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년 초에 이어 연말까지 고병원성 AI 방역이 가장 두드러진 이슈로 부각됐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야생조류와 육용오리에서 고병원성 AI가 잇따라 발생,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대한한돈협회가 돼지 박피 중단으로 인한 양돈농가 피해 감소를 위해 탕박등급제 확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 앞에서 “도축·유통업계는 탕박등급제를 전면 실시하라”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본지가 선정한 ‘2017 축산분야 10대 뉴스’를 통해 한해를 뒤돌아 봤다.<편집자 주>

1. AI 산란계 초토화…계란 수입

 

올 초 발생한 AI는 계란시장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산란계농장의 피해가 컸다.

전체 산란종계의 37%, 산란실용계 21.4%가 살처분 된데다, 이동제한으로 계란 반출에 발목까지 잡혀 계란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계란 한판이 만원을 훌쩍 넘었고, 식당에선 계란말이 반찬이 사라졌다. 이에 정부는 생산자단체의 만류에도 불구 물가안정이란 명목 하에 계란수입을 강행했고, 결국 미국산 하얀 계란과 태국산 계란이 한국땅을 밟았다.

 

2. 살충제 계란 파문

 

유럽을 뒤흔든 살충제계란 파문이 국내에서도 재현돼 양계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문제의 살충제 성분이 국내 농가에서도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모든 산란계농장에 대한 전수검사에 들어갔고 결국 52개 농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살충제계란에 대한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계란소비가 반토막 났고 가격은 폭락했다. 이에 식약처는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난각 산란일자 표기’ 법제화를 강행, 식약처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3. 돼지 박피 도축 중단

 

돼지 박피 가격을 결정하던 6개 도매시장이 12월 11일부로 박피 도축을 중단했다. 양돈농가들은 일방적인 도매시장의 박피 중단에 반발하고 나섰다. 또 혼란 최소화를 위해 유예기간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존 박피 가격 정산 농가들은 육가공업체와 새로운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신경전을 벌여야 했다. 한돈협회는 한돈의 품질 향상을 위해 돼지 가격 정산 방식을 탕박지급률이 아닌 탕박등급제로 바꿔 전면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4. 제주 가축분뇨 불법 유출

 

일부 양돈장에서 가축분뇨를 장기간 불법 유출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제주도민들이 분개하고 나섰다. 지난 7월 12일 제주도의 한 채석장에서 가축분뇨가 용출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몇몇 양돈농가는 구속됐다. 축산농가들의 가축분뇨 불법 배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제주도 가축분뇨의 관리에 관한 조례 전부 개정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했다. 제주지역 양돈농가들은 2019년까지 총 10억 원의 환경보전기금을 조성·운영키로 했다.

 

5. 우유 소비 주춤에 농가 시름

 

낙농업계는 지속적인 원유 감축에도 불구하고 원유 소비가 주춤하면서 생산농가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각각 집유주체들이 감축의 고삐를 잡고 생산량 조절을 통한 수급 안정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정부가 정한 목표치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계획 생산되고 있지만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집유주체들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값 싼 외국산 원료들이 밀려들어오면서 앞으로의 시장 상황도 암울하다. 생산자 단체인 낙농육우협회는 주요 수출국들과의 불공정한 협상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6.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부정청탁금지법이 지난해 9월 시행된 후 한우 산업은 두 번의 힘겨운 명절을 보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시행령 개정에 큰 기대를 걸었던 한우업계는 청탁금지법에서 농축산물 제외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바람과는 달리 국민권익위원회 전원위원회는 청탁금지법 시행령에서 선물 가액을 농축산물 및 가공품에 한해 1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청탁금지법에 직격탄을 맞은 한우업계는 물품가액 조정만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들은 청탁금지법에서 농축산물이 제외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7. 하태식 한돈협회장 취임

 

대한한돈협회 제 19대 하태식 회장이 당선 후 11월 1일부터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국민과 함께 하는 한돈산업’이란 슬로건 아래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장 △국민을 위한 안전한 먹거리 생산 △국민과 함께 하는 지속 가능한 한돈산업이라는 3대 원칙을 수립했다. 한돈혁신센터 건립기금 3000만원 쾌척에 이어 한돈농가 고충상담 센터 운영, 미래전략·유통종돈·질병방역·환경개선 등 4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며 빠른 행보를 이어갔다.

 

8. 세계수의사대회 인천서 개최

 

‘2017 인천 세계수의사대회’가 8월 27일부터 31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세계적 화두인 ‘One Health, New Wave(원헬스와 새로운 물결)’를 대회 주제로 다뤘고, 전 세계 약 80개국에서 5000여 명의 인원이 참가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전 세계 유명 석학 95명이 255개 특강을 했다. 대회에서 가진 ‘VET VISION 2050 인천 선언’은 세계수의사대회의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가다.

 

9. 농축산부에 동물약품계 신설

 

정부 산하 동물약품 산업 육성 및 수출지원 조직이 신설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방역정책국이 설립되면서 산하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에 동물약품 산업을 전담하는 ‘동물약품계’가 신설됨으로서 정부의 동물약품 산업 육성 및 지원기능이 강화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도 수출주도형 동물약품 산업 육성대책 추진 등 정책여건 변화와 산업의 육성 인프라 확충을 위해 수출지원 전담 조직(수출지원팀)을 신설했다.

 

10. FMD 백신 수입처 확대

 

올해 아르헨티나산과 러시아산 FMD 백신이 공식 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메리알사 원료 FMD 백신만이 국내 시장에 공급됐지만 10월부터 긴급백신용으로 아르헨티나산과 러시아산 백신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긴급백신용으로 들어오던 아르헨티나산, 러시아산 백신은 올해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정식품목으로 허가를 받았다. 이들 백신은 각각 고항원량, O+A형 2가 백신이라는 차별화 무기를 꺼내들고 기존 시장을 거세게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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