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옥수수 값 연중 최고점 경신
대두·소맥 하락 흐름 보여

지난 3월 8일 미국 농무부는 세계 곡물수급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그 결과 곡물 가격은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옥수수 가격은 급등해 연중 최고점 경신은 물론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반면 대두와 소맥은 2월 말까지 연중 최고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으며 이번 수급 전망 보고서 발표로 인해 추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예상한 바와 같이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생산량 감소 전망으로 인해 옥수수 가격은 상승했다. 고온 건조한 날씨로 인한 작황 피해로 생산량이 급감해 360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이슈 이외에 미국의 옥수수 기말 재고량 감소 전망 역시 옥수수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미국 내 에탄올용 옥수수 소비량과 수출량 증가로 인해 기말 재고량이 전월 전망 때보다 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생산 부진에 따른 해외 주요 수입국들의 미국 시장 쏠림 현상이 옥수수 가격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대두 시장에서도 아르헨티나의 생산 전망은 좋지 못해 전월보다 700만 톤 줄어든 4700만 톤에 이르는 반면 브라질에서의 대두 생산실적 향상 전망으로 인해 대두 가격은 하락 흐름을 보였다. 미국의 대두 수출 감소에 따른 기말 재고 증가 전망 역시 대두 가격의 하락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따른 주요 국가의 보복 조치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중간의 무역 분쟁이 심화될 경우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두와 마찬가지로 소맥 가격 역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데 미국의 소맥 수출 부진과 기말 재고 증가 전망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국제 시장에서 미국산 소맥이 계속해서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러시아를 비롯한 흑해 연안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사상 최대 생산량을 기록함에 따라 수출량도 계속해서 늘어나 375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소맥 가격의 상승을 유발했던 미국 대평원 일대 건조 현상 역시 완화됨에 따라 소맥 가격의 하락세는 두드러졌다.

지금까지는 남미를 중심으로 한 주요 곡물 산지의 기후 변화가 곡물가격 변동의 주요 요인이었으나 이제는 미국의 곡물 파종과 관련한 이슈들이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 농가의 곡물 파종 의향과 곡물별 파종 예상 면적에 대한 수치가 곡물 가격의 향방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시장에서는 다가오는 29일 미국 농무부의 주요 곡물에 대한 파종 예상 보고서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외부 시장과의 관계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주변 국가들과의 마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불확실성, 기준금리 인상 임박 등이 원자재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를 축소시켜 놓았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인해 곡물 가격은 하락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의 원유 증산 우려로 국제유가 마저 곡물 시장을 받쳐주지 못하는 등 외부 시장의 약세 요인은 곡물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곡물 시장은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어 대내외적으로 곡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지표들을 면밀히 살펴 가격 변동의 위험에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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