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약품 수출국 다변화 필요동물약품 수출은 내수시장의 부진, 정체를 만회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이 같은 인식에 따라 동물약품 업계는 올 한해도 수출 확대를 위한 부단한 노력을 경주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동물약품 전체 수출액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 상위 20개 업체의 올해 3분기까지 동물약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20.9% 성장한 2021억원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원료가 1005억원(점유율 49.7%)으로 가장 많았고 화학제제 584억원(28.9%), 의료기기 244억원(12.1%), 생물학적제제 177억원(8.8%), 의약외품 7억원(0.3%), 주문용첨가제 4억원(0.2%) 순으로 나타났다.

3분기까지의 결과와 4분기 수출 추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올해 동물약품 전체 수출액은 전년대비 14% 가량 성장한 2억7000만불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당초 목표였던 전년대비 30% 성장은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 그 원인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가장 큰 요인으로 베트남으로의 수출물량 감소를 꼽았다.

베트남 동식물위생검역실(농업 및 농촌개발부 국제협력과 산하)에 따르면 중국은 FMD 및 돼지 청이병이 발생한 베트남의 돼지 수입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자국의 돼지고기 공급부족을 일부나마 개선하기 위해 국경에서의 소액무역만은 허용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중국이 올해 전반기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농축산물의 식품위생·안전관리에 나서면서 국경을 강화하고 돼지 및 돼지고기의 소액수입 루트를 차단했다.

이로 인해 베트남 돼지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던 중국 수출량이 국내 잉여량으로 전환되면서 베트남 현지 양돈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실제로 올해 1~4월 베트남의 대중국 돼지고기 수출량은 전년 동기의 10% 미만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베트남 현지 돼지가격이 폭락하면서 폐업 양돈농가가 급증했고 사료 및 동물약품은 ‘수요 절벽’에 봉착했다.

당시 현지 시장을 분석한 코트라 베트남 무역관은 “양돈업을 유지하는 농가도 심각한 적자상황이라 사료와 동물약품을 줄이고 있고, 베트남 정부 또한 양돈 농가의 생산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시장가격 관리에 돌입한 상황이라 동물약품의 대베트남 수출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 전망은 현실이 돼 국산 동물약품의 베트남 수출은 급감했고, 베트남에 주력했던 동물약품 업체들의 수출 매출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산 동물약품의 수출이 가장 많은 곳은 동남아 시장. 그 중 베트남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용의약품 수출 확대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수출업체 설문조사 결과 동물용의약품의 수출국은 동남아시아가 75%로 가장 높았고 중동이 33%로 뒤를 이었다.

수출업체 수와 품목, 금액이 매년 늘어났고, 수출 국가도 100여 개국에 달하지만 주로 동남아시아 및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집중돼 있는 것은 국내 동물약품 업계가 풀어야할 과제다.

동물약품 업계는 올해의 베트남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여러 품목을 한 국가에 수출하기보단 소수 품목을 여러 국가에 수출하는 수출국 다변화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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