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美, 곡물별 파종 면적 발표
재고·수급전망 지표들 제시

이번 한 주간의 곡물 시장 상황도 약세 우위를 보여 시카고에서 거래되는 소맥과 대두 선물 가격은 지난주 대비 0.9%씩 하락했다. 반면 옥수수는 지난주와 같은 수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중간 무역 전쟁으로 미국의 대중국 곡물 수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되어 대두를 중심으로 곡물 가격이 하락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중국 역시 미국산 철강, 와인, 돈육 등에 대해 3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시장의 관심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대해서도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다. 2017년을 기준으로 대중국 미국산 농수축산물 수출액은 241억 달러이며 그 중에서 대두 수출액은 124억 달러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쉽게 미국산 대두에 대해 보복 관세를 매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올 한 해 대두 수입량은 1억 톤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대부분을 미국과 브라질에서 수입해 오고 있다. 미국은 5620만 톤, 브라질은 7050만 톤의 대두를 올 한 해 수출할 계획임에 따라 브라질산만으로 중국의 막대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협상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미·중간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됨에 따라 곡물 시장도 다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한편 미국 대평원 일대와 아르헨티나의 가뭄 현상이 최근 비 소식으로 인해 완화되어 겨울밀과 대두 가격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일부 국가의 수급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권 국가들과 브라질 등이 소맥과 대두의 공급을 늘리고 있는 점 또한 곡물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옥수수의 경우 소맥 및 대두 가격의 하락세와는 달리 제한된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생산 감소 전망뿐만 아니라 미국의 소비 및 수출 증가에 따른 재고 감소 전망이 옥수수 가격의 하락을 제어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4월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옥수수 파종이 시작되는데 파종 면적이 어느 정도에 이르느냐에 따라 옥수수 수급 전망은 상당한 변화를 보일 것이다. 이미 미국 농가들뿐만 아니라 주요 분석 기관들은 올해 미국의 옥수수 파종 면적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옥수수 파종 면적이 줄어드는 만큼 대두의 파종 면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35년 만에 처음으로 옥수수보다 대두를 더 많이 심는 해가 될 것이다.

29일자로 미국 농무부는 2018/19 시즌 곡물별 파종 예상 면적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 자료와 시장 예상치의 부합 정도가 곡물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 농무부는 곡물별 파종 예상 면적 발표와 동시에 분기별 곡물 재고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를 통해 작년 동기 대비 현 곡물 재고 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므로 이 점 또한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도 수급과 관련한 여러 가지 지표들이 제시될 예정이어서 곡물 시장은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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