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첫 주는 식목일을 맞아 전국에서 나무 심기 운동이 활발히 펼쳐졌다. 축산 업계에서도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을 위해 범 축산인 나무 심기 행사가 계획됐지만 안타깝게도 구제역 발생에 따라 행사는 대폭 축소돼 개최됐다.

고무적인 것은 축산업에 대한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을 위해 나무심기 등 경관개선에 양축 농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유난히 나무가 많은 양돈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농장주 K씨에게 왜 이렇게 나무를 많이 심었냐고 물었다.

K씨는 농장이 신축되던 15년 전 해당 부지 주위가 논과 밭 등 농토였고 지저분한 환경이어서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K씨는 매년 지속적으로 나무를 심었고 15년이 흐른 지금 해당 양돈농장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아름다운 양돈농장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물론 나무뿐만 아니라 농장 한 켠에 연못을 만들고 꽃도 식재하는 등의 노력이 더해진 것.

K씨는 나무를 심으면 악취가 줄어드는 효과 또한 상당하다고 했다. 실제 수치상으로 악취 농도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수많은 나무로 인해 ‘눈으로 보는 냄새’가 없어져서인지 주위 사람들로부터 냄새가 줄어들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했다.

농장 환경이 지저분하면 냄새가 더 난다고 느끼게 되지만 농장이 청결하면 냄새를 덜 느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축사 주위에 나무(방풍림)가 많으면 악취 저감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방품림에 의해 난류가 증가돼 악취 공기를 희석시켜 주는 효과의 향상과, 악취를 먼 거리까지 이동시키는 것의 감소 효과, 나뭇잎에 의한 악취가스 흡착에 의한 악취저감 효과 등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편백나무와 측백나무, 스트로브잣나무, 회화나무 등이 탈취 및 차폐 효과가 우수해 양돈농장 방풍림으로 식재되고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양돈농장의 냄새 물질은 주로 황화수소, 트리메틸아민, p-크레졸, 발레르산, 뷰티르산, 스카톨인데 편백나무의 성분이 이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를 진행한 전문가들은 편백나무에 함유된 테르펜류(피톤치드의 주성분)의 항균작용에 의해 냄새물질이 생성 억제 및 중화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나무는 또한 먼지를 제거하는 효과도 발휘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 그루의 건강한 나무는 약 40g의 미세먼지를 흡수한다. 나무가 냄새물질이 흡착된 먼지를 제거함으로써 양돈장 냄새 저감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나무 특유의 멘톨 향기 또한 악취로 인한 불쾌감을 감소시킨다. 악취 문제는 축산업의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됐다. 악취 문제의 해결 없이는 축산업이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 축산인들을 힘들게 하고 있는 무허가 축사 적법화 현안 또한 악취 문제로 촉발됐다.

나무 심기는 악취를 줄이고 축산 농장의 경관을 개선하는 등 환경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나무 심기는 또한 양축농가가 본연의 생산 활동 외에도 미래 축산업을 위해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며, 환경개선을 위해 농가 스스로 노력하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서는 나무 심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나무의 성장기간을 감안한다면 단기간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심은 한 그루의 나무는 다음 세대 축산인들을 위한 최고의 유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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