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수 애그스카우터 대표
(농경연 해외곡물시장 동향 편집자문위원)

 

새로운 저점을 찾아 거듭 하락했던 주요 곡물 가격은 조정을 받으며 조금씩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옥수수 및 소맥 가격은 가격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바닥에서 벗어나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대두 가격은 12월 초반의 고점에서 급격히 하락해 9월 초반 저점까지 급락한 이후 소폭 반등했다.

남미 대두 산지의 양호한 날씨에 따라 대두 가격이 곤두박질쳤으나, 다시 건조한 날씨가 예상되면서 작황 피해 우려로 대두 가격은 상승 탄력을 받았다. 기상 변화에 따라 대두 가격의 변동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대두와는 달리 남미 시장의 기상 변화가 옥수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축소됐다. 오히려 국제 유가와 달러 등 외부 시장의 변화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바이오에탄올용 옥수수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옥수수 가격은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북해 포티스 송유관 누유 문제로 인한 잠정 폐쇄에 이어 리비아 송유관 폭발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국제 유가의 급등을 촉발했다. 당분간 국제 유가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옥수수 가격 하락세는 다소 제한될 전망이다. 달러 가치 역시 최근 들어 조정을 받으며 약세를 보임에 따라 국제 시장에서 미국산 옥수수의 가격 경쟁력 확보로 인해 옥수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맥 역시 외부 시장의 영향으로 인해 상승 압박을 받았으나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 등 겨울밀 산지의 냉해 피해 우려에 있다. 겨울밀은 파종에 이어 발아가 완료된 후 휴면기에 들어가 한 겨울을 지내게 되는데 눈이 내리지 않는 지역에 한파가 들이닥치면 냉해 피해를 입게 된다. 특히 미국의 주요 겨울밀 산지인 중남부 대평원 일대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편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보온(일명 ‘스노우 커버링 Snow Covering’이라 함)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으며 유럽 또한 마찬가지 입장이다.

2017년 곡물 가격은 예년과 같이 ‘상고하저’ 패턴을 유지해 6~7월까지 최고점을 찍은 후 곡물 수확기에 이르러 급격히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곡물 생산국들의 대풍작에 따라 공급량이 크게 확대된 반면 수요량은 크게 늘어나지 않아 곡물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북반구를 중심으로 한 옥수수 및 대두의 수확은 완료되었으며 소비량과 교역량의 변화에 따라 곡물 가격의 변동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남미는 새로운 생산 시즌을 맞이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의 생산량 변화 또한 곡물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국제유가와 달러 등 외부 시장의 변화 역시 곡물 가격의 등락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몇 해 동안 곡물 가격은 하향 안정화되어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우리 곡물 가공 및 사료 기업들은 원자재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주요 생산국에서는 잦은 기상 이변과 생산 전망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언제든지 수급 불균형의 문제가 발생될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주간 세계 곡물 시장 브리핑’을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리며 2018년 ‘무술년’에는 보다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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