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인공수정 깨닫자 개량의 중요성이 ‘확’

비육 위주서 일괄 사육으로
농장 경영방식 완전히 바꿔
종개협 등서 방법·요령 터득
어미소 능력 맞춤 정액 선택

소비자들 욕구, 저지방 전환
체형중심으로 개량 추진 중
‘송아지 자질 우수’ 입소문
가축시장서 최고가격 낙찰

 

경북 상주 무지개 농장은 김학수 대표가 귀농 후 정착하기까지 노력의 결과물이다.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김 대표는 부인 문태수씨의 적극적인 권유로 귀농을 결심하고 고향인 상주에 안착하게 됐다.

하지만 귀농생활이 녹록치만은 않았다. 사과, 감, 과수원, 벼농사, 버섯 등 다양한 작목에 도전하며 정착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특히 이 모든 노력이 결국 한우를 키우기 위한 것으로 부지의 매입부터 축사신축, 입식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결국 목표였던 한우농장을 시작했지만 가축시장에서 송아지를 구매해 비육해 출하하는 비육농장으로 10여 년 동안을 경영하며 아무리 열심히 키워도 등급이 잘 나오지 않는 등 한계에 부딪쳤다. 5년여 전부터 개량이란 개념을 도입해 우량 암소를 입식해 직접 송아지를 생산하면서 한우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붙이고 있다.

 

 

# 자가인공수정 계기로 개량에 눈떠

 

사실 무지개 농장이 개량을 시작한 것은 이제 갓 5∼6년에 불과하다. 자가인공수정에 대한 장점을 알게 된 후 농장경영 방식도 비육위주에서 일괄사육으로 전환키로 했다.

우선 인공수정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각종 인터넷 동영상은 물론 교육에도 적극 참여했다. 특히 식육점에 가서 자궁경관을 구입해 직접 해부해 보기도 했으며 지역 수의사를 찾아가 배우기도 했다.

또 경진대회에서 만난 종축개량협회 직원에게도 무작정 인공수정에 대한 질문 세례를 퍼붓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체정보조회 방법, 한우 신랑 찾기, 좋은 소를 보는 요령 등 인공수정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인공수정을 위해서는 먼저 번식우의 입식을 시작해 상주축협 생축장에서 15두의 어미소를 구입하면서 일괄사육으로 전환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꾸준히 가축시장에 나온 암소들 중에 개체정보를 반드시 조회해 유전능력이 우수한 개체들만으로 번식우를 구입해 번식우군을 조성해 왔다.

이렇게 조성된 번식우를 통해 어미소의 능력에 맞춰 도체중, 등심단면적, 등지방두께, 근내지방도 등을 일일이 따져 정액을 선택해 수정을 시켰다. 그러다 보니 이제 태어난 송아지의 자질이 어느 정도 파악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 일괄사육 전환 후 한우 키우는 재미 쏠쏠

 

일괄사육으로 전환 후 김 대표는 새로운 재미에 빠지게 된다. 번식우는 발정 시기를 잘 관찰해야만 적기에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종일 번식우를 살펴보는 게 일과 중 대부분을 차지 할 정도다.

부인 문태수씨에게 이런 김 대표가 곱지만은 않다. 농장일을 하다보면 할 일이 많은데 하루 종일 소만 쳐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잔소리가 안 나올 수가 없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번식우는 발정을 놓치면 20일간 사료를 헛 먹이는 꼴이다. 자칫 공태인줄도 모르고 있다가는 1년을 헛 먹일 수도 있다”며 소를 살피는 것을 게을리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세심한 관찰은 곧 돈 버는 일라며 실제 발정을 제때 발견하고 수정을 시켜 1년에 송아지 한 마리를 꼭꼭 낳게 하는 것을 사양관리 목표로 하고 있다.

 

# 2년여 짧은 시간에 일관사육 체제 갖춰

김 대표는 일관사육으로 전환하고 2년여의 짧은 시간에 자질이 뛰어난 소를 확보하고 일관사육 체제를 갖추었다. 그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란 자세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처음 자가 인공수정을 시작하면서 등심단면적, 근내지방도 등 육질에 중점을 두고 정액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체형 중심으로 개량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는 김 대표.

도체중에 우선을 두고 소를 개량하는데 신경 쓰고 있다. 또한 소비 추세가 저지방이란 점을 감안한 앞으로 개량 방향에도 이 부분을 반영할 생각이다.

특히 김 대표의 노력 덕분에 무지개농장의 송아지는 자질이 좋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남들보다 높은 가격에 송아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가축시장에 내놓으면 최고가격을 받기도 했으며 일부 지인들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송아지를 구매해 가기도 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 농장 규모를 300두 정도는 늘리고 싶다고. 그렇게 해야 일관사육 시스템을 좀 더 완벽하게 갖추고 소득도 그 만큼 보장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한우를 사육한지는 꽤 오래 됐지만 제대로 사육한 것은 불과 몇 년이 안됩니다”라며 “규모도 늘려야겠지만 지속가능한 축산이 될 수 있도록 친환경 축산에 좀 더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 버섯배지 부산물 활용으로 생산비 절감

버섯배지는 김 대표가 처음 귀농한 후 버섯농사를 지으면서부터 활용했던 부산물이다. 김 대표는 “버섯배지는 자체가 균류로 자체 미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수수대, 면실박, 톱밥 등을 섞어 발효시켜 유산균, 고초균, 효모균 등을 혼합해 급여하면 면역력 증강에 크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양이 많기 때문에 조사료 대체 사료로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사료비 절감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버섯배지는 직접 재배하는 것도 있지만 인근에 버섯 농가들이 많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수거해 오기 때문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와 함께 TMR사료도 성적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상주한우협회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 TMR사료로 전환한 이후 출하등급이 크게 향상되면서 1++등급 출현율이 70%를 넘기도 한다고 한다.

 

# 송아지 폐사 줄이기 위한 노력

이와 함께 송아지 분만은 비록 계절 번식이 아닌, 연중 이뤄지지만 될 수 있는 대로 겨울 분만은 피하려 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겨울에 분만하더라도 송아지 폐사는 거의 없다고 한다. 설사를 예방하기 위해 분만 6주전에 1차 백신 접종을 하고, 4주전에 다시 2차 접종을 실시한 다음 분만 후에도 송아지에게 백신을 접종(경구 투여)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도 설사하는 경우가 있으면 그때그때 바로 처리하여 송아지 폐사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 한우연구회서 정보 공유 큰 도움

낙동강변한우연구회에 가입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2개월에 한 번 정기 모임을 갖는 이 연구회에서 나오는 새로운 정보를 귀담아 듣고 농장 경영에 활용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우 연구회 회원 중에는 각 분야별로 뛰어난 분들이 많다. 어느 농가가 한 달에 한 번 소의 체중을 기록하는 등 기록을 철저히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나도 기록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농장에 접목시켜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상주군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우를 키우는 지역이어서 한우를 잘 키우는 사람들의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김 대표가 이제는 새롭게 시작하는 한우농가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무지개농장의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한다.

김 대표는 최근 한우연구회 총무직을 맡으며 각종 정보를 SNS를 통해 전달하는 역학을 하고 있으며 정액정보를 비롯해 시세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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