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수 대표 개량 전도사 자처…한우산업 도약 디딤돌 역할

해외 선진축산문화 접한 후
사육체계 변화 필요성 인정
철저한 기록 관리부터 시작
개량방향·목표스스로설정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문대를 졸업한 이근수 대표는 한우를 키우기로 마음먹고 귀향했다.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소를 키우겠다고 나선 이 대표를 모두가 말렸지만 그의 뜻은 확고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이론만 가지고 현장에 나서다 보니 벽에 부딪히기 일쑤였던 것. 그러던 중 떠난 해외연수가 그에게는 기회가 됐다.

덴마크에서 선진 축산문화를 접한 이 대표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 영향으로 귀국 후 목장을 재정비하고 한우를 들여 개량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농가 스스로 기록 관리를 통해 우수 암소를 선별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고급육에 대한 개념이 적립되지도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개량 방향과 목표가 없어 스스로가 만들어 내야 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던 이 대표는 한우업계가 본격적으로 개량에 눈을 뜨기 시작한 90년대 말부터 개량선도농가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 대표의 개량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강렬했고 이는 후대에도 이어 아들 이휘씨와 함께 100년 대계를 꿈꾸는 농장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 남들과 다른 길의 선택의 결과

이근수 대표는 한우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똑 같이 거세해서 비육을 해도 육질이 다양하게 나오는 것을 보고 개량의 필요성을 느끼고 암소개량을 시작했다.

특히 개량을 시작한 이후 당시 시장 상황이 아무리 번식우의 능력이 우수하더라도 다산을 하면 출하가격에서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높아 3∼4산 이후 비육 출하시키는 것은 경제적으로 매우 손해라는 생각이었다.

특히 1992년부터 거세를 시작해 출하했지만 등급 출현율은 들쑥날쑥 이었다. 암소의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이 대표는 개량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능력이 우수한 암소는 지속적으로 번식우로 활용하고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개체는 도태를 시켰다. 당시 이러한 이 대표의 운영방식에 많은 한우농가들이 의문을 품었지만 이 대표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되기 시작했다.

현재 한우육종농가사업의 전신격인 한우핵군육종연구회 초기 회원으로 참여하면서 개량선도농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 대표는 연구회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그 동안 이반농장의 개량 노하우를 전파하면서 개량의 전도사로서의 역할도 해왔다.

 

 

# 내소 유전능력 알아야 개량 효율 높아

이 대표는 개량은 데이터와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번식농가는 기록관리가 필수이자 자산이다. 기록관리를 얼마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개량 속도가 결정된다.

이반농장은 모든 기록 관리를 전산화 하고 있다. 기록관리 항목은 번식우군, 송아지생산, 출하계획, 비육우군의 일당증체량, KPN수량, 경영 장부, 일지 등이다.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기록하는 것은 체중이다. 각 개체의 능력을 면밀하게 판단하고자 생시체중, 이유시 체중, 6개월령 체중, 12개월령 체중을 꾸준히 측정하고 있다. 체중은 도태나 우군 분리 과정에서 개체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된다.

이반농장에서 송아지가 태어나면 기록이 시작된다. 송아지의 생년월일과 개체번호, KPN, 생시체중, 이유체중, 6개월령 체중, 모명, 송아지 특이사항 등이 업데이트 된다.

이를 기반으로 송아지 생산 대장을 만들어 각 개체의 순간순간을 기록한다. 수소의 경우 도축되기 전까지 우군분리 및 도축된 후의 개체 성적까지 기록·정리하고 암소는 송아지를 생산하기 전까지의 성장데이터로 활용한다. 또한 이를 근거로 출하계획을 세우고 경영 장부 관리까지 연계해 농가 수익분석까지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개량이라는 것이 눈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냉철한 판단과 결정에는 늘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하고 있다.

 

# 우군별 섬세한 개체관리는 필수

이반농장은 우군별로 집중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육성우와 번식우군에는 영양적 측면에 더욱 더 신경 쓴다. 이들 우군에는 사료에 비타민 드레싱을 하고 번식우군은 수정 한 달 전부터는 1주일 간격으로 총 3회 비칸톨과 미네졸 등을 첨가해 급여한다. 비타민은 번식에도 도움을 주고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넉넉하게 처방하는 편이다. 육성우군에는 양질의 조사료를 충분히 급여한다.

티모시와 알팔파를 섞어 섭취하기 좋은 크기로 배합해 급여하고 있다. 급이량 조절은 역시나 체중 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이 대표는 “데이터를 활용한 사양관리 시스템 구축도 개량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데이터를 축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해야 그 가치가 발휘된다”고 말했다.

이반농장은 음수관리도 남다르다. 이반농장의 모든 한우는 엄격한 수질검사를 거친 지하수를 섭취하고 있다. 지하수에서 부족한 부분은 추가로 급여하기도 한다.

미네랄 및 광물질들을 음수 관리기를 통해 다시 한 번 공급하여 2차적으로 소들의 건강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뿐 만 아니라 사육되고 있는 소들이 깨끗한 물을 충분히 섭취 할 수 있도록 매일 1회 이상 음수조를 청소 한다. 사람도 깨끗한 밥그릇에 밥을 먹듯이 소들도 더러운 물통, 밥그릇을 좋아할 리 없다는 것. 생산 현장의 청결과 위생은 기본이다.

 

# 육종농가 선정과 보증씨수소 배출

이반농장은 한우육종농가 육성 사업이 시작된 이듬해인 2006년 육종농가에 선정됐다. 2013년, 2015년도에는 연거푸 보증 씨수소를 배출했다.

한우육종농가육성사업은 한우 개량사업이 수소의 보증씨수소 선발과 정액 공급 등 수소 한쪽에만 치중되면서 반쪽 개량이라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2005년부터 도입됐다.

생후 12개월령 이상 혈통·고등 등록 암소 50두 이상을 기르는 농가 가운데 청정 우량 우군을 검정사업에 참여시켜 고능력 암소 집단을 구성하고 정확한 계획 교배로 우수한 수송아지를 생산케 하는 것이다. 육종농가는 4대 질병(브루셀라, 우결핵, 요네병, 구제역) 중 하나의 질병이라도 발생되면 육종농가가 보류되고 정리 될 때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농장이 리셋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질병관리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만 조심한다고 해서 질병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목장 주변 환경과 외부인의 출입관리 등을 철저히 하지 않을 수가 없다.

 

# 대를 잇는 100년 농장 꿈 실천

이근수 대표는 아들인 이휘 씨가 2세로 농장에 들어서면서부터 데이터 관리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축산대학을 졸업하고 석사를 취득한데 이어 박사과정중인 큰아들 이휘 씨와 현재 수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작은 아들 이단씨가 전문지식을 통한 농장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다.

부자가 함께 농장 일을 시작한 지는 곧 10년차. 이들은 이반농장에 맞는 최고의 암소우군을 만들어 한우산업과 개량산업 발전에 힘을 보태는 것이 큰 꿈이라고 말했다.

“번식우 키워서 돈 벌겠나?”라는 것은 옛말이라는 이근수 대표는 앞으로 한우 산업이 어려워질수록 번식농가가 빛을 발할 것 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투자와 노력이 결실을 맺는 그 순간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고 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차 농장을 이어갈 휘 씨는 “수정에서부터 사료급여, 출하 성적 등을 꼼꼼히 기록 관리하시며 관심과 정성으로 소들을 돌봐오는 아버지를 보고 자라왔다”면서 “아버지가 일궈놓으신 현재의 농장을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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