의 가격 상승 움직임은 더 확대되었는데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 생산국에서의 기후 변화가 상당히 중요한 이슈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겨울밀의 출수율이 상당히 저조해 4월 29일 현재 19%로 작년 동기 대비 22%p, 최근 5년 평균 대비 11%p 뒤처졌다. 봄밀 파종 역시 원활하지 못해 파종율은 10%로 작년 동기 대비 20%p, 최근 5년 평균 대비 26%p 뒤처졌다.

미국 소맥품질조사위원회는 매년 이맘 때 주요 생산 주(州)를 대상으로 작황 상태와 단위당 수확량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한다. 올해는 조사 기간이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소맥 가격은 상당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러시아 남부 지역과 우크라이나 역시 건조한 날씨로 인해 생육 상태가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비 소식으로 겨울밀의 파종이 지연되고 있으며, 호주에서는 건조한 날씨로 겨울밀의 파종이 어려운 상황이다.

날씨 문제 이외에 미·중 무역 분쟁의 완화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첨예한 대립으로 치달았던 양국 간의 갈등이 소강상태에 들어선 가운데 미국의 통상 대표단이 수일 내 중국을 방문해 무역 협상에 나선다. 특히 대두를 비롯한 옥수수, 수수 등 주요 농산물에 대한 양국 간의 무역 갈등이 봉합될 수 있느냐에 따라 곡물 가격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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