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Y 25.4마리…도드람 전체농가 2위

조합 제공 기술서적 탐독
기록관리 철저 기본 충실
12명 직원…변수 없는 한
전반적인 농장 관리 직접

자신만의 방법 고수 않고
새로운 기술 습득에 온 힘
초유 중요성 깨닫고 접목
면역력 강해 개체도 강건

 

대한민국 축산이 무허가 축사 적법화 문제, FTA에 따른 수입 축산물 증가, 가축 질병 지속 발생 등 대내외적인 어려운 여건으로 시름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수한 성적을 기록, 양축현장에서 귀감이 되고 있는 양돈농장이 있다. 화제의 농장은 전라북도 순창군(인계면 세심로 216)에 소재한 무럭이농장(대표 손주영, 55).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원 농장인 무럭이농장은 지난해 평균 MSY 25.4마리를 기록해 조합으로부터 성적우수농가로 선정돼 최근 상패를 수여받았다.

손주영 대표를 만나 무럭이농장의 현황과 사육 노하우를 청취했다.

 

# 생계 위해 27년 전 양돈업 시작

손 대표가 본격 양돈업에 뛰어든 시기는 1990년. 이전까지 손 대표는 해외(리비아) 건설노동자를 비롯해 중소기업 사원, 젖소 목부 등의 여러 직업을 거쳤다.

그러다 장인어른이 운영하는 소규모 양돈농장을 물려받아 1990년부터 양돈업을 시작했다. 이후 1997년 정부로부터 시설자금을 지원받아 이듬해 현재의 부지에 무럭이농장을 완공하고 모돈 150마리 규모의 일괄사육에 돌입했다.

당시는 IMF라는 범국가적인 위기상황이었고 이에 따라 국내 농축산업도 벼랑 끝에 선 상태. 때문에 손 대표는 양돈업을 시작한 바로 직후 자금난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했다.

손 대표는 “농장 시작과 함께 폐업의 위기까지 몰렸던 기억이 있다”며 “그러나 가족의 생계를 위해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회고했다.

손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 시간이 흐르며 농장 상황은 조금씩 나아졌다.

농장은 2004년 모돈 300마리 규모로 커졌고, 2006년에 이르러선 모돈 700마리로 지금의 규모까지 확대됐다. 2014년엔 무럭이농장을 농업회사법인으로 설립했다.

현재 무럭이농장은 부지 1만578㎡(약 3200평)에 임신사 5동, 분만사 3동, 자돈사 2동을 갖춘 대형농장(모돈 700마리, 총 사육마릿수 약 8000마리)으로 성장했다.

무럭이농장에서 태어난 자돈은 전북 정읍에 소재한 비육농장으로 보내지고 최종적으로 도드람 브랜드 돈육이 된다.

 

# 농장 일과의 시작에서 끝엔 항상 손 대표의 손길

손 대표는 지난해 농장 설립 이후 최대의 손익을 달성했다. 평년 성적은 MSY 17~18마리 수준이었지만 2016년 21마리를 기록하고 2017년 25.4마리의 역대급 성적을 이룬 것이다. 이는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원 중 전라북도에선 1위, 전국적으로는 2위의 성적이다.

그 비결에 대해 손 대표는 “기본에 충실한 것 외에 다른 건 없다. 부끄럽다”며 겸손해 했다. 손 대표가 언급한 기본에 충실한 부분 중 가장 큰 포인트는 본인이 직접 관리하는 것에 소홀하지 않는다는 점.

손 대표는 “농장장을 포함해 12명의 직원이 있지만 큰 변수가 없는 한 농장 일과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전반적인 관리를 직접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를 위해 농장 한 켠에 주택을 지어 상주하고 있다는 부연.

손 대표는 이어 현장에서 깨우치는 노하우를 접목하기 전에 교과서적인 부분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손 대표는 사양관리 기술 습득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특히 이전부터 도드람양돈농협에서 제공하는 기술서적(책명: 길라잡이)은 빼놓지 않고 읽어 본다.

손 대표는 “각종 기술서적과 교육 등의 자료는 양돈장 경영의 ‘틀’, 즉 기본이 된다. 이를 무시·묵인한 채 자신의 노하우만을 앞세운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해를 거듭하며 사양관리 기술도 변화·발전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새로운 정보 습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최근 임신사부터 분만사까지 기본매뉴얼을 새롭게 짰다. 이 또한 습득한 새로운 사양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 초유의 중요성

손 대표는 초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했다. 초유 관리 유무에서 농장의 성적은 큰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

손 대표에 따르면 갓 태어난 자돈은 가지고 있는 생체에너지량이 적으며 병원체를 방어할 능력이 없다. 그런데 초유는 열생산과 대사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함은 물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수동면역을 제공한다. 초유는 또한 위장기관의 발달에도 큰 기여를 한다. 때문에 많은 양의 초유를 빠르게 먹이는 것은 자돈에게 매우 중요한다는 설명이다.

손 대표는 “분만 시작 시 저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총동원돼 자돈들이 초유를 섭취할 수 있도록 집중 한다”면서 “자돈들이 초유를 섭취할 수 있도록 3~4일간 집중적으로 관리를 해 약돈군을 예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부지런하지 못하면 발전도 없다

남들이 평가하기에 손 대표는 무척 부지런한 사람이지만 손 대표 본인 스스로는 아직도 모자라단다. 손 대표가 그렇게 느끼게 된 것은 최근 양돈 선진국인 덴마크의 한 농장에서 근로 체험을 하고 나서다.

손 대표는 “덴마크 양돈농장 직원들의 집중도와 부지런함이 상당했다”면서 “점심시간과 몇 번의 휴식시간을 제외하고는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주일 동안 일을 직접 도왔는데 현지 직원에 뒤쳐지지 않게 일을 하다 보니 몸살이 날 정도였다. 덴마크 양돈농장 직원들은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부지런했다”고 밝혔다.

그 체험을 계기로 손 대표는 올해 목표를 새롭게 세웠다. 무럭이농장의 2018년 생산목표는 PSY 32.4마리, MSY 28.5마리. 손 대표는 조금만 더 부지런하다면 이 같은 목표는 충분이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들 손재국씨에게 양돈장을 대물림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손 대표는 “양돈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매력적인 산업이다. 의지를 갖고 정진해 무럭이농장을 대한민국 최고의 양돈농장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