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자급률 높이려면

 

돼지고기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고 독특한 요리가 가능하다. 또한, 풍미와 식감이 뛰어나 소비자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축산물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던 식단에서 고기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우리나라 농업생산액 중 돼지고기 생산액은 2016년 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만큼 한국 농업을 이끄는 주요 품목이 되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2013년 20.9kg에서 2016년 24.1kg으로 매우 증가했다.

그런데도 국내 돼지고기 자급률은 2013년 84%에서 2016년 73.7%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대량 살처분을 일으킨 구제역은 심각한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 부족 사태를 유발했다. 62%까지 떨어졌던 자급률은 정부와 양돈업계의 노력으로 2013년에 이르러야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잠시 주춤했던 수입량의 증가와 국내 생산량의 정체로 다시 자급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국내 소고기 자급률도 38% 정도로 낮은 이때, 돼지고기 자급률 하락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자급률 하락의 요인은 소비량 증가에 있다. 국내 돼지 사육 마릿수가 증가하고 생산량이 안정세 임에도 소비량 증가로 수입 돼지고기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농축산물 총액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335억 달러(36조 원)로 집계됐다. 수입액은 농산물과 축산물 전반에서 늘어났는데, 돼지고기와 소고기가 1·2위를 차지했다. 그중 돼지고기 수입액은 총 16억 4038만 달러로 전년 대비 2억 7701만 달러가량 늘었다.

국내의 낮은 돼지 생산성도 자급률을 낮추는 주원인이다. 현재 국내 양돈농가는 규모화와 시설 현대화 등으로 생산성이 향상하고 있으나, 일부는 노후화한 시설과 미흡한 사양 관리로 여전히 선진국보다 낮은 생산성을 보인다. 여기에, 계절적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불확실성, 생산비 상승과 수입량 증가에 따른 경쟁력 약화, 방역 소홀에 따른 질병 발생 등도 자급률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국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돼지고기 생산시스템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축사 시설을 현대화하여 계절별 수급 불균형 문제를 안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을 안정시키고 적정 면적 사육 등 사양관리 개선을 통해 돼지고기 생산비를 낮춰야 한다. 또한, 가축분뇨 처리와 축산냄새 발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질병 차단을 위해 농장의 방역기준을 구체화하고 준수사항에 대해 점검을 강화하는 등 주변에 상존하는 현안 과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정부도 5년마다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해 주요 식량 작물과 축산물의 자급목표를 설정하고 소비확대 정책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2022년 돼지고기 자급률 목표를 78.6%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종축 개량, 사양기술 개선, 유통구조 개선, 수입축산물 이력관리 등 여러 방면에서 생산비 절감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2022년까지 전업농의 25%까지 스마트 축사를 보급할 계획이다.

식량 안보는 안전한 식량을 적합한 비용으로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상태로 생각할 수 있다. 바로 이 식량안보에 직결되는 것이 자급률이다. 돼지고기가 국민의 배려 속에서 신뢰받는 먹거리로 인정받고, 식량안보에 이바지하며,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의 역할을 소화해 낼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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