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날씨이변에 작황 불확실
떨어지던 곡물가 급반등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날씨 변수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 곡물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1월말을 기점으로 주요 곡물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져 2월 5일까지 소맥은 3.6%, 대두는 3.0%까지 하락했다. 다만 옥수수의 경우 가격 하락세는 제한적이어서 0.8% 하락에 그쳤다. 미국을 비롯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남미 시장의 기상여건 변화가 곡물 가격의 방향성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겨울밀 주산지인 대평원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내려 토양 수분이 보충되고 한파로 인한 냉해 피해 우려가 축소되어 소맥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건조한 날씨로 인해 작황 피해 우려가 컸던 아르헨티나 역시 비 소식으로 인해 대두를 비롯한 옥수수의 작황 개선 기대감이 시장에 영향을 줘 대두와 옥수수 가격은 하락했다. 브라질의 경우 대두 수확 시즌을 맞이한 가운데 잦은 비가 내려 한동안 수확 지연의 문제가 발생했으나 최근 건조한 날씨를 보여 수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부 시장 상황 역시 곡물 가격의 하락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였다. 상승 흐름을 이어가던 유가가 한 풀 꺾이면서 하락세로 전환됨과 동시에 미국 증시가 폭락하고 달러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곡물 시장은 상승 탄력을 잃어 상당히 위축되었다.

상기 요인들로 인해 하락 압박을 받았던 곡물 시장 상황은 급반전되어 2월 6일자 주요 곡물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주요 곡물 생산국에서의 날씨 변화로 곡물 작황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었다. 미국 대평원 일대 건조한 날씨 전망이 소맥 가격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특히 겨울밀 주산지인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주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려 이들 주에서 생산되는 겨울밀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의 날씨 역시 상당히 변덕스러워 이번 주 중반까지는 비의 영향을 받아 작황 피해 우려가 완화될 전망이나 다시 주말부터 건조해져 대두와 옥수수의 생육에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옥수수의 경우 남아프리카에서의 생산량 변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남아프리카 최대 옥수수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현재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어 생산량 급감이 우려된다.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말라위 정부는 극심한 가뭄에 따른 생산 부진과 내수 시장의 공급 감소로 옥수수 수출을 금지시키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곡물 시장은 날씨 변화에 따라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등락을 거듭하는 ‘Weather Market’의 특징을 갖추고 있다. 기상 악화에 따른 날씨 프리미엄이 곡물 가격에 덧붙여지면서 곡물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예고되어 있다.

한편 생산 시즌 남미 시장의 열악한 물류 인프라와 곡물 운송업체들의 잦은 파업 문제가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된다. 이미 아르헨티나에서는 운임 인상을 요구하며 트럭 운송업체들이 시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브라질에서는 대두 수확이 시작되면서 산지에서 수출항까지의 병목 현상으로 인한 공급 지연 문제가 서서히 발생하고 있다. 남미 시장의 불안 요인들이 계속해서 곡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남미 시장을 중심으로 곡물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 해나가면서 곡물 가격의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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