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에 이어 FMD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과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달 26일 의심신고가 들어온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소재 양돈농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A형 FMD 바이러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A형 FMD는 돼지 발생 유례가 드물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87건의 A형 FMD 가운데 돼지에서의 발생 건수는 3건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국내 돼지에서는 처음으로 A형 FMD가 발생해 긴장감이 더욱 커진 상태다.

FMD는 7가지 혈청(A, O, C, Asia1, SAT1, SAT2, SAT3형으로 분류)이 있다. 주로 많이 발생하는 것은 O형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확률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O형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발생할 수 있는 혈청형이 A형이다.

A형의 경우는 대체로 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중국에서 돼지에서도 A형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외 국가에서는 전부 소에서만 A형이 발생했다.

국내에서 A형의 FMD는 소에서 두 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었지만 돼지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소에는 O형과 A형의 발생 사례가 모두 있어 O형과 A형을 다 방어할 수 있는 2가 백신인 O+A형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하지만 돼지에서는 단가 백신인 O형 백신만 접종하고 있다.

3년 전까지는 돼지에도 O+A형 백신을 접종해 왔지만 돼지에서 A형 FMD의 발병이 없었으며, 일부 생산자단체에서 2가 백신 접종에 따른 이상육 발생 가능성을 계속 제기했고, 2가 백신의 비용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돼지에는 O형 단독백신만 접종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돼지에 백신 접종이 전혀 안된 A형의 FMD가 발생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전국 모든 우제류 농장에 대해 지난달 29일 낮 12시까지 48시간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한 경기도와 충남 지역 양돈농가를 긴급 접종대상으로 삼고 O+A형 백신을 일제접종 했다.

FMD 바이러스의 생존기간은 온도, 습도, pH 및 자외선 등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통상 물에서는 최대 50일, 흙·마대·건초 등에서는 환경조건에 따라 26일~200일, 혈액 등으로 오염된 나무나 금속 등에서는 최대 35일까지 생존한 기록이 있다.

감염은 일반적으로 감염된 동물의 이동에 의해 이뤄진다. 감염동물의 수포액이나 콧물, 침, 유즙, 정액, 호흡 및 분변 등의 접촉이 감염 경로가 된다. 또한 감염된 동물과 접촉하거나 오염된 지역을 출입한 사람과 차량,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의복, 사료, 물, 기구 등을 통해서도 전파가 일어난다.

공기를 통한 전파의 경우 육지에서는 50km, 바다를 통해서는 250km 이상까지 전파된 보고가 있다. 특히 감염축은 FMD 증상을 나타내기 전에도 이미 바이러스를 배출하기 시작하면서 질병을 전파할 수 있다. 더군다나 돼지(감염)의 경우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바이러스는 소보다 최대 1000배나 많다.

현재까지 방역당국이 확보한 O+A형 백신은 800만 마리분. 국내 총 사육마릿수 1100만 마리를 접종하기에는 부족한 상태다. FMD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감안한다면 신속한 전국 일제접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백신의 추가 긴급수입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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