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의 저자이면서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는 2010년 옥스포드 베일리얼 대학 강연에서 세계 금융 중심지인 런던의 투자은행 근무를 열망하는 한 학생으로부터 “교수님 시티은행에서 일하면서 부자가 되려면 무슨 공부를 해야 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해당 학생의 질문에 짐 로저스는 “부자가 되고 싶다면, 금융시대는 끝났으므로 시티은행에 일할 생각을 버리고 대신 농업을 공부하라”고 답했다.

짐 로저스는 이어 “정말 부자가 되고 싶으면 농부가 되라. 앞으로는 금융보다 농업이 훨씬 더 수익성이 높을 것이고, 머지않아 주식중개인들은 택시운전을 하고, 똑똑한 주식중개인들은 농부 밑에서 트랙터 운전을 할 것이며, 농부들은 람보르기니를 몰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향후 10년간 가장 유망한 투자 분야 중 하나로 농업을 지목해 짐 로저스의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짐 로저스의 농업예찬론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슈가 됐다. 짐 로저스는 이전 서울대 경영대학원 강단에 선적이 있는 데 당시 학생들에게 농업에 뛰어들라고 주장을 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국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삶이 마음에 안 든다면 농부가 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식량난과 기후변화 등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주목할 점은 세계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서 농업 분야에 진출하는 대졸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농업이 활발한 미국 메인주에서는 무려 40%가 급증했다는 통계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나라도 이 같은 세계적인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새로 추진되는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지원 사업’의 경쟁률이 약 3대 1로 집계됐다.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지원 사업’은 영농의지와 발전 가능성이 큰 청년창업농 1200명을 선발, 매월 100만원을 최장 3년간 지급하는 사업이다. 선발 인원은 1200명이지만 3326명이 신청했다.

이번 신청 결과를 살펴보면 경력별로는 독립경영(본인 명의로 농지 등 영농기반을 마련하고 ‘농어업경영체 육성법’에 따른 농업경영정보를 등록해 영농을 수행) 예정자가 1483명(44.6%), 독립경영 1년차가 953명(28.7%), 독립경영 2년차가 541명(16.3%), 독립경영 3년차가 349명(10.4%)순으로 나타나 영농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신청이 가장 많았다.

또한 도시에서 귀농을 했거나 귀농 예정인 청년이 2376명(71.4%)으로 재촌 청년 950명(28.6%) 보다 2.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점은 농촌에 부모의 영농기반이 전혀 없는 청년이 1102명(33.1%), 비농업계 졸업생(올해 졸업예정자 포함)이 2425(72.9)명이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원자가 많은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30대 이하 귀농 가구수가 2014년 1110가구에서 2016년 1340가구로 2년 만에 20% 증가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산업 변화의 트렌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번 신청 결과를 계기 삼아 청년층의 영농 창업 및 정착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농업과 농촌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농산업 창업에 관심 있는 더 많은 청년들이 농업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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