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처럼 아끼고 정성을 다 한다”

소들 음악 들으며 유유자적
나만의 사육방식 찾기 위해
5년 동안 매년 다르게 사육
일일이 등 긁으며 감정소통
“우성사료 만나 독창성 구축”

 

충북 증평의 한 한우농장. 라디오에서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소리에 맞춰 한우들이 되새김질을 하고 있다. 한우들은 유독 느릿느릿 여유를 부린다. 평온하고 자유로워 보인다. 대창농장 전경이다. “한우들이 내 농장에 있는 동안은 가족처럼 아끼고 정성을 다 한다”는 것이 대창농장 연호경 대표의 사육 방침이다.

도시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하던 연 대표가 한우 사육을 시작한 건 불과 5년 전이다. 아버지가 축산업에 종사해 어려서부터 접했던 터라 한우사육이 남들보다는 어렵지는 않았지만, 농장 시작을 결심하는데 많은 고민이 있었다. 처음에는 단기 비육으로 사육 기반을 다졌으며, 현재는 200두의 한우를 사육할 수 있는 농장을 일궜다.

 

# 내 농장만의 솔루션 찾기

한우사육 시기는 늦었지만 성적 향상을 위한 노력은 남들의 3~4배 이상 하며 자신의 농장에 맞는 솔루션 찾기에 몰두했다. 남들보다 늦게 한우사육을 시작했다는 부담감을 공부와 노력이라는 투자로 극복해 나갔다. 아내와 아이들로부터 ‘소 중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한우와 농장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았다. 부족한 것은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공부했다. 현재는 건국대에서 운영하는 마이스터대학에서 한우를 전공하고 있는 열정적인 노력파다.

연 대표는 “5년 동안 한 해도 같은 방식으로 사육하지 않았다”며 “나와 내 농장에 맞는 최적의 사육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어느 농장 누가 잘 키운다. 어떤 사료가 좋다더라, 하더라도 전적으로 따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전적 형질, 사육환경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내 소와 농장에 맞는 조건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판단했다”며 “이젠 우리 농장만의 솔루션을 찾은 것 같다. 앞으로의 성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눈에 봐도 농장 전체가 깨끗하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라디오 음악에 맞춰 소들이 여유롭게 되새김질 하고 있다. 겨울이지만 바닥은 보송보송하다. 더욱 놀란 것은 연 대표가 소의 등을 일일이 긁어주고 있었다. 어릴 적 시골에서 일소의 등과 엉덩이를 농부가 다듬어주는 것은 봤지만 비육 농장에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다. 연 대표는 “출하 때 소를 달래기 위해 막대기로 등을 살살 긁어주니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등 긁는 도구까지 만들어 시간 날 때마다 긁어 준다. 소가 좋아하면 무조건 해주고 싶은 것이 연 대표의 마음이다. 비록 비육 소로 팔려가지만 내 농장에 있을 때까지는 가족처럼 관리하는 것이 연 대표의 한우사랑이다.

 

# 2세 경영인들의 맏형

연 대표는 “남들이 보면 2세 축산인들은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갖춘 상태에서 시작한다고 인식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완벽한 것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는 이어 “1세대와의 사육방식, 가치관 등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서로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중요한데, 앞으로 제도권의 다양한 교육을 비롯해 상호 간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연 대표는 충북 증평을 비롯한 인근 지역의 2세 축산농가들 사이에서 맏형으로 통한다. 작은 모임을 이끌고 있는 그는 주변에 농장을 물려받아 운영하다 중도에 포기하는 상황을 보며 안타까워 축산 2세들이 자리를 잡도록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연 대표는 비록 짧은 한우 경영이지만, 한우에 빠지고 중독되어 보낸 5년의 세월을 거쳐 지금은 한우 전문가가 됐다. 그만의 독창적인 솔루션도 구축했다. 무엇보다 한우를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누구와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 대한민국 한우리더 K-Farm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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