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최초의 인류가 등장한 것은, 어디서 처음으로 등장하게 되었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 200만 년 전으로 보고 있다. 유인원으로부터 진화된 인류는, 호모 루돌팬시스에서부터 네안데르탈인까지 오랜 시간동안 진화되어 오다가 현재 인류의 조상이랄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나면서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겪는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는 미토콘드리아DNA(mitochondrial DNA)를 분석한 결과 염기서열이 완전히 다른 종(種)이었기 때문이다.

 

공유 개념의 중요성

최근엔 일부 인종들에게서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유래한 유전자가 보유된 것들이 발견되면서 유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는 했지만, 네안데르탈인에게서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호모 사피엔스는 전혀 새로운 종이라는 것이 우세다.

국내에서 번역 출간돼 각각 50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가 된 「사피엔스」와 「호모 데우스」의 저자인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수인 유발 하라리는, ‘호모 사피엔스’는 그 특징 때문에 ‘신인류’라고 주장했다.

그는 네안데르탈인이 진화의 역사를 갖지 못하고 완전히 사라진 것은, 새롭게 나타난 호모 사피엔스와의 경쟁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말한다. 키와 몸무게를 비롯 덩치가 1.5배나 더 큰 네안데르탈인이 멸종의 수순을 겪은 것은, 같은 종끼리 협력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전략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신인류는 사안에 따라 협력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신화’를 창조해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현재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란다.

신화의 창조의 예는 종교와 이념, 나아가서는 화폐다. 그리고 창조된 신화에 대한 공유와 신뢰감이, 인류를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현재의 인류다.

유발 하라리가 인류 진화 또는 발전의 원동력을 ‘생각의 공유’에서 찾았다면, 미국 미시건 주립대학의 생리학자 교수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역사학자인 그의 아내 미셸 루트번스타인은 저서 「생각의 탄생Spark of Genius」을 통해 ‘생각의 기술’에서 찾았다.

그들은 누구나 생각하지만 누구나 똑같이 ‘잘’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요리의 대가가 주어진 재료들로 맛을 내고 섞고 조합함으로써 훌륭한 요리를 만들 듯, 잘 생각하는 사람이 되려면 아주 재능 있는 사람이라도 상당히 오랫동안 수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박함’에서 시작

회사든, 단체장이든 어느 조직의 장이 되면 취임 일성으로 항상 ‘변화와 혁신’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바꿔가겠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다짐은 얼마 가지 못해 대부분이 이전의 것들에 파묻히거나, 오히려 의욕만 넘쳐 조직원들의 의욕만 꺾는 결과로 나타나기 일쑤다.

그것은 리더가 구시대의 사고에서 배운 방식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결과이거나, 방법을 배우지 못해 나아갈 길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자고 깃발을 들지만 따라오는 이는 나와 친하거나 임원들 몇 몇 뿐이다. 나머지는 저 뒤에서 마지못해 따라올 뿐이다.

그것은 변화와 혁신이 멋있는 ‘구호’나 리더만의 ‘열정’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저 자리에서 권한만을 누리는 리더보다 낫다고 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은 경우도 허다하다. 어떤 땐 가만히 있는 것보다 자신만이 옳다는 편협된 사고가 조직을 더 망치기 때문이니까.

변화와 혁신은 ‘절박함’에서 나온다. 내부의 갈등이 심화돼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고민이든, 외부로부터의 도전으로 조직의 존망이 걸려 있을 때 어떻게 해서든 유지해야 한다는 절박함은, 방법을 모색하게 만들고, 어떤 대가를 치르던 그 방법을 현실화 하게 만든다.

지금 대한민국 축산업은 변화와 혁신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 이는 축산업을 이끌어가는 모든 생산자단체가 각자의 축종에서 농가를 규합하고, 새로운 상황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도출해야 할 절박한 시기라는 의미다.

 

자칫하면 ‘조롱거리’

그런 의미에서 농협 축산경제가 지난 12일 전체 부서 입구에 노란색 발판을 만들고 일명 ‘스마일 존Smile Zone’을 설치한 것은 참으로 ‘웃지 못할’ 일이다. 활짝 웃는 직장문화 확산을 들어 설치한 것으로, ‘내가 웃으면 농업인과 고객이 웃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스마일 존은 농협이 지금 열성적으로 추진한다는 ‘변화와 혁신’의 현주소의 단면을 여준다. 스마일 존에서 찍은 사진을 제출하면 기프티콘 등을 증정한다고 하지만, 그건 처음 노란색이 유지됐을 때까지만이다.

발판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이 밟고 다닌다. 만약 비라도 내리면 흙발로 뭉개질 노란색 발판이 더럽혀질 것은 예상한 일일까? 그 시꺼먼 발판이 스마일 존이라고 하면, 고객들은 분명 그 스마일 존에 서서 울상을 짓는 ‘클라잉 존Cring Zone’이라고 부르게 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전부서는 입구에서부터 ‘조롱거리’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은 한 것일까? 이것이 변화와 혁신이라면 방향을 잘못 잡아도 한참을 잘못 잡았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