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만으로 키운 소, 성적 우수 각종 상 수상

축사 바닥에서 먹고 자면서
개체별 습관·습성 철저 기록
능력평가대회서 국무총리상
육종농가 보증씨수소 배출

뿔, 형질에 어떤 영향 미칠까
등급엔?…‘동키호테식’ 분석
외국 육우품종과 다각적 비교
자체 검증 새 데이터를 축적

‘우량 번식군 만들기’ 18여년
50마리 이상 모계집단이 목표
옥수수의 사료가치 적극 활용
지역 사회와 나눔 운동 실천

 

소가 무작정 좋았던 유종대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소를 사들였다. 1979년 암소 3마리를 들여놓고는 설레임과 기쁨에 먹고 자는 것까지도 잊을 만큼 행복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유대표의 한우사랑은 이어지고 있다.

유대표의 한우 사육방법은 남다르다.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것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결과물이자 자산이기 때문에 남들과 비교가 불가능하다. 그중 가장 독특한 것은, 단일조사료를 급여한다는 것이다. 오직 옥수수만으로 한우를 길러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한우를 키우다 보니 유대표만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고 실제 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육종농가로서 보증씨수소를 배출하기도 했다. 유 대표가 소를 키우는 이유는 자신의 일생을 바쳐 일궈낸 대한민국 최고 번식우군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남다른 한우사랑으로 축적된 노하우

어린나이부터 한우를 키우기 시작한 유종대 대표가 제대로 한우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우가 좋아 취미삼아 키우던 것을 본격적으로 본업으로 삼고 제대로 된 농장을 90년대 초반부터 시작한 것이다. 한우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하면서도 유 대표의 한우사랑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돈벌이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지금의 유일한농장 경쟁력의 밑바탕이 된 것들이었다. 우선 남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한우를 키우기 시작했다. 나만의 사양기술을 만들어 내기 위해 몇날며칠을 축사 바닥에서 먹고 자면서 소를 관찰하기 시작한 것. 하루 종일 소의 습관과 습성을 관찰하면서 개체별로 생김새는 물론 사료를 먹는 습관이나 발정 후 행동 등을 유심히 살펴 각 개체별 특징을 기록으로 남겼다. 유 대표는 “소들의 행동습관이나 특징을 파악하는데 십 수 년의 시간을 투자했다”며 “개체의 생김새를 관찰하고 특성을 기록하는 것이 하루 일과 중 상당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낮부터 밤까지 관찰하기를 되풀이 하면 할수록 늘 새로움을 주는 소들이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어 우사에서 사료포대를 이불삼아 잠이 드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유일한농장의 기록 만들어

이러한 유 대표의 유별난 행동은 남들에게는 특이한 사람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궁금한 게 있으면 못 참는 그의 성격 때문이다.

일단 궁금한 게 생기면 어떤 식으로든 답을 찾아내야만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소의 뿔을 바라보다가 뿔의 모양이 형질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날부터 유 대표의 관심사는 오롯이 뿔에만 집중됐다. 소뿔이 생강모양처럼 생긴 것들만 골라 키워보기도 하고 뿔이 달라서 생기는 것들에 대해 기록했다.

이 뿐만 아니라 체형에 따른 등급의 차이점이나 유량이 많은 소를 키워도 보고 이론을 자체적으로 검증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냈다.

 

50마리 이상 우량 번식우군 조성에 박차

목표가 생긴 유 대표는 우선 한우와 외국의 육우품종의 비교부터 시작했다. 한우는 외국 육우의 품종과 비교해 볼 때 고급육 생산으로 알려진 헤어포드나 앵거스의 12개월령 체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중이 작은 편이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체중을 높이기 위해 도체중의 육종가가 좋은 씨수소를 선정해 교배계획을 세웠다. 번식우의 체적이 큰 경우에는 육질이 좋은 씨수소 정액을 선정해 교배를 실시했다. 유 대표는 “한우 사육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번식우다”라는 신념으로 모계중심의 개량방향을 설정하고 자신만의 번식우 모계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유종대 대표는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능력우를 생산해 내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모계집단의 성적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우량 번식우 20~28마리를 가진 집단을 만들어내기까지 18여년이 걸렸다. 선발과 도태, 이 과정을 통해 계속해서 소를 골라내고 우량번식우계대를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 있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유 대표는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니 그동안 더디게 진행된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탄력이 붙어 점차 그 기간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50마리 이상의 모계 집단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경험에 따른 노하우 객관적으로 입증

유 대표는 ‘이론은 경험을 이길 수 없다’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교과서 적인 방법이 아닌 몸소 익힌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계계통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 자신도 자신의 방법이 정답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는 없었다. 과학적으로 역사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량이라는 것이 그 즉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이러한 의문이 확신으로 바뀐 것은 2008년 한우 육종농가로 선정되면서 부터다. 현재까지 당대검정용 수송아지 총 21마리를 한우개량 사업소에 분양 했고 이중 후보씨수소가 3마리 선발됐다.(2012년 1마리, 2015년 2마리) 이 가운데 2012년 선발된 후보씨수소가 2015년 보증씨수소(KPN1046)로 최종 선발된 것이다.

농장 자체 보유축의 후대능력 변화를 보면 2008년에서 2017년 까지 10년 동안 도체중이 400.4 kg에서 480.9kg으로 연간 8.1kg씩 증체 됐다. 이와 더불어서 생체중은 13.4 kg씩 증체 됐으며 근내지방도가 연간 0.11점, 배장근단면적도 1.17㎠ 정도 증가 된 것으로 나타나 노력이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15년에 열린 제18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정읍 대표로 출전한 유일한농장의 한우가 2등으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결과물을 얻어낸 것이다. 그의 경험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최고의 조사료는 옥수수사일리지

유 대표의 유별난 한우사랑은 사양관리에서도 나타난다. 일반적인 사양관리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의 비법은 바로 옥수수다. 유 대표의 옥수수 예찬은 20년전 부터 시작됐다. 최근에는 한우농가들도 옥수수사일리지를 많이 급여하고 있지만 20년 전만 해도 젖소의 경우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고품질의 조사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옥수수사일리지를 제조해 급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한우에 옥수수사일리지를 급여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젖소에 좋으면 한우에도 좋은 사료라는 생각으로 옥수수를 재배해 한우에 급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 멀쩡히 논에 옥수수를 심어 소에게 먹인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지속적으로 옥수수사일리지를 급여하고 있고 지금은 많은 한우농가들이 100%는 아니지만 일부 옥수수사일리지를 이용하는 것은 그 만큼 사료적 가치가 뛰어나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유대표의 사일리지가 눈에 띄게 된 이유는 또 있다. 그의 우사 주변에는 일렬종대로 옥수수 사일리지가 줄지어있기 때문이다. 그는 절대 사일리지를 쌓아말리거나 이동하지 않는다. 옥수수 사일리지를 추수한 곳에 차곡차곡 줄지어 늘어놓고 차례대로 가져다 쓰는 것이 철칙이다. 이것역시 그의 노하우인데 사일리지는 이동할수록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알곡이 켜켜이 쌓여있는 옥수수 사일리지는 이동 중에 터지거나 공기가 들어갈 확률이 높아 이동을 최소화화는 게 포인트라고. 때문에 유대표의 농장에서는 사일리지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때그때 필요량만큼 가져다 먹이는 것이 그의 방식이다.

 

함께하는 축산 실천 행복은 나눠야 ‘두배’

유일한농장의 유일한은 하나뿐인 아들의 이름이다. 유종대 대표는 자신의 롤모델인 유한양행을 창립한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닮고자 아들이름과 농장이름을 유일한이라고 지었다.

투명하고 정직한 기업경영의 표상으로 상징되는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반이라도 닮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유종대 대표 자신 또한 이 정신을 따르고 있다.

유일한 농장에는 경영 철학에도 이 뜻이 담겨있다. 농장 어디를 둘러봐도 그 흔한 팻말이나 현판 하나 찾아 볼 수 가 없다. 그는 현판을 달지 않았다고해서 자신의 위치가 바뀌는 것도 아닌데 굳이 이를 매달아 둘 의미가 없다는 것. 자신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곳이 유일한 농장임을 알 수 있고 육종농가임은 자신만 알고 있으면 되는 것인데 이를 대문밖에 내다 걸 이유가 없다는 그의 뜻이다. 오히려 그런 것들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갈등이 생기고 감정의 골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그 씨앗을 만들지 않았다.

주변 환경을 의식하지 않고 소를 키우는 것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고 있으니 이를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개량을 통해 생산성이 높아지고 소득이 향상되는 것을 나만의 자산과 소득으로 여기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는 “나 혼자만 잘났다고 해서는 안 된다. 큰 문제없이 소를 기를 수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생각으로 그는 2015년 보증씨수소가 선발되면서부터 지역사회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매월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마을잔치에는 소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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