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거친 선발…상위 30%만 번식우로

수많은 시행착오 속 결실
암송아지 모두 개량 활용
기준 미달 땐 과감히 도태
넓은 운동장식 우사 고수

 

조영수 한우사랑농장 대표는 28년 전인 지난 1990년 우시장에서 사온 암송아지 7두로 시작해 300여두의 번식전문농장으로 일궈낸 장본인이다.

우수한 암소 생산을 위해 대를 잇는 축산을 실현한다는게 조영수 대표의 최종 목표다. 조영수 대표의 사연은 이렇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던 조 대표의 부친 조기현 씨는 1978년 귀농을 택했다.

현재 농장의 자리인 충북 영동군 황간면에 보금자리를 튼 조기현 씨는 이곳에서 양돈을 시작했다. 이후 ‘일을 도와 달라’는 부친의 부름으로 내려온 조 대표는 양돈장 냄새로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한우로의 전업을 결심한다.

1990년 양돈장을 정리한 돈으로 우시장에서 암송아지 7마리를 구입하며, 그의 본격적인 한우 사육이 시작됐다.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었지만 한우는 생각처럼 쉬운 분야가 아니었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혈통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된 그는 ‘큰 소를 위한 개량’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1996년 기초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량에 나섰다.

현재 한우사랑농장은 고등등록우 48두, 혈통등록우 102두 등 전 두수 모두 혈동등록된 개체만 보유하고 있다.

 

# 자가 인공수정으로 맞춤 개량

본격적인 개량작업이 가능해진 것은 1998년부터다. 인공수정사에 의존하던 것을 (구)축협중앙회에서 실시한 인공수정 교육이수를 계기로 직접 인공수정을 실시하게 됐다.

“자가 인공수정 실시 후 수태율 향상은 물론 계획교배가 가능해져 개량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지요”

조 대표는 개량작업에 한국종축개량협회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의 자료를 적극 활용한다.

종개협에선 암소의 혈통과 근교계수를, 축평원에선 도체중·등심단면적·등지방두께·근내지방도·육량지수 등 등급판정 세부내역을 확인한다.

이후 이를 종합해 암소의 개량 방향을 설정하고, 농협 한우개량사업소의 씨수소 일람표에서 적합한 씨수소를 찾아 정액을 주문한다는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 ‘선발’‘도태’ 통해 효율 높여

그는 개량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암송아지는 전량 개량작업에 활용한다.

특히 ‘선발’과 ‘도태’ 작업을 반복하며 개량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세 차례에 걸친 선발작업을 통해 최종 30%의 우수한 개체만 번식우로 활용한다는 것.

1차 선발기준은 송아지의 생시체중과 외모다. 또한 백모나 귓속 흑모, 흑비 경우의 경우 가차 없이 도태하고 있다.

이후 선대의 도체성적과 2산차 송아지의 생시체중 및 외모로 각각 20%와 30%를 더 탈락시키고, 마지막으로 근내지방도를 기준으로 20%를 더 솎아내 최종적으로 상위 30%의 우수한 개체만 사육하고 나머지는 비육해 출하한다.

 

# 운동장식 우사로 번식장애 예방

 

한우사랑농장은 번식전문농장답게 운동장식 우사를 고수하고 있다.

번식장애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가 운동부족이라는 연구결과가 말해주듯, 넓은 우사에서 마음껏 뛰놀게 함으로써 번식우의 운동량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물론 운동장식 우사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50여두를 한 공간에서 사육하다 보니 힘이 센 개체들이 약한 개체의 사료를 더 먹게 됨으로써 강한 개체는 과비되고 약한 개체는 마르는 현상이 발생키도 한다는 것.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 대표는 자동목걸이를 설치해 전 개체를 보정한 뒤 동시 사료급여를 원칙으로 한다. 또한 개체별 체형에 따라 사료와 볏짚을 가감해 맞춤형 사료관리도 실현하고 있다.

그 결과 한우사랑농장은 11개월 1산을 실현해 지난 2003년 ‘한우 번식왕 선발대회’에서 농협중앙회장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 2004년에는 농림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 번식률 향상 위해 조기이유

2006년에는 연중번식에서 계절번식으로 사육방식을 바꿔 한우육종농가로도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송아지 조기이유법’을 농장에 도입했다.

“송아지 조기분리는 어미의 재귀발정 촉진으로 번식률 향상뿐 아니라 대용유 급여에 따른 송아지 육성률 향상 효과가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농장에 정착시키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초유 떼기가 쉬운 젖소와 달리 한우는 어미젖을 떼는 일이 쉽지 않았던 것.

어미젖을 맛본 개체는 포유병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포유거부로 인한 폐사, 급히 먹인 우유로 인한 흡인성 폐렴으로 인한 폐사 등 수없는 좌절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기엔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7일 포유방식을 5일 포유방식으로, 이를 다시 3일 포유방식으로 바꾼 끝에 성공률을 99%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축산용 대용유 혼합기(특허 제10-0952587)’와 ‘송아지 대용유 급여틀(특허 제10-0969200)’을 개발하기도 했다.

계절번식으로 한 번에 80여두의 송아지가 몰리다보니 인공포유가 보통 힘든게 아니었기 때문.

“아내와 세 아이들이 없으면 포유가 불가능했습니다. 아내는 대용유를 혼합하고 저는 포유병을 나르고 아이들은 각자 양손에 젖병 두 개씩 붙잡고 젖을 먹였지요”

이 때문에 물과 대용유를 혼합해 원하는 온도로 가열할 수 있는 대용유 혼합기와 함께 포유병을 장착할 수 있는 대용유 급여틀을 개발하게 됐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다.

노동력 절감을 위해 2009년에는 국내 한우농가 최초로 ‘송아지 대용유 자동포유기’를 도입키도 했다.

 

# 주간 분만 유도법 도입

주간분만 유도법도 주목할 만하다.

밤늦은 시간대에 태어나는 송아지들 때문에 밤샘작업을 하는 경우가 잦아 관리에 애로가 많았던 조 대표는 주간 분만 유도법을 농장에 접목하게 됐다.

그는 “낮에 분만하는 개체는 직접 돌볼 수 있어 괜찮지만, 야간분만을 하는 개체는 역산이나 이상체위 등이 발생할 경우 바로 폐사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야간순찰을 실시하기도 했지만, 피로와 스트레스 누적으로 이내 한계에 다다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주간 분만 유도법이란 분만 2주전부터 조사료와 농후사료를 오후 5시 이후 1회 급여로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 사이의 분만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그 결과 60% 수준이던 주간분만율이 90%까지 올라가는 등 획기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고, 현재 연중 주간분만 유도법을 실시하고 있다.

 

# 보증씨수소 두 마리 배출

이런 그가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는 2006년 농협중앙회 표창에 이어 2009년 종축개량협회 한우부문 가축개량대상, 2010년에는 축산부문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또한 개량의 결실로 보증씨수소(KPN) 두 마리를 배출키도 했다. 2005년에는 보증씨수소 KPN538을, 2015년에는 보증씨수소 KPN1009와 후보씨수소 KPN1206을 생산하는 등 개량농가로써의 위엄을 입증한 것.

특히 KPN538은 지금까지도 여러 농가에게서 “참 우수한 소였다”고 회자될 정도로 당시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또한 KPN1009 정액을 사용한 송아지는 지금도 송아지 경매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암소 개량에는 끝이 없습니다. 꾸준한 노력이 수반돼야만 가능한 일이지요”

조영수 대표는 국내 대표 번식전문농가로써 한우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가일층 분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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